1850년에 미국이 소설가 너새니얼 호든(Nathaniel Hawthorne:1804-1864)이 발표한 ‘큰 바위 얼굴’이라는 단편소설이 있다. 소설의 주인공 어네스트는 eanest(성실함)라는 이름에 맞게 자신이 생각하는 큰 바위 얼굴을 가진 사람을 기다리면서 자신을 그렇게 만들어갔다. 그리고 사람들은 결국 큰 바위 얼굴의 주인공이 바로 어네스트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네스트의 삶의 모델은 눈에 보이는 큰 바위 얼굴이었고, 그 큰 바위 얼굴에 대한 전설이었다. 어네스트는 큰 바위얼굴을 자신의 모델로 삼았지만, 1850년대 사람들이 생각하는 삶의 모델과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삶의 모델은 조금 그 뉴앙스가 다르다. 현대인들은 나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무엇인가를 모델로 삼는다. 즉, 현대는 과거의 획일된 가치체계 안에서 만들어지는 모델들, 주로 애국이나 살신성인으로 나라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고통당하는 이웃을 돕는 사람들도 삶의 모델이 되기는 하지만, 현대인들은 다양한 삶의 가치로 인해 과거와는 달리 어떤 특정한 기능이 모델이 되기도 한다. 게임을 잘하는 사람이 모델이 되기도 하고, 춤을 잘 추는 사람이 모델이 되기도 한다. 악기를 잘 다루거나 노래를 잘하는 것도 좋은 모델이 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삶 전체를 아우르는 삶의 지표로서의 모델이 아니라, 삶의 한 면에서 닮고 싶은 것들에 대한 모델링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인들이 누구를 닮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어떤 특정한 삶의 영역에서 해당하는 말이다. 즉, 어떤 분야 혹은 닮고 싶은 면에서는 자신의 모델이지만, 그 외 다른 영역에서는 모델이 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대인들에게는 기능적인 모델링 혹은 롤모델(role model)은 가능해도 삶의 모든 것이 닮기를 바라는 존재론적 모델링의 대상은 별로 없다. 어떤 면에서는 큰 바위 얼굴같이 전설을 바탕으로 삶 모든 것을 닮아가고 싶은 대상이 현대인들에게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예수님을 삶의 모델로 삼으려 한다. 예수님을 믿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된 자들이 예수님을 삶의 모델로 삼고, 예수님처럼 이 땅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예수님의 ‘어떤 면’을 닮고 싶은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살기를 원한다. 바울은 예수님을 만난 후부터 예수님을 본받기를 소망한 사람이다. 그래서 예수님을 본받음으로, 즉 예수님을 삶의 모델로 삼아 예수님을 따라 살아감으로 바울은 자신을 통해 예수님의 삶이 드러나기를 소망했고, 그렇기 때문에 데살로니가 교회를 향해서는 담대하게 ‘어떻게 우리를 본받아야 할지를 너희가 스스로 아나니 우리가 너희 가운데서 무질서하게 행하지 아니하며 / 누구에게서든지 음식을 값없이 먹지 않고 오직 수고하고 애써 주야로 일함은 너희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지 아니하려 함이니 / 우리에게 권리가 없는 것이 아니요 오직 스스로 너희에게 본을 보여 우리를 본받게 하려 함이니라(데살로니가후서3:7-9)’라고 말했다. 바울은 자신이 데살로니가에서 보여준 삶의 모습을 간단히 요약함으로 데살로니가 교회를 향해 그리고 현대를 사는 우리를 향해, ‘내가 예수님을 닮은 것 같이 예수님이 전인격적인 삶의 모델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그것이 안 된다면 나의 삶을 롤 모델로 하여 예수님을 닮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권면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울은 고린도 교회를 향해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린도전서11:1)’라고 말한다.
어네스트가 큰 바위 얼굴을 닮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큰 바위얼굴에 대한 전설을 믿으면서 매일같이 큰 바위얼굴을 바라보면서 전설의 내용을 묵상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닮는다는 것은 이렇게 닮기원하는 사람의 말과 그 사람을 계속 묵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배우고, 그리고 예수님을 끊임없이 찾는다면, 우리는 예수님을 닮아갈 수 있다. 즉, 우리도 예수님을 닮아갈 수 있다는 말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예수님을 닮은 자로 살 수 있도록 성령 하나님으로 우리와 동행하심을 약속하셨다. 성령 하나님을 의지하고,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할 때 우리는 예수님을 닮은 자가 된다는 것이다. 하나님과 함께하심을 삶에서 누리면서 예수님을 닮은 작은 예수가 되자.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