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10장에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가시기 위한 군호를 위해 은 나팔을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은 나탈을 어떻게 부는가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들은 앞으로 나가기도 하고, 진을 치기도 하고, 때로 전쟁에 나가 싸우기도 하는 여러 가지의 경우에 맞는 나팔을 부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 나팔은 제사장만이 불 수 있기 때문에 제사장은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하시는 구름기둥 불기둥의 모습을 세심하게 살펴야 하고, 불기둥이나 구름기둥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제사장들은 아주 면밀하게 구름이나 불기둥의 모습을 살펴야 한다. 시간이 흘러 하나님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고 또 솔로몬 시대에 하나님의 성막이 성전으로 대치되면서 제사장들의 역할은 구름의 모습이나 불기둥의 모습을 관찰하고 이동과 전쟁 혹은 제사를 준비하고 진행하기 위해 나팔을 부는 역할이 없어지고 제의적인 역할만이 남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선지자를 만드셨다. 하나님은 선지자들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선언하고 그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 수 있게 하나님의 뜻을 증거하게 하신다. 따라서 선지자들은 과거 광야시대의 제사장들이 구름과 불기둥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고 나팔을 불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뜻을 알렸던 역할을 감당했다.

  제사장들이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관찰하여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나팔을 불었다면, 선지자들은 시대와 역사를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뜻을 찾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 우리는 이사야나 아모스같이 문서로 남아있는 선지자들의 글들만을 ‘선지서’로 분류하지만, 우리와 달리 유대인들은 구약 성경을 오경, 예언서 그리고 성문서로 나누면서 예언서에 우리가 역사서로 분류하는 여호수아부터 열왕기하까지를 포함시키면서 ‘전기 예언서’라고 부른다. 이런 유대인들의 분류는 ‘예언’이라는 말이 단순히 앞의 일을 예측해서 말한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하심을 밝히 드러내는 일이고,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일이라는 의미임을 알게 해준다. 그리고 우리는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일하신 삶의 현장, 즉, 역사를 통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셨고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을 믿고 섬겨야 하는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바울은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에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 / 다 같은 신령한 음식을 먹으며 / 다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으니 이는 그들을 따르는 신령한 반석으로부터 마셨으매 그 반석은 곧 그리스도시라 / 그러나 그들의 다수를 하나님이 기뻐하지 아니하셨으므로 그들이 광야에서 멸망을 받았느니라 / 이러한 일은 우리의 본보기가 되어 우리로 하여금 그들이 악을 즐겨 한 것 같이 즐겨 하는 자가 되지 않게 하려 함(고전10:6-11)’이었다고 말함으로 역사를 이해하는 원리를 이야기해준다.

역사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이해하게 하는 장(場)일뿐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게 만드는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역사 속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일하심과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을 보면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나’에게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좋은 본보기를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는 교회나 목회자들은 ‘하나님의 뜻’에 대해 오해할 때가 많다. 이번 총리 후보자 역시 역사에 드러난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한 몰이해로 인해 하나님의 뜻을 오해한 사람이다. 그리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오해를 말하고 다니는 것이 현실이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의 시대와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교회는 우리 시대와 역사 안에서 올바른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기 위해 광야의 제사장들처럼 혹은 선지자들처럼 이 시대에 서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오성환 목사(신학포럼 빛 원장, 이야기가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