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람성경] 사도행전 23 장. 바울 예루살렘에서 가이샤라의 벨릭스에게로 이송됨

[행 23:1-3절] 바울이 공회를 주목하여 가로되 여러분 형제들아, 오늘날까지 내가 범사에 양심을 따라 하나님을 섬겼노라 하거늘 대제사장 아나니아가 바울 곁에 섰는 사람들에게 그 입을 치라 명하니 바울이 가로되 회칠한 담이여, 하나님이 너를 치시리로다. 네가 나를 율법대로 판단한다고 앉아서 율법을 어기고 나를 치라 하느냐 하니.

사도 바울은 유대인 공회 앞에서 “오늘날까지 내가 범사에 양심을 따라 하나님을 섬겼다”고 말했다. 바울은 개종 전에도 양심을 따라서 자기가 섬기는 하나님이 조상들의 하나님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의 주님의 음성을 듣고 대전환을 가져왔다. 바울이 섬기는 신이 바울의 조상들이 섬겼던 신이라면 대제사장은 성전에서 헛된 신에게 제사하는 것이 된다.

사도 바울의 증언을 들은 산헤드린 공회 의장인 대제사장 아나니아는 바울 곁에 섰는 사람들에게 “그 입을 치라”고 명했다. 그러자 바울은 그에게 “회칠한 담이여, 하나님이 너를 치시리로다”고 지적했다. 심문 과정에서 폭력을 행하는 것은 불법이며, 공의로운 재판정에서 불법을 명령하였기 때문에 바울이 지적한 것이다.

[4-5절] 곁에 선 사람들이 말하되 하나님의 대제사장을 네가 욕하느냐? 바울이 가로되 형제들아, 나는 그가 대제사장인줄 알지 못하였노라. 기록하였으되 너의 백성의 관원을 비방치 말라 하였느니라 하더라

그런데 옆에 선 사람들이 대제사장을 모욕한다고 바울을 비난했다. 바울은 즉각 자기가 인식하지 못한 것을 인정하면서, ‘너의 백성의 관원을 비방치 말라’는 법을 제시하였다. 바울은 불법을 집행하는 대제사장에 대해서 직위를 인정하였다. 백성이 관원을 대하는 자세는 절제되어야 한다. 악법도 법이라는 것을 바울이 준행하고 있다. 악법을 인내함으로 선한 법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혁명으로 더 좋은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 아니다. 소실하는 에너지로 전진하기 때문에, 전진에 더 작은 에너지가 형성된다. 소실하여 더 좋은 전진이 될 수 있는 방편은 인내와 온유이다. 교회는 300년 동안 인내와 온유 그리고 복음전도로 로마의 종교를 기독교로 전환시켰다.

[6-8절] 바울이 그 한 부분은 사두개인이요 한 부분은 바리새인인 줄 알고 공회에서 외쳐 가로되 여러분 형제들아, 나는 바리새인이요 또 바리새인의 아들이라. 죽은 자의 소망 곧 부활을 인하여 내가 심문을 받노라. 그 말을 한즉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사이에 다툼이 생겨 무리가 나누이니 이는 사두개인은 부활도 없고 천사도 없고 영도 없다 하고 바리새인은 다 있다 함이라.

바울의 이간계(離間計), 이간계는 거짓말, 악의적인 말로 분리시킨다고 하는데, 진리를 말해도 분리는 작동된다. 예수께서 오신 목적은 세상에 화평을 주로 오신 것이 아니다(마 10:34-42). 바울은 적극적인 활동으로 정론으로 이간계를 진행하였다. 바리새파는 신앙사상에 있어서 보수적인 입장을 가졌고, 사두개파는 자유적인 입장을 가졌다(김효성). 사두개파는 모세오경을 문자적으로 붙잡고, 죽은 자의 부활, 천사, 영도 다 부정하였다. 그런나 바리새파는 율법 해석을 추구하면서 사두개인이 앞에서 부인한 내용을 다 인정하였다. 그런데 바리새인은 부활을 믿었는데, 즉각 부활이 아닌 종말 부활을 믿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죽으신 후 3일에 부활하셨다. 그런데 바울은 부활, 천사, 영 개념으로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을 분리시켰고 성공하였다. 그런데 예수님을 죽이는데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그리고 헤롯당, 열심당, 로마 총독까지 결탁하였는데 침묵하여 죽으셨다. 예수께서 한 변론만 하였으면 그 결탁을 깨졌을 것이다. 그러나 어린양으로 십자가로 가는 것을 거부하지 않으셨다. 바울의 말로 인해,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 사이에 다툼이 생겨 무리가 나뉘었다.

[9-10절] 크게 훤화[시끄러움]가 일어날새 바리새인 편에서 몇 서기관이 일어나 다투어 가로되 우리가 이 사람을 보매 악한 것이 없도다. 혹 영이나 혹 천사가 저더러 말하였으면 어찌 하겠느뇨[하나님과 다투지 말자](전통사본)67) 하여 큰 분쟁이 생기니 천부장이 바울이 저희에게 찢겨질까 하여 군사를 명하여 내려가 무리 가운데서 빼앗아 가지고 영문으로 들어가라 하니라.

바울의 말에 바리새인들이 소동에서 빠져 버렸다. 바리새인들의 판단은 가말리엘의 판단과 유사하였다(행 5장). 불가지론은 겸손이 아니라 무지를 지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부정신학(否定 神學, via negativa, negative theologie)의 기초는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無知의 知)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사두개인의 주도로 큰 분쟁이 유지되었다.

천부장이 군사들에게 무리 가운데서 바울을 빼앗아 가지고 영문(營門)으로 들어가도록 명령하였다. 예수님을 죽인 로마 군사가 예수님의 제자 바울을 보호하는 한 수단이 되었다.

[11절] 그 날 밤에 주께서 바울 곁에 서서 이르시되 [바울아](전통본문)68) 담대하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거한 것같이 로마에서도 증거하여야 하리라 하시니라.

이 말씀은 바울의 심리 상태를 묘사해 준다. 소요와 위협을 로마 군사의 개입으로 모면하고 심신으로 피곤한, 그 날 밤에 주께서 바울 곁에 서서 격려하셨다(11절). 주께서 바울에게 ‘담대하라’고 격려하셨는데, 그 이유는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거한 것처럼(행 1:8), 로마에서도 증거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바울은 이전부터 로마 방문을 사모하였고 심지어 서바나(스페인)까지 가서 전도하기를 소원하였었다(행 19:21; 롬 15:23). 그 로마로 가는 방법은 상상하기 어려운 방법이었다. 죄인의 몸으로 가는 것이지만, 각종 로마 군인들에게 주 예수를 증거하게 되었다. 그리고 로마 군인의 호위(진짜는 호송)를 받으며 로마에 들어갔다.

[12-15절] 날이 새매 유대인들이 당을 지어 맹세하되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아니하고 마시지도 아니하겠다 하고 이같이 동맹한 자가 40여명이더라.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가서 말하되 우리가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기로 굳게 맹세하였으니 이제 너희는 그의 사실을 더 자세히 알아볼 양으로 공회와 함께 천부장에게 청하여 바울을 너희에게로 데리고 내려오게 하라. 우리는 그가 가까이 오기 전에 죽이기로 준비하였노라 하더니.

유대인들은 바울에 대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바울을 죽이기로 결심한 사람, 바울을 죽이지 못하면 자기들이 죽겠다고 결심한 사람이 40명이 되었다(12절). 40여명과 대제사장이 바울을 죽일 계략을 짰다(15절). 악인의 악한 모의가 성공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은 주의 인도하심 안에 있다. 바울은 로마에 가야하기 때문에, 예루살렘이나 가이샤라나 가는 도중에 죽지 않는다.

[16-24절] 바울의 생질[누이의 아들]이 그들이 매복하여 있다 함을 듣고 와서 영문에 들어가 바울에게 고한지라. 바울이 한 백부장을 청하여 가로되 이 청년을 천부장에게로 인도하라. 그에게 무슨 할 말이 있다 하니 천부장에게로 데리고 가서 가로되 죄수 바울이 나를 불러 이 청년이 당신께 할 말이 있다 하여 데리고 가기를 청하더이다 하매 천부장이 그 손을 잡고 물러가서 종용히 묻되 내게 할 말이 무엇이냐? 대답하되 유대인들이 공모(共謀)하기를 저희들이 바울에 대하여 더 자세한 것을 묻기 위함이라 하고 내일 그를 데리고 공회로 내려오기를 당신께 청하자 하였으니 당신은 저희 청함을 좇지 마옵소서. 저희 중에서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기로 맹세한 자 40여명이 그를 죽이려고 숨어서 지금 다 준비하고 당신의 허락만 기다리나이다 하매 이에 천부장이 청년을 보내며 경계하되 이 일을 내게 고하였다고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고 백부장 둘을 불러 이르되 밤 제3시[오후 9시]에 가이사랴까지 갈 보병 200명과 마병 70명과 창군 200명을 준비하라 하고 또 바울을 태워 총독 벨릭스에게로 무사히 보내기 위하여 짐승을 준비하라 명하며.

하나님께서는 바울을 그 위험에서 건지시기 위해 그의 누이의 아들(생질(甥姪))을 사용하셨다. 바울의 누이의 아들이 그 일을 알게 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생질이 그 계략을 들어버렸는데, 생질도 대제사장과 가까운 사람이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생질이 그 계략을 바울에게 전달해 주었다.

바울은 백부장을 불러서 생질을 천부장에게로 인도하였다. 생질은 자기가 들은 유대인의 모의 내용을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천부장은 전략가답게 정보 입수를 감추었고, 유대인의 동태를 예의주시하였다.

유대인들은 바울을 죽이려고 40여명으로 결사대를 만들었으나, 하나님께서는 자기 종의 안전한 피신을 위해 천부장의 빠른 조치와 470명의 정예 병사들을 준비하셨다. 천부장은 오후 9시에 민첩한 조치와 강력한 무장으로 바울을 예루살렘에서 가이샤라로 이송 조치하였다.

[25-30절] 또 이 아래와 같이 편지하니 일렀으되 글라우디오 루시아는 총독 벨릭스 각하에게 문안하노이다. 이 사람이 유대인들에게 잡혀 죽게 된 것을 내가 로마 사람인 줄 들어 알고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구원하여다가 유대인들이 무슨 일로 그를 송사하는지 알고자 하여 저희 공회로 데리고 내려갔더니 송사하는 것이 저희 율법 문제에 관한 것뿐이요 한가지도 죽이거나 결박할 사건이 없음을 발견하였나이다. 그러나 이 사람을 해하려는 [유대인들의](전통본문)69) 간계가 있다고 누가 내게 알게 하기로 곧 당신께로 보내며 또 송사하는 사람들도 당신 앞에서 그를 대하여 말하라 하였나이다 하였더라. [안녕히 계시옵소서](전통본문).70)

천부장은 총독 벨릭스에게 문안하며 바울에 대한 송사 사건과 그를 죽이려는 유대인들의 간계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누가는 천부장 글라우디오 루시아의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였다. 그것은 바울의 송사 건을 총독 벨릭스로 이관 조치시킨 것이다.

[31-35절] 보병이 명(命)을 받은 대로 밤에 바울을 데리고 안디바드리에 이르러 이튿날 마병으로 바울을 호송하게 하고 영문으로 돌아가니라. 저희가 가이사랴에 들어가서 편지를 총독에게 드리고 바울을 그 앞에 세우니 총독이 읽고 바울더러 어느 영지 사람이냐 물어 길리기아 사람인 줄 알고 가로되 너를 송사하는 사람들이 오거든 네 말을 들으리라 하고 헤롯 궁에 그를 지키라 명하니라

바울은 로마 보병의 호위를 받으며 밤에 이동하여 안디바드리(Antipatris)로 도착하였고, 다음날 마병으로 호송하여 총독이 있었던 가이사랴에 도착하였다. 예루살렘에서 가이샤라까지는 약 100Km이고, 안디바드리는 60Km 지점에 있다. 예루살렘에서 안디바드리까지는 마차가 다니기에 적당하지 않은 도로 사정으로 볼 수 있고, 마차가 다니는 도로가 나오자 호송 형태를 바꾸어 신속하게 이동시켰다고 볼 수 있다.

가이샤라에 도착한 바울은 총독 앞에 섰고, 총독은 루시오의 보고서를 읽고 간단하게 바울의 인적 사항을 파악하고 송사하는 사람과 대면할 수 있도록 헤롯 궁에 임시 구류(拘留)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