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예배 찬양이 뜨거웠다. <이런 교회 되게 하소서>를 은혜롭게 불렀다. “진정한 예배가 숨 쉬는 교회 주님이 주인 되시는 교회/ 믿음의 기도가 쌓이는 교회 최고의 찬양을 드리는 교회/ 말씀이 살아 움직이는 교회 성도의 사랑이 넘치는 교회/ 섬김과 헌신이 기쁨이 되어 열매 맺는 아름다운 교회/ 주님의 마음 닮아서 이웃을 사랑하는 교회/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빛 되신 주님 전하는 교회/ 사랑의 불꽃이 활짝 피어나 날마다 사랑에 빠지는 교회/ 주께서 사랑하는 우리 교회가 이런 교회 되게 하소서”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교통하므로 건강한 교회를 꿈꾸며 드린 합심 기도는 힘이 넘쳤다. 구역별 모임도 정한 시간을 넘겼다. 예배 마치고 사택으로 올라갔다. 가랑비가 내려 마당 화분을 손질할 기회였다. 잡초를 뽑았다. 감나무와 산수유는 고무 통으로 옮겼다. 노란 꽃망울이 맺힌 화초는 화분을 갈았다. 선인장 옆 키다리 야생 백합은 낮은 화분에 심었다. 장갑 끼고 다뤘다. 하지만 선인장 가시에 찔려 손이 머들 거렸다. 천사의 나팔을 꽃삽으로 뜨면서 뿌리가 상하였다. 강한 볕에 조석으로 물을 주고 살폈지만 뿌리 내리는데 좀 더뎠다. 감성이 논바닥처럼 갈라지는 때 화초에 눈길을 주며 소통함이 필요했다.

매월 마지막 주일을 보내면 서당골 생명샘 복사와 발송 작업을 한다. 일손을 돕는 분이 두 주일 안 보여 문자를 보냈다. <AA님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르네요. 내일 생명샘 작업하는 날입니다. 도움이 절실합니다. 협조 기다리고 싶네요.> 답이 없다. 하지만 김 집사님 수고로 당일에 보냈다. 새벽에 머리가 어지럽다하신 박 집사님이 병원 진료 후 연락이 왔다. 기력이 약해 좋은 음식을 원하셨다. 아내와 함께 저녁 자리로 나갔다. 만남과 대화, 격려와 위로가 세우는 힘이라 새벽 기도를 이어 가셨다. 또 교회 못 나오신 분의 직장으로 심방을 갔다. 사무실 앞에서 만났다. 그늘에서 어려움을 들어 주기만 해도 좋아 하셨다. 나오는 길에 한 형제를 만나고 싶었다. <BB야 덥지. 지금 어디 있어. 조금 있다가 한번 찾아보고 싶어서다. 문자 주렴.> 전화를 눌러도 받지 않았다. 어려운 모양이다. <CC야 학원 마쳤으면 교회 오렴. 기다린다.> <DD 교회 보내 주세요. 성경으로 잘 가르쳐 훌륭하게 성장 시키고 싶네요.> <DD야 오늘 교회 오렴. 기다리고 있다. 꼭 오라. 엄마에게 문자했다.> 하나 같이 아직 응답 없다. 소통이 안 되면 발 뻗고 잠자기 부담스럽다.

국민연금 추납 보험료 문제를 상담하고 들어오는 길, 경찰관의 전화였다. 오전에 교회 부근 ‘차량에서 도난 사고가 발생했다’며 교회 차 블랙박스를 요구하였다. 4시간 분량을 복사 허락하고 비밀 지켜 주길 바랐다. 이어 신학대생 조카를 둔 분이 지인 소개로 찾아 왔다. 학점 때문에 교회 활동 보고서 날인을 원했다. 음악 전공자로 기숙사 생활에 등록하고 다닌 교회가 없는 모양이다. 앞으로 잘 할 것을 다짐받고 보냈다.

연합 금요 기도회에 갔다. 두 교회에서 참여하는 수는 적다. 모인 자들의 마음은 주님 오실 때까지다. 한 달, 한 번의 만남은 기다림이다. 가족 같은 분위기는 기쁨이다.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 시간이요, 통성기도가 회복되는 자리다. 루터에 대해 사람들은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하나님께 구하는 사람이 저기 간다’ 라고 외쳤다. 철야 기도회로 모인 자들의 바라는 마음이다. 기도회의 지속함이 능력임을 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거룩한 통로가 되도록 더 부르짖고 있다. 기정 떡과 수박으로 섬겨 주셨다. 함께 나눔은 즐거웠다. 하지만 ‘네 입을 넓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시81:10)는 말씀의 은혜를 받고 깨달음을 나누는 영적 교제가 더 좋았다. 말씀과의 친밀함 속에서 위로와 격려와 힘을 얻었다. 다년 간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진정한 소통은 영적 나눔이었다. 사실 교회에서 소통이 잘 되면 나가라 해도 안 나간다. 그러나 소통이 안 되면 나가지 말라 해도 나간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람을 알고, 세워주고, 행복하게 하는 방법으로 소통해야 하리라. 연합 철야를 마치고 돌아왔다. 아내가 오디를 내 밀었다. ‘제 철에 나는 과일을 섭취해야 몸에 좋다’고 했다. 달달한 맛에 입술이 까맣도록 막내랑 집어 먹었다. 다음날 오전, 구역에서 교회 청소를 하였다. 밤새 일하고 온 집사님이라 계단과 쓰레기 분리수거를 도왔다. 교회차를 닦았다. 더위에 땀을 흘렀지만 마음까지 깨끗해 졌다. 네 사람이 팥죽집으로 이동하여 앉았다. 소통의 장소였다. 외로운 목회자를 소통의 장으로 초대함이 감사했다.

인간은 오해가 생기면 소통이 어렵다. 또 소통의 문제에서 거짓말하지 않음은 정말 중요하다. 원활한 소통은 건강한 교회의 에너지다. 2만개의 부속으로 이루어진 자동차가 잘 굴러감은 윤활유 덕분이다. 성령의 교통하심에 대한 믿음으로 하나 되어 누구든지 주님만 바라게 하고 싶다. 왜냐하면 소통의 성취는 섬기는 공동체를 위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상래 목사(광주신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