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닥사스다 왕이 수심이 가득한 느헤미야에게 이유를 물은 후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던 그 순간 느헤미야는 ‘곧 하늘의 하나님께 묵도하고’ 왕에게 대답을 했습니다(느 2:4). 다윗은 아들 압살롬의 반란으로 도주하는 길에 자신의 책사였던 아히도벨이 압살롬의 반역에 가담했다는 소식을 듣자 그 순간 “여호와여 원하옵건대 아히도벨의 모략을 어리석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삼하 15:31). 이 두 사람이 그 순간 드린 기도는 아주 짧은 기도였습니다. 하지만 간절하고 깊은 기도였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주님께서도 이 땅에 계실 때 그렇게 하셨습니다. “새벽 아직도 밝기 전에 예수께서 일어나 나가 한적한 곳으로 가사 거기서 기도하시더니(막 1:35)”라고 기록되었고, ‘습관을 좇아’ 감람산에 올라 기도하셨다고 했습니다(눅 22:39). 느헤미야나 다윗뿐 아니라 성경과 역사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모두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했던 기도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기도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여러분에게 말씀 드리려는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일명, ‘순간 기도’입니다.

저는 ‘순간 기도’라는 말을 읽거나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순간 기도’는 처음에 인용한 두 구절의 공통점을 생각하면서 제가 붙인 이름입니다. 하루에도 많은 이메일을 받아봅니다. 그 중에는 마음으로 읽고 가슴으로 답을 주어야 하는 일들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또 전화로, 카카오톡으로 사람들을 만납니다. Facebook이나 Twitter와 같은 소셜네트웍서비스(SNS)로 적지 않은 친구들의 소식을 수시로 접하는 세상입니다. 이 중에는 간절한 기도를 필요로 하는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메일을 회신하고, 전화 통화를 하고, 카카오톡으로 문자를 보내고, SNS로 사람들의 소식을 주고 받는 이 모든 순간들이 기도의 시간이 될 수는 없을까요? 그런 생각을, 아니 그런 시도를 해보셨나요? 앞에서 느헤미야와 다윗이 했던 것이 바로 그런 기도가 아니었을까요? 심지어 우리는 뉴스를 접하면서도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저는 ‘순간 기도’라고 부릅니다. 이런 기도는 분명히 필요합니다. 이메일을 읽고 쓸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위해서 간절히 하나님의 은혜를 구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과 같은 문자나 SNS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만나고 접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사람을 대하는 사랑의 방식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모든 순간에 하나님을 향하여 살아 있어야 하고 그럴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때를 사는 사람들입니다. 한 달에 많아야 한 두 번 왕래가 가능했던 편지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오가는 이메일로 바뀐 지 오래고, 이메일은 다시 카카오톡이나 텍스트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에 각종 SNS가 더해졌습니다. 이 모든 현상은 우리 영혼에 적색 경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위험은 가벼움과 무의미성입니다. 글이나 사진 하나 하나가 가벼움 일색이 되는 위험입니다. 하루에도 자판을 수없이 두드리지만 모두가 무의미한 것 투성이가 되는 위험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가 아니라 그저 손가락 끝에서 나오는 위험입니다. 이메일, 카카오톡, Facebook 그리고 Twitter에서도 하나님을 섬기십시오. 그 모든 순간이 여러분의 성소가 되게 하십시오.

김형익 목사(죠이선교 교회) http://www.joymissionchurch.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