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문화에서 민족의 의식 구조를 엿볼 수 있다. 한국은 한국만의 독특한 음식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비빔밥은 한국인의 의식 구조를 잘 드러낸다. 비빔밥의 조리는 먼저 싱싱하지 않는 재료가 들어간다는 것이고, 모든 재료가 섞인 다는 것이고, 한 큰 그릇에서 여러이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통합적이고 공동체적인 문화 양태를 모두 갖고 있는 음식 문화이다. 옛날의 비빔밥은 한꺼번에 썩어서 한 그릇에 함께 숟가락으로 먹었다.

이러한 통합적이고 복합적인 의식 구조는 분석이고 단순한 결론을 얻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에 적당한 언어가 발생한다. 그러한 언어의 대표적인 것은 전라도에서는 "거시기", 경상도에서는 "우리가 남이가?", 중부지방에서는 "~대충~" 으로 애매한 상황을 피한다.

이러한 통합 의식 구조의 단점은 전형적으로 감정적이고 순간적인 대응에는 유용하지만, 체계적이고 미래건설적인 대응에는 심각한 한계가 있다. 이것은 본래적인 우리 민족의 의식 구조는 아니다. 조선의 조선실록은 세계역사에 유래없는 기록자산이다. 그리고 왕도 사관에 대해서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여 객관적인 역사기록을 보장했다. 그러나 붕당정치의 폐해인 기득권층이 형성되면서 사회적 박탈감은 점차 좋은 민족의식을 방기했다고 본다. 그래서 거시기, 우리가 남이가?, 대충이라는 좋은 언어를 자기의 위기를 넘기는 대체 언어로 사용했다.

모든 국가가 역사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역사 자료가 소멸, 탈취된 국가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 한국인의 자부심은 강하다. 그런데 정작 이민에 대한 열망도 강하다. 이러한 맞지 않은 의식 구조의 형성은 수백년 동안 형성된 기득권에 대한 부작용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부자나 정치권에 대한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

통합적 사고의 단점은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분명히 잘못된 것을 알지만, 어느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를 분석하지 못하기 때문에 해결 방안을 세우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시끄러운지 모른다. 통합적 사고가 매우 공동체적이고 열정적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부분이 많이 있지만, 분석이 없어 흐름에 쉽게 무너저 자기 의식을 펼칠 수 없게 된다.

한국인은 민족 자긍심이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가장 높은 나라는 '일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높은 자긍심을 현실에서도 실천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한국은 높은 자긍심에 걸맞은 정치, 사회의 결실체들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무너져 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갖는 민족 의식의 형성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가? 왜 한국인은 민족적 자긍심을 갖게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