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바빙크는 칸트(Immanuel Kant, 1724-1804) 이후에 계몽철학에 점령당한 기독교를 제시했다. 종교개혁 후기 신성로마제국은 나폴레옹(Napoléon Bonaparte, 1769-1821)에 의해서 독일로 구성되었고, 네덜란드 등은 유럽 정신으로 편재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유럽 정신을 카알(샬르마뉴)의 정신(A dream of Charles)이라고 평가한다. 섬나라는 1707년에 UK(United Kingdom)를 이루었다. 잉글랜드가 세계의 주축이 된 것은 1588년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퇴시킬 때부터다. 헨리 8세(Henry Ⅷ, 1509-1547)가 값싼 대포(주철 대포)로 효율적으로 군비를 운용한 체계를 이루었다고 한다.
슐라이어마허(Friedrich. Schleiermacher, 1768-1834)는 교의학을 다른 토대 위에 세우려고 했다. 옛 합리주의와 다른 점은 지식이 아닌 “특정한 감정(절대의존감정, Feeling of Absolute Dependence)”으로 세우려 한 것이다. 슐라이어마허의 추종자들은 교의학에 앞선 원리를 전개했는데, 기독교 외부의 일반 종교에서 확립하려고 했다(297쪽). 자유주의 학자들이 슐라이어마허를 동의하지 않았지만 슐라이어마허의 원리를 따랐기 때문에, 슐라이어마허가 자유주의의 교부라고 불릴 만 하다. 이러한 원리의 근본 주창자는 라이마루스(Hermann Reimarus, 1694-1768)인데, 그는 만들어진 예수(fabricated Jesus)를 제거하기 위해서 역사적 예수 탐구를 제언했는데, 범위를 복음서 밖에서 해야 진짜 예수(real Jesus)를 찾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슐라이어마허의 방법은 리츌, 프랑크에서 정당하게 판단되었다. 그래서 자유주의는 합리주의 종교, 자연신학, 자연종교인데 “특별계시를 부정한 성경의 빛”으로 탐구하려는 것이 공통점이다(298쪽). 그들은 교의학의 토대를 자연에 두었다. 바빙크는 하나님의 계시, 성경으로 하나님을 아는 지식(scientia de Deo)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직 물과 성령의 거듭난 자가 하는 신학을 주장했다(298쪽). 바빙크는 교의학을 구축한 체계의 독창성이 아무리 탁월해도 특별 계시를 부정하는 체계는 사상누각이라고 결론했다(299쪽).
[62] 바빙크는 “원리”에 대한 체계는 픞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생략할 수 없음을 긴 내용을 제시했다(299-301쪽). 그러나 인간의 원리는 어느 수준까지 한계를 가진 본질적인 기초 원리일 뿐이다(고전 2:11, 301쪽).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그리고 하나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301쪽). 이것이 신학의 공리(axiomia)이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저자인 하나님이 아니면 알릴 수 없다. 인간은 인간 자신에 관한 지식에서도 어느 수준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기초 원리이다. 인간은 언어와 행위의 존재이고, 자기 안에 있는 의식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인간은 많지 않다. 자기 의사 표현과 자신이 일치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나온 하나님의 지식은 일치를 이룬다. 창조주와 피조물의 무한한 질적 차이로,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를 파악할 수 없다(finitum non possit capere infinitum). 그런데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을 알 수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께서 하락하셨기 때문이다(finitum possit capere infinitum). 바빙크는 하나님의 자기 지식을 원형신학(theologia archetypa)으로,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모형신학(theologia ectypa)으로 제시했다. 모형 신학은 하나님 안에(in se) 있는 지식이 하나님의 기뻐하심을 따라서 합리적인 피조물 안에서(in creaturis rationalibus) 계시한 지식(revelatio ipsius Dei)이다. 그 계시된 하나님의 지식(notitia vera Dei)은 비록 부분이지만 절대적인 참 지식(vera Dei cognitio)이다(참고 Inst., I,6,3).
[63] 바빙크는 신학에서 본질적 기초원리와 인식의 기초원리를 구별했다. 신학이 존재하는 것은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이고, 창조주께서 피조물을 창조하시고 자기 지식을 계시하심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즉 인간이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님의 자기 계시이다. 그런데 예수는 자신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규정하셨다(ex ore ipsius Christi, 요 14:6). 그런데 바빙크는 하나님의 자기 계시가 성경과 교회에 기록되어 있고 제시했는데(302쪽), 명확한 표현으로 볼 수 없다. 하나님의 자기 계시는 오직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바빙크는 성경을 기껏해야 신학의 도구적 유효 원인(causa efficiens instrumentalis)으로 평가했다(302쪽). 바빙크는 외적 말씀과 내적 말씀, 계시와 조명(revelatio et illuminatio)을 제시했다(303쪽). 바빙크는 성경을 도구적으로 평가했는데, 타당하지만(303쪽), 성경 자체가 도구적이 될 수는 없다. 또한 성경 해석과 분리된 성령의 역사도 타당하지 않다. 바빙크가 명료하게 세우지 않는 인식 구도에서 다양한 이설이 침투할 가능성이 있다.
바빙크는 신학 인식 원리를 첫째 본질적 기초 원리 하나님, 외적 인식의 기초 원리, 즉 하나님의 자기 계시, 성경 기록의 도구적이고 임식적인 성격, 셋째 내적 인식의 기초 원리, 성령을 통해 인간에게 조명되는 구도를 제시했다(303쪽). 바빙크는 모사 신학이 피조물의 의식에 형성되는데, 정도와 방법(gradu et modo)에 차이가 있다고 제시했다(304쪽). 그러나 필자는 정도에서 차이가 있지만, 방법에 차이가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인식구도에서 삼위일체로 진행하는 것도 부적절하다. “로고스인 성자를 통해 성령 안에서 그의 피조물들에게 자신을 전달하는 이는 성부다”(304쪽)는 바빙크의 문장은 바른 삼위일체 문장으로 보기 어렵다. 신앙과 신학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기 계시의 기록인 성경을 해석해서 복음을 전하는 것에 정진한다. 그 복음 전함에서 성령이 역사하실 것이다. 성경을 해석한 복음 선포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 복음이 전달된다는 견해를 인정할 수 없다. 다만 불신자에게 복음을 전할 때 두세 사람의 증인과 함께 그리스도인의 입에서 나온 복음 전함을 인정하고 권장한다.
고경태 목사. 형람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