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남 유다가 바벨론에게 망한 주전 586년 이후, 유대인들의 자기반성은 메시야를 소망하며 기다리는 시간을 시작하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 1세기 예수님이 오실 그 때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는 메시야 대망사상이 있었다. 유대인들은‘어떤 이들은 더 좋은 부활을 얻고자 하여 심한 고문을 받되 구차히 풀려나기를 원하지 아니하였으며 / 또 어떤 이들은 조롱과 채찍질뿐 아니라 결박과 옥에 갇히는 시련도 받았으며 / 돌로 치는 것과 톱으로 켜는 것과 시험과 칼로 죽임을 당하고 양과 염소의 가죽을 입고 유리하여 궁핍과 환난과 학대를 받았으니 / (이런 사람은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느니라) 그들이 광야와 산과 동굴과 토굴에 유리하(히브리서11:35-38)’는 삶의 현실 안에서 메시야를 소망하면서, 자신들을 정치적으로 혹은 경제적인 혁명을 일으키며 자신들에게 찾아오실 메시야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수님께서 ‘때가 차매’ 이 땅에 오신 이후에 사람들은 예수님께 예수님이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그래서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은 예수님 앞으로 나와 ‘하늘로부터 오는 표적 보이기를 청(마태복음16:1)’했다. 유대인들의 관심은 하나님의 능력이 과연 예수님을 통해 나타날 수 있는가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많은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에 대한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하늘부터 오는’표적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잘 몰랐다는 말이다. 유대인에게 하나님은 홍해를 가르시는 것처럼 행동으로 자신을 드러내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바울은 이런 유대인의 습성을 ‘유대인은 표적을 구한다(고린도전서1:22)’라고 말한다. 이들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몇 천 명을 먹이신 것 같이 권능을 드러냄으로 자신들을 지배하는 로마를 쳐부수고 다윗의 왕국이 회복되는 표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들에게‘너희가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마태복음16:3)’라고 말씀하신다. 시대의 표적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표적이다. 따라서 이들이 시대의 표적을 분별할 수 없는 이유는 영적인 눈이 닫혀있기 때문이다. 바울은 영적인 일은 영적인 것으로 분별한다고 말한다(고린도전서2:13). 예수님이 바로 시대를 분별하는 표적인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예수님을 보면서도 표적을 구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악하고 음란한 세대일 수밖에 없다.

2. 복음은 예수님의 이야기이다. 복음서는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이 누구신지에 대한 논쟁은 복음서에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진다. 요한복음은 예수님이 메시야이심을 1-12장에서 이야기한다. 1-12장에는 예수님의 기적이 7가지가 나오는데, 요한은 이 기적들을 표적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표적은 유대인들이 예수님께 보여 달라고 한 표적들이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기적들은 a. 가나의 혼인 잔치(요한복음 2:1-11), b. 왕의 신하 아들을 고침(요한복음 4:46-54), c. 베데스다 연못에서 병자를 고침(요한복음 5:2-9), d. 5000명을 먹임(요한복음 6:1-15), e. 물위로 걸음(요한복음 6:16-21), f. 나면서부터 소경인 사람을 고침(요한복음 9:1-7), g. 나사로를 살림(요한복음 11:1-44)이다. 요한은 이 표적들을 통해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그리스도이심을 말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표적을 보면서도 그 표적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의 표적을 보고도 예수님이 누구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의 오해와 그 오해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요한복음에 나오는 여러 사람들은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표적을 보여 달라고 이야기했던 바리새인이나 서기관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요한이 이야기한 7개의 표적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성의 한계 안에서 그리고 경험의 한계 안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수님의 이야기가 허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이 할 수 없는 물위를 걷는 일이나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일 같은 것은 상상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예수님이 그냥 사람이라는 전제에서 나온다. 그러나 예수님이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고 그리스도라는 믿음으로 본다면 요한복음에서 이야기하는 표적들은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요한은 그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그리스도이신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향해 나가는 고난의 길을 이야기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향해 가신 그 길은 요한복음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영광의 책이라고 한다. 십자가 사건과 부활은 예수님께서 바로 하나님의 이들이심을 드러내는 표적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바울은‘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니라(로마서1:4)’라고 말한다.

3. 우리 시대에도 예수님이 누구신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다. 이들도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처럼 표적을 구한다. 그리고 표적을 찾는다. 그러나 표적은 찾고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악하고 음란한 세대가 표적을 구하나 요나의 표적 밖에는 보여 줄 표적이 없(마태복음16:4)’다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을 보고도 표적을 구했던 자들을 향한 평가는 ‘악하고 음란한 세대’라는 것이다. 음란하다는 말은 하나님을 배신한 상태를 이야기한다. 예수님 시대의 사두개인들과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하나님을 배반한 자들이지만, 지금 우리 시대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시대의 표적이신 예수님을 떠나고 배반한다. 그리고 예수님을 향해 표적을 구한다. 바울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십자가에서의 죽으심과 부활이라는 사건으로 이해한다. 예수님도 사두개인과 바리새인들에게 보여줄 표적은 요나의 표적이라고 이야기하신다. 물고기 뱃속에 갇혔던 요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따라 사흘 만에 다시 땅에 뱉어진 것처럼, 예수님도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에게 스스로 메시야이심을 드러내는 마지막 표적은 역시 십자가에서의 죽으심과 부활이라는 말씀이다.

우리는‘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 장사 지낸 바 되셨다가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고린도전서15:3-4)’신 예수임을 믿는다. 그리고 예수님이 보여주신 그 표적을 믿음으로 살아계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하는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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