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가정 다음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교회가 교회로서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섬김’이다. 가정에서 부모나 자녀들은 서로를 섬긴다고 말하지 않는다. 가정에서는 교회에서의 섬김보다 더 크고 넓은 삶이 있다. 그러나 교회에서의 삶은 ‘섬김’으로 이야기한다. 교회에서의 섬김은 언제나 ‘가난함과 애통함’에서 시작된다. 예수님은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마태복음5:3-4)’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가난함의 의미는 하나님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기 원하지만 할 수 없는 ‘무능한’ 자신을 발견했을 때의 마음이다. 그래서 가난함은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기 원하지만 할 수 없는 무능에 대한 애통함으로 이어진다.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아이들이 하나님을 온전히 믿으며 살았으면 하는 마음은 당연히 가난함으로 이어진다.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잘 가르치지 못할 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지 못하는 자신에게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지 못하는 무능함을 보고, 그 무능함은 애통함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애통함은 아이들에게 말씀을 가르치고 아이들을 위해 헌신함으로 드러난다. 이렇게 가난함과 애통함을 바탕으로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일을 감당하는 것을 우리는 ‘섬김’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식사를 준비하는 일도, 이웃의 아픔을 돌보며 그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것도 섬김이고, 교회에서 청소하는 일도 섬김이다. 교회는 섬김을 통해 교제가 이루어지고, 섬김을 통해 공동체로서의 생명을 이어간다. 때문에 섬김이 없는 교회는 공동체로서의 가치가 없다.
중세 시대의 로마 카돌릭교회는 세상을 향해 섬김을 요구하는 교회이기 때문에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 자신들의 교리를 바탕으로 한 종교적인 행위인 ‘사역’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역을 위해 사제는 군림하게 되고, 사역을 위해 당시 로마카돌릭 교회는 정치적으로 막강한 권력을 차지해야 했고, 사역을 위한 재정적인 필요를 교인들에게 떠 넘겨야 했다. 그리고 사역을 위해 성경에 나오지도 않은 ‘면죄부’도 판매했다. 교회의 일(사역)이 이웃을 섬기고, 이웃의 아픔에 동참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일(사역)’의 효율성을 위해 조직적인 위계와 일을 위한 재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회는 자연스럽게 섬김을 잃어버리게 된다. 결국 사역 중심적인 교회는 섬김을 잃어버리게 되고, 개혁의 대상이 된다. 현대에도 더 큰 교회를 만들고, 더 많은 일들을 위해서 성도들에게 사역을 요구하는 교회들이 있다. 그런 교회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 사역 중심의 교회가 된다. 사역이 중심이기 때문에 교회는 점차적으로 계급화 되고, 관료화된다. 자연이 이런 교회들은 ‘성도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힘들고 어려운 지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 사역’을 위해 성도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힘들고 어려운 지체들을 외면함으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개혁의 대상이 된다. 사역 중심의 교회는 하나님이 아니라 사역의 주체를 지키기 위해 움직인다. 마치 이단집단들처럼 사역의 주체가 하나님의 자리에 앉는 일이 일어난다. 우리는 현대 대형교회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 속에서 마치 교주처럼 행동하는 목회자들을 보게 된다. 대형교회가 아니라도 사역이 중심인 교회는 언제나 그렇게 관료화되어지고, 교회의 구성원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들을 하게 된다. 여기서 상처가 생기고, 서로에 대한 반목이 생긴다.
섬김은 가난함과 애통함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섬김은 자원함으로 드러난다. 자원함으로 지체들에게 좋은 것을 공급하기를 원하고, 자원함으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기를 원하고, 자원함으로 교회를 사랑하기 원한다. 목회를 하면서, 즉 전문적인 사역자가 되고 나서 가장 힘든 것은 교회를 그리고 이웃을 위한 일에 가난함과 애통함이 사라지는 것이다. 섬김을 바탕으로 교회와 이웃을 위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갔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말이다.
연락처 ☎070-7817-3627, 010-8952-3627(오성환 목사) E-Mail : shsiny@hanmail.net
주소 : 광주시 서구 계수로51번길 4-4(쌍촌동 1318-1) 20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