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릴 때 믿음은 도깨비 방망이가 어니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믿음은 우리의 삶에서 일어난 문제들을 이해하고, 해석함으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끄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들이는 통로이지, 믿음은 도깨비방망이 같이 기적을 일으키는 기묘한 능력은 아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라고 고백하며 살았던 다윗은 자신에게 일어난 엄청난 고난의 시간을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함으로 이겨나간다. 시3편은 압살롬의 반역을 피해 피신하는 왕이 쓴 시로서 철저한 인간적인 절망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하나님의 구원을 도리어 기뻐하고 감사하는 다윗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시3편은 전형적인 개인 탄식 시인데, 고통을 당하는 한 신자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함을 이야기한다. 우선 다윗은 ‘여호와여 나의 대적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일어나 나를 치는 자가 많으니이다(시3:1)’라고 자신의 대적이 많은 것을 하나님께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다윗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그는 하나님께 구원을 받지 못한다(시3:2)’는 대적들의 말이다. 하나님의 도음을 얻지 못한다는 말을 하는 다윗의 대적들은 다윗의 현실을 보면서 다윗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것으로, 즉 다윗은 하나님의 구원을 얻지 못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들은 다윗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되었고 하나님이 다윗을 버리셨다는 증거는 다윗이 그의 가정문제로 인해 발생한 반역으로 쫒기고 있는데서 찾았고, 현실적으로 찾아온 고통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하나님과의 과계가 단절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다윗은 시를 시작하면서 ‘여호와여’라고 하나님의 이름을 부른다. 다윗이 여호와의 이름을 부는 것은 다윗의 모든 것을 건 부름이다. 하나님을 ‘너’로 부르는 것이다. 전 인격과 전 삶을 담아 부르는‘여호와여’라는 부름은 다윗이 경험하는 삶의 고통 앞에서 그리고 세상 사람들의 조롱 앞에서 다윗을 다윗답게 만드는 여호와 하나님께 대한 신뢰를 드러낸다.
2. ‘여호와여’라고 하나님의 이름을 부름으로 하나님께 대한 신뢰를 드러낸 다윗은 자신이 처한 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 대한 신뢰를 선언한다. 그것은 시3:1-2의 에서는 ‘나’를 중심으로 삶의 고통을 이야기한 것이라면, 3절 부터는 ‘당신’이라는 하나님을 향한 2인칭을 사용함으로 여호와만이 신뢰의 대상임을 고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뢰는 하나님을 향해 눈을 들 때 생긴다.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함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당하고 있는 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향해 눈을 들 때 하나님은 우리의 방패임을 알게 된다. 적들은 인간의 말과 인간의 방법으로 공격해 오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방패가 있다. 이 방패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방패이다. 나를 둘러 싼 방패로 인해 나는 대적들이 나에게 던지는 고소와 조롱 앞에서 머리를 들 수 있다. 하나님은 ‘나’의 머리를 들게 하시는 분이다. 머리를 든다는 것은 회복을 의미한다. 삶의 절망에서부터 희망으로의 회복을 의미하고, 고통과 괴로움에서의 회복을 의미한다. 삶이 회복되었을 때 나타나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이다. 그래서 하나님과 관계가 회복된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응답하신다. 다윗이‘내가 나의 목소리로 여호와께 부르짖으니 그의 성산에서 응답하시는도다(시3:4)’라고 노래한 이유이다. 시2편에서도 하나님의 자녀가 된 자들을 향해 하나님은 ‘내게 구하라 내가 이방 나라를 네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시2:8)’라고 이야기한다. 구원은 여호와께 있다. 그것은 믿음으로 이해되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다윗은 지금 자신이 당하는 삶의 고통의 순간에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있다.
3. 다윗의 하나님께 대한 신뢰는 그의 삶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의 모습은 대적이 그렇게 많을 지라도, 혹은 대적들이 ‘현재’의 상황을 보면서 조롱할지라도 ‘누워 자고 깨(시3:5)’는 삶의 일상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누워자고 깨는 것을 심야의 기도와 아침의 기도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다윗은 이 시를 쓰면서 ‘오늘의 현실’이 어떠하든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구원받았음을 확신하고 있다. 그래서 다윗은 ‘천만인이 나를 에워싸 진 친다 하여도 나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이다(시3:6)’라고 기도할 수 있었다. 다윗은 자신의 일상적인 삶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를 ‘여호와께서 나를 붙드심’에 있다고 말한다. 여호와께서 붙드시지 않으면 그 누구도 온전히 살 수 없다. 하나님을 의지하기 때문에 다윗은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을 발휘했다.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과 은혜를 알기에 다윗은 하나님께 청원할 수 있다. ‘일어 나소서, 구원 하소서’하는 요구가 가능한 것이다. 하나님의 임재를 요구하는 이 기도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적들, 즉, 다윗의 ‘모든 원수의 뺨을 치시며 악인의 이를 꺾(시3:7)’으시는 하나님의 완전한 도움을 기대한다.
다윗에게 여호와는 목자였다. 목자이신 하나님은 다윗을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실뿐 아니라 적의 목전에서 상을 베푸시는 분이다. 다윗은 이 시편에서도 하나님이 자신을 위하여 일하심을 기대하고 있다. 적들이 있을 지라도 하나님의 은혜가 나를 지키고 이끌어 가고 있고, 때문에 앞에 있는 적들을 향하여 내가 싸우려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여 일어나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구원하소서(시3:7)’라고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다윗의 믿음이었다.
4. 다윗은 ‘구원은 여호와께 있사오니 주의 복을 주의 백성에게 내리소서(8절)’라고 기도한다. 고난과 고통의 삶 속에서 구원은 여호와께로 말미암아온다. 구원과 복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동일한 개념이다. 하나님의 구원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복의 형태이다. 그래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복을 내리실 것을 요구한다.
믿음은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하나님의 일하심을 이해하는 해석적 원리이다. 기적과 이적은 하나님의 손을 통해 주어지는 은혜의 다른 모습이다. 우리를 구원하신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고, 우리의 삶의 모든 순간은 하나님의 은혜로 만들어진다. 믿음은 그 은혜를 보게하는 눈이고, 참된 구원이 하나님께 있음을 알게 하며,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감당하는 원리가 된다. 2019년이 11달 남았다. 2019년을 믿음으로 감당하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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