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본 디즈니 만화영화에 나오는 백설공주는 백설을 닮은 참으로 예쁜 공주다. 거기에 마음까지도 고운 예쁜 아가씨이다. 공주의 아버지는 악한 마녀의 저주에서 공주를 지키기 위해 성 안의 모든 바늘을 없앴다. 바늘의 존재를 모른 채 예쁘게 큰 공주는 어느 날 성 안의 한 방에 들어가 물레를 보고 신기해 하다가 물레의 바늘에 찔려 악한 마녀의 저주대로 깊은 잠에 빠져든다. 그리고 성은 무성한 나무 덩굴로 감추어지게 된다. 용감한 왕자님이 공주에게 키스를 해야만 공주는 깨어난다. 그리고 몇 백년이 흐른 뒤, 어느 용감한 왕자가 성에 들어가 공주를 보고 공주의 아름다움에 놀라 키스함으로 성을 눌렀던 저주가 풀린다. 사람들은 백설공주 이야기를 하면서 사랑이 얼마나 놀라운가를 이야기한다. 사랑은 그렇게 긴 시간 속에 갇혀있던 백설공주를 깨웠고, 성에 가득한 저주를 풀고 성의 멋진 옛 모습을 회복시켰다. 백설공주가 수동적이었다면, 라푼젤은 적극적인 모습으로 저주를 푼다. 라푼젤도 역시 어느 멋진 왕자의 도움을 받고, 그의 사랑을 통해 마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만, 라푼젤은 잠들지 않았고 의지적으로 머리카락을 탑 밖으로 던지는 용기가 있었다.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공주나 라푼젤에게 가는 길을 막고 있는 여러 가지 험난한 길을 사랑으로 극복했다는 것이다. 사랑으로 잠에서 깨어난 공주나, 사랑하는 사람의 도움으로 탑에서 벗어난 라푼젤은 행복했을까? 다시 자기의 성이나 자신의 탑에 스스로를 가두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우리는 이야기의 끝에 있는 ‘행복하게 살았대요..’라는 말을 믿는다. 백설공주나 라푼젤이 갇히게 된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다. 두려움 앞에 선 사람들은 두려움을 피하길 원한다. 그래서 백설 공주처럼 잠을 자거나 라푼젤처럼 두려움을 이겨낼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에 사로잡혀 탑에서 나올 수 없다. 너무 앞으로 나간 이야기인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성이나 탑 안에 갇혀있다. 동화의 작가들은 그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힘은 오직 사랑뿐이라고 생각했다.

성경도 두려움을 이기는 원리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요한은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요한1서4:18)’라고 이야기한다. 잠자는 백설 공주를 깨운 것도, 탑 안의 라푼젤을 불러낸 것도 사랑이었다. 마찬가지로 삶의 고통 속에서 잠자거나 혹은 두려움으로 갇혀있는 우리를 불러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한 것도 하나님의 사랑이다. 그래서 요한은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요한1서4:9-10)’라고 말한다. 우리는 십자가에서 이루어진 사랑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 이 말은 여호화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삶을 인도하시기 때문에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미래는 하나님의 손에 있다. 나의 할 일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믿음으로 순종하는 것이다. 신명기 전체에 흐르는 생각이 바로 이런 생각이다. 가나안 땅을 정복하는 전쟁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동행하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전쟁에 나간 병사들 가운데 두려워하는 자들을 돌려보낸다. 하나님을 믿는 자들은 두려워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2019년이 다가오면서 2018년을 보내는 것이 무섭다. 그냥 지나가는 시간이건만 왜 이리도 진하게 아쉬움이 남는지 모르겠다. 2019년을 맞이하는 것도 무섭다. 언제나 같은 시간인데 나가오는 미래가 무섭다는 말이다. 그래도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기에 2018년을 보내고, 2019년을 맞이할 수 있다. 사랑의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해 나갈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