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부여한 특권이 아니라 오직 주의 자비로 교회를 보존하심

초대 교회의 일부 시대에 유대인들에게 특별한 권리가 남아 있었다. 그와 같이 16세기 당시 유럽에서 하나님께서 파멸을 보류하신 교황주의에게 교회의 어떤 흔적이 있다는 것까지 칼빈이 부정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유대인과 언약을 맺으셨고, 그 언약이 1세기까지 보존된 것은 그들의 의지나 능력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불경건으로 언약에 대립하였다. 1세기 유대인에게 주의 언약(foedus Domini)이 계속되었던 것은 확실하고 변함없는 신적 선하심에 의한 것이었다(ac constantia divinae bonitatis). 그들의 반역이 주의 신실하심을 제거할 수 없었다. 그들의 불결한 손으로 행하는 할례가 거룩을 더럽혔을지라도, 형식적인 할례이지만 언약이 유지됨의 진정한 표지였고 성례였다(simul verum esset signum et sacramentum eius foederis).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난 자녀들을 주께서 자기 자녀라고 부르시며(겔 16:20-21), 그들에게 특별한 복(speciali benedictione)이 있음을 밝히셨다. 이러한 언약의 구도가 프랑스(Gaul),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영국에서 같은 사태가 발생하였다. 구약시대에 반역한 유대인, 1세기 십자가에서 예수님을 못 밖었던 유대인, 그리고 16세기 참 교회를 박해하는 교황주의가 그렇다. 각 왕국 안에 교회들이 간직한 언약이 적그리스도의 압제로 억압을 당할 때 주께서 자신의 언약이 파괴되지 않도록 두 가지 방법을 쓰셨다. 첫째, 언약의 증거인 세례를 유지하셨다. 세례를 집례하는 손은 불경건하지만 주께서 자기 입으로 성별하신 세례가 준수케됨으로 거룩의 효력을 보존하였다. 둘째 교회가 완전히 죽지 않도록 주께서 자기의 섭리로 교회에 다른 흔적들을 남기셨다. 건물이 헐릴 때에 기초와 폐허는 남는 것과 같이, 주께서 적그리스도(antichristo)가 교회를 기초까지 완전히 파괴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주의 말씀을 멸시한 사람들의 반역을 징벌하시기 위해서 교회가 무서운 혼란과 분열을 겪는 것을 허락하셨지만 이렇게 파괴된 후에도 절반은 남도록 하셨다.

칼빈은 구약시대 이스라엘과 유다, 신약시대의 유대인 그리고 16세기 교황주의가 동일한 패턴인 것을 주장했다. 이러한 패턴은 미국에서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20세기 미국과 대한민국에서는 교회를 박해하는 방법이 물질주의로 바른 교리를 억압하고 있다. 물질주의에서 박해하는 방법은 매우 고도화된 것으로 비인격적이고 복음의 사역자를 비참한 수준으로 전락시킨다.

12. 교황주의자 교회가 바른 교리를 조이는 집단이지만, 주의 섭리 안에 있기 때문에 개혁을 주장하다.

칼빈은 절대로 교황주의자를 유일한 교회라고 인정하지 않지만, 그들에게 교회들이 있는 것까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성례를 준수하여도, 바른 신앙고백 특히 순수한 교리가 일치해야 진정하고 합법적인 교회 제도를 주장한다. 다니엘과(단 9:27) 바울은(살후 2:4) 하나님의 성전에 적그리스도가 앉을 것이라고(Antichristum in templo Dei) 예언하였다. 칼빈은 당시 로마 교황(the Roman Pontiff)을 사악하고 가증스런 왕국의 수령과 기수로 규정하였다. 그가 하나님의 성전에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은 그의 지배력이 그리스도나 교회의 이름을 말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주님의 예언, 섭리 안에서 진행되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압제 아래에 있는 교회들이 교회라는 것을 우리가 결코 부인하지 않아야 하는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그 교회들을 그의 모독적인 불경건으로 더럽히며 잔인한 지배로 괴롭히고 독약과 같은 악하고 치명적인 교리로 부패시키며 거의 죽였다. 교황주의 교회들에서 그리스도께서는 거의 파묻혀 숨겨졌으며 복음은 타도되었고 경건은 추방되었으며 하나님께 대한 예배는 거의 제거되었다. 이러한 모든 일이 혼란에 빠져 교회가 하나님의 거룩한 도성보다도 바벨론의 모습으로 보인다. 간단히 말하면, 당시 교회들을 교회라고 부르는 것은 다만 하나님께서 그 안에 그의 백성의 남은 자들을 비록 비참하게 분산되어 있지만 기적적으로 보존하시기 때문이며, 표식 특히 악마의 간계와 인간의 패악도 파괴할 수 없는 교회의 표식이 다소간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칼빈은 논의에서 로마 교회에서 표지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교황주의 교회들에게 바른 교리로 개혁하여 전체 한 몸, 모두가 한 공동체를 이루는 합법적인 교회 형식을 원한다고 주장하였다(Sed quia e converso deletae sunt illic notae quas praecipue in hac disputatione respicere debemus, dico unumquemque coetum et totum corpus carere legitima ecclesiae forma.).

우리가 여기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칼빈이 교황주의 안에 있는 남은자들이 21세기인 지금까지 유효한가?에 대한 것이다. 로마교회는 칼빈이 <기독교강요> 최종판(1559년)을 출판할 때엔 트렌트 종교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1869-1870년까지 1차 바티칸 종교회의를 진행했고, 1962-1965년에 2차 바티칸 회의를 진행했다. 1차 바티칸 회의의 결정에(교황무류설) 대한 항의로 독일의 몇 사제들은 탈퇴하여 구-로마 카톨릭주의를 선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2차 바티칸 회의에서는 그러한 반동이 없이 오순절의 성령주의와 칼 바르트의 종교다원주의를 모두 수용하며 현대화하였다. 21세기 기독교는 거대 시대 담론을 형성한 집단과 1세기 주께서 사도들에게 주신 복음을 고수하는 집단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고경태 목사. 주님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