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장로교회는 세습이 헌법적으로 가능하다. 이 말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장로회 신학을 온전히 배우고, 그것을 따라 잘 훈련받고 참된 신앙고백을 따라 장로회 목사가 되기 위해 준비된 자가 이익과 편법과 상관 없이 시골에 작은 교회에 청빙이 된다면 이것을 누가 세습이라 욕하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세습은 가능하다.

장로교회는 목사를 청빙하여 우선 임시 목사로 세운다. 그리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체 교인의 2/3의 동의를 얻어 노회로부터 위임 목사가 된다. 위임 목사가 된다는 것은 어떤 목사에게 교회의 치리의 전권을 준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노회로부터 지교회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대소요리문답, 교회정치, 예배 모범을 가지고 치리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은 것일 뿐이다. 바른 진리를 따라 교회를 목양할 권리를 부여받은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청빙이다. 목사의 청빙은 교회의 항존직으로서 다스리고 가르치는 장로로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소명을 확인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교회의 목사가 되고자 하는 준비하는 직원인 강도사는 반드시 교회로부터 청빙을 받아야 목사가 될 수 있다. 물론 교회의 박사나 교사 즉 신학교 교수들은 노회가 추천하여 파송하여 목사로서 시무할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 고래로부터 장로회의 목사는 청빙을 받은 지교회의 시무를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시무해야 한다. 자신의 소명을 확인시켜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에 위대한 신학자이자 목사인 루터포드가 자신의 교회를 옥중에서도 섬기며 사랑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청빙 받은 목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더 큰 교회로 청빙을 받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다.

이에 반해 오늘날은 청빙이 더 큰 교회로 가는 에스컬레이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청빙은 M교회와 같이 단계를 거쳐 사람을 감동 감화 시키는 실력을 입증된 사람들이 더 큰 교회로 가는 통로로 변질됐다. 
이 과정에서 목회 세습의 문제는 청빙의 목적을 생존에 두기 때문에 발생한다. 큰 교회를 이룬 목사들이 자신의 자녀들을 걱정하고 염려한 것이 큰 원인이 된다. 또 목사의 자녀를 청빙하는 교회도 자신들의 생각에 목사의 아들이 시무하는 것이 분란이 없이 속된말로 계속해서 부흥(?)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암묵적 동의를 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 된다.

통합측 교단은 이제 큰일 났다. 청빙의 가치와 목적이 사람의 필요에 의해 변질될 수 있는 교단임을 만 천하에 드러냈기 때문이다. 
아버지 목회를 이어 받은 아들 목사도 정말 불쌍하다. 총회의 인준을 받은 것이 하나도 부럽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안타깝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목사로 부르신 소명을 확인하는 청빙의 영광을, 겨우 아버지 목사와 그의 지지자들 겨우 몇 만명의 동의로 대치 당했기 때문이다. 
그 교회 성도들도 불쌍하다. 하나님께서 일할 자를 친히 영원한 작정하심을 따라 창조와 섭리 세계에서 진리를 사랑하는 자로 예비하시고 훈련하사 세운 복음 사역자를 청빙의 과정을 통해 목사로 받는 것을 맛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목사라도 세월이 가면 부패하고 타락하는데, 겨우 사람들의 변죽이 나 울리는 그 유명한 목사를 꼭 닮은 아들을 인기투표로 얻었으니 이런 비참함을 어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임용민 목사의 페이스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