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하 3 장] 여호람과 모압 왕 메사의 격돌: 이해할 수 없는 연합과 퇴각

메사의 비문(Mesha Stele, Mesha Inscription)은 고고학 유물이고, 열왕기하 3장의 말씀에 대한 모압 왕 메사의 관점에서 쓴 역사 기록이다. 구약성경의 역사성이 확실하게 증명되는 본문이기도 하다. 오므리 왕조에서 가장 강력한 왕은 오므리였다. 오므리는 수도를 사마리아로 천도한 강력한 정복자였고, 오므리가 정복한 모압이 그의 아들 아합이 죽은 후에 배반을 한 것이다(왕하 1:1, 3:5). 모압 왕 메사는 그 승전을 자기의 신 그모스(Chemosh)를 들먹거리며 비문으로 남겼다. 오므리 왕조의 쇠퇴와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호람이 유다와 여호사밧과 에돔과 연합해서 모압을 공격하여 바보같은 모압을 격퇴했다. 

아하시야를 대신한 여호람은 사마리아에서 12년을 통치했다(왕하 3:1).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지만 한 가지 선한 일은 바알의 주상을 없앤 것이다(왕하 3:2). 여로보암의 죄에서 떠나지 않았다. 오므리의 아들 아합이 죽자 모압 왕 메사는 조공을 바치지 않았다(왕하 3:4-5).

이에 여호람은 모압을 정벌하려고 했지만(왕하 3:6) 군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다 왕 여호사밧과 에돔 왕에게 원병을 청했다. 여호사밧은 아합과 혼인동맹을 맺었다. 여호사밧의 아들 여호람은 아합와 이세벨의 딸 아달랴와 혼인했다. 여호사밧은 오므리 왕조와 긴밀한 관계가 있고, 오므리 왕조가 멸망할 때 유다 왕조, 다윗의 후손까지 멸절될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왕하 8장). 여호사밧은 동맹에 의해서 참전해야 했고, 에돔은 모압 가는 길을 제공하면서 연합군을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에돔 광야길을 가는 연합군이 이동할 때 물부족이라는 큰 문제를 만났다(왕하 3:9). 문제가 봉착했을 때 문제 해결 방법을 보면 그 사람의 상태를 쉽게 알 수 있다. 필자는 첫 번째로 하나님을 찾자는 믿음의 구호가 있는데, 상당히 이룰 수 없는 구도이고 바람직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잠언 말씀처럼 모든 것을 계획하면서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잠 16:1). 물부족 사태를 맞이해서 도저히 해결한 방안이 없을 때에 모두가 망연자실했다. 그 때 여호사밧은 여호와께 물을(의뢰할) 선지자를 찾았다(왕하 3:11). 여호사밧이 바로 여호와의 선지자를 찾은 것이 아니다. 그 때 엘리야를 대신 엘리사가 소개되었고, 여호사밧은 엘리사에게 문의하러 이스라엘 왕, 여호사밧, 에돔 왕이 방문했다(왕하 3:12). 엘리사는 그들의 요구를 거절했는데, 여호사밧의 얼굴(the presence of Jehoshaphat)을 보고 방법을 제시했다(왕하 3:13-14). 엘리사는 골짜기(valley, wadi, 건천(乾川))를 정비하고 파도록 명령했다. 바람도 비도 없는데 골짜기에 물이 가득할 것이라고 말하며, 여호와께 작은 일이라고 했다(왕하 3:17-19). 다음날 아침 소제 드릴 때에 물이 에돔 쪽에 흘러와 그 땅에 가득했다(왕하 3:20). 에돔 쪽에 흘러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여호와께는 매우 작은 일이었다.

그런데 모압이 연합군의 진지를 보았을 때, 아침해가 그 물 위에 비췄고 그 물을 피로 파악했다(왕하 3:21-23). 군대에서 정보장교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태평양 전쟁에서도 군사력은 일본이 더 우위에 있어 1941년 12월 진주만을 선제 타격하며 전쟁을 일으켰지만, 일본군은 레이더 기술이 없었고 정보전에서 비교할 수 없이 약세여서 1942년 미드웨이 해전에서 참패했다. 모압 군대는 아무런 대책 없이 피바다가 된 적진에서 노략하려고 들어갔는데, 그 진지에는 3개 연합군이 물을 마시며 원기를 충전해서 기세충전(氣勢衝天)한 상태였다. 모압의 땅은 철저하게 유린되었다(왕하 3:25). 모압 왕은 700명의 정예부대로 가장 약할 것으로 추정되는 에돔 왕 부분을 공격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왕하 3:26). 그러자 더욱 강력한 수법으로 자기 맏아들을 번제로 바쳤다. 이스라엘에게 크게 격노함이 임해서 모두 퇴각했다(왕하 3:27).

“이에 자기 왕위를 이어 왕이 될 맏아들을 데려와 성 위에서 번제를 드린지라 이스라엘에게 크게 격노함이 임하매 그들이 떠나 각기 고국으로 돌아갔더라”(왕하 3:27)은 난제이다. Then he took his eldest son, that should have reigned in his stead, and offered him for a burnt offering upon the wall: so that Israel was sore grieved, and they departed from him, and returned to their country(Geneva 1599).

그런데 27절의 의미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첫째 모압 왕이 제물로 바친 왕세자는 모압의 왕세자가 아니라 에돔의 왕세자였다는 견해이다. 에돔을 공격해서 에돔의 왕세자를 인질로 잡아 인신제물을 바쳤다는 견해이다. 이러한 근거는 아모스 2:1에서 모압이 에돔의 왕세자를 희생제물로 드린 것에 근거하는데, 본문과 너무 동떨어진 본문을 연관시킨 견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이스라엘이 모압의 인신제사 행위를 보고 너무나 분노해서 군사 행동 자체를 포기했다는 견해이다. קֶצֶף־ 에 대한 영역도 다양하다. 제네바에서는 grieved(슬픔)로, 다른 번역은 indignation, fury, wrath, anger 등 분노로 번역했다. 우리는 통분(痛忿, 개역), 격노(激怒, 개역개정)으로 번역했다. 중국어는 大怒로 번역했다. 셋째 그모스가 진노해서 연합군을 격퇴시켰다는 견해이다. 모든 해석으로 가능성이 있겠지만 본문을 그대로 받으면 이스라엘이 크게 ‘통분/격노’한 것이고, 퇴각한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인신제사(인신공양)의 유형을 보아야 한다. 프랑스 인문학자인 르네 지라르는 인류문화원형에 인신공양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신공양과 영웅 숭배를 동일선상으로 제시했다. pharmakos -> pharmacy로 되었는데, pharmakos는 헬라어로 속죄양의 의미로 인신공양, 희생양 매카니즘이다. 이 구조는 쟈크 데리다도 말하고 있고 르네 지라르가 명료하게 매카니즘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