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신학의 거장 한철하 박사가 18일 소천했다. 한 박사님은 우리에게 <기독교강요>를 번역하며(김명혁, 신복윤, 이종성) 한국 신학을 주도했다. 한철하 박사는 천재적인 학문 실력과 순수한 영혼을 소유한 믿음의 선진이다.

필자는 한철하 박사를 두 번 멀리서 뵈었다. 한 번은 2005년 한국복음주의신학회(KETS, 회장 정규남), 성결대학교(총장 김성영), 세계복음주의연맹신학위원회(WEATC)가 공동주최하는 제 3차 국제신학학술대회였다.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연에서 한 박사님은 죄사함의 복음에 대해서 집요하게 질문하며 관계를 탐구하는 모습이었다. 참석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지만, 발제만 끝나면 그 질문을 던지며 세계 신학자들에게 죄사함의 복음을 강조하셨다. 그리고 둘째는 서철원 교수님의 심부름으로 댁을 방문할 때였다. 나는 한철하 박사님을 방문하면서 내 성경에 싸인을 받았다. 그 때 싸인하면서 주신 내용이 “죄인을 구원할 복음”을 전할 것을 가르쳐주셨다. 세계적인 석학께서 후학에게 남기는 말씀이 죄사함의 복음, 구원의 복음이었다. 대 선배께서 주신 한 마디는 박힌 못처럼 빠지지 않고 영향을 주고 아픔을 주며 성장하게 한다.

한국 교회는 130년의 역사이다. 평양장로회신학교가 폐교되기 전까지 선교사들이 신학을 주도했다. 그리고 해방 후부터 한국 신학은 형성되기 시작했다. 1세대는 박형룡, 박윤선, 한상동, 김치선, 김홍전, 김현봉 등이다. 2세대는 한철하, 최낙재, 이병규, 조석만, 허순길, 서철원 이라고 볼 수 있다. 2.5 세대는 최덕성, 김영규 등이다. 현재 3세대를 이끌 유력한 학자가 없다. 그것은 너무나 많은 신학자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 교회의 지향점을 밝히며 연구하며 토론하는 학자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학자는 무엇일까? 학자가 순수 학문으로 거대 학풍을 만들 수는 없는 것 같다. 학문을 하는 주체가 탐욕이 있는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철하 박사께서 영향력 있는 학맥을 이루지 못하신 것은 순수 학문을 지향하셨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의 영향력을 지울 수 없을 정도로 위력이 있는 대 실력가이시다. 학자는 ‘글’로 자기를 증명한다.

한철하 박사님을 사소하게 뵌 적이 두 번 뿐이지만 별세 소식에 먹먹하고 슬픈 마음을 밝힌다. 우리 스승이 주께 불릴 때마다 남은 우리가 이 시대를 감당할까?하는 무거운 두려움이 온다.

이제 한국교회는 3세대를 준비해야 한다. 필자는 수만의 학자들에게 자기 신학의 정체성을 쉽게 밝혀줄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빠르게 연합하며 공동으로 유력한 신학자를 배출하기 위해서 동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많은 신학자도 필요하지만 유력한 신학자 1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스스로 유력해졌지만 지금은 철저하게 기획하고 훈련시켜 세계적인 신학자로 만들어야 한다.

나는 미력한 산골 서생으로 죄사함의 복음, 구원의 복음을 구체화시키며, 복음을 전도를 추구하는 신학을 추구한다. 그러한 선진들의 학문을 익히며 그들의 고난에 동참함에 주저함을 갖지 않으려 다짐한다. 우리가 이해하며 구체화시킬 수 있는 학문을 지향한다. 믿음의 선배들이 그 믿음의 복된 전통을 우리의 손에 쥐어 주려고 한다. 그 바통을 잡고 싶지 않지만 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그 막중한 사명을 다음 세대로 옮기기까지 버티며, 이 땅에 구원의 진리가 확립되며 전수되며 증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믿음 선생의 가심을 슬퍼하며~~

고경태  ktyhb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