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3: 7- 19 : 7-12절에는 두 가지의 특징적인 모습이 있다.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예수께 모여들었다는 것이다. 마치 2:13에서 많은 무리가 예수께 나온 것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예수께 나왔다. 이들은 예수님의 기적을 바라면서 나온 사람들이다. 8절에서는 많은 무리가 ‘그의 하신 큰일을 듣고’그에게 나왔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그 무리들은 갈릴리 지역에 국한되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주 광범위한 지역에서 나왔음을 마가는 이야기한다. 마가가 언급한 지역은 이두매를 제외한 예수님의 여행지이다. 즉, 5:1에서는 요단강 건너편 지역을 예수님이 방문하신다. 7:24; 31에서는 두로와 시돈 근처를, 10:1에서는 요단강 건너편 지역과 유다지역을, 11:11에서는 예루살렘을 방문하시다. 3:7의 내용은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께서 꽤나 많은 지역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하셨음을 암시해준다. 두 번째는 사단이 예수님을 알고 그를 드러낸다. 혹시 사단의 전략적인 태도는 아닐는지 생각해 볼 부분이다. 왜 사단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드러내려고 했고, 주님은 왜 그것을 막으셨는가? 아마 사단으로 인해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이 드러난다면 예수님의 자기 계시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마가는 이런 서론적인 보도와 함께 12명의 제자를 선택하시는 예수님을 이야기한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뽑으신 인유는 다음과 같다. 첬째는 예수님과 함께 있게 하기 위해서이고, 두 번째는 그들을 복음을 위해 세상에 보내기 위해서 이다. 그리고 예수님이 그의 제자들을 ‘보내는’ 이유는 전도와 귀신을 내쫓는 데 있다. 누가는 사도행전 1:21-22에서 ‘요한의 세례로부터 우리 가운데서 올리워 가신 날까지 주 예수께서 우리 가운데 출입하실 때에/ 항상 우리와 함께 다니던 사람 중에 하나를 세워 우리로 더불어 예수의 부활하심을 증거할 사람이 되게 하여야 하리라 하거늘’ 이라고 말하면서 ‘함께 있던 자’로서 ‘증거할 수 있는자’를 가롯 유다 대신 12제자로 뽑은 것을 볼 수 있다. 주님은 그의 사역을 위한 준비를 사람들 가운데 제자를 세우는 일로 시작하셨음을 본다.

교회는 주님의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지만, 교회는 주님의 일을 위해 세워진 사람들의 모임이기도 하다. 따라서 교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지 못할 때 교회는 그 가치를 상실하고 세파에 휩쓸리게 됨을 기억해야 한다.

--교회에 사람들이 모이면 교회는 조직적인 모습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교회가 가지는 조직의 특징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교회의 안위와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유혹하고 공격하는 사탄으로부터 하나님의 나라를 방어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나라를 전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런 교회의 목적이 잊혀 질 때 교회는 스스로 타락의 길을 걷게 된다. 우리가 유럽의 중세교회를 보면서 배우는 것이고, 현대 말 많은 대형교회들을 보면서 배우는 것이다.  

마가복음 3: 20-35 : 마가복음에서 마가는 두 가지의 이야기를 섞어 핵심을 이야기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데, 이 본문은 그런 종류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20-21절과 31-35절은 하나의 이야기로서 예수님께서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설명하시고 있다. 예수님은 예수님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때문에 너무 바쁘셨다. 그리고 예수님의 소문은 미쳤다고 났기 때문에 그의 친족들이 예수님을 ‘붙들러’ 예수님을 찾아왔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을 만나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중심으로 둘러앉은 사람들을 보시면서 ‘이르시되 내 어머니와 내 동생들을 보라 / 35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라고 말씀하신다. 이 이야기 속에 마가는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서기관들과의 대화를 끼워넣었다. 예루살렘에서 온 서기관들은 예수님의 가족들처럼 예수님이 미친 것이 아니라 ‘바알세불이 지폈다 하며 또 귀신의 왕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바알세불은 가나안의 신이었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바알세불을 사단이라고 생각 했다. 결국 서기관들은 예수님을 사단으로 오해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예수님이 사역을 귀신을 힘입어 한 행동으로 생각했을 뿐 아니라, 예수님과 대화를 나눈 이후에도 30절에서는 예수님이 사단에 들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와 사탄의 나라가 대립되어 있음을 이야기하신다.

두 이야기를 종합하면 새로운 친족에 대한 정의가 만들어진다. 즉,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친족은 하나님의 나라 백성들이고, 따라서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들은 모두 친족이 된다. 그뿐 아니라 이렇게 만들어진 친족의 범위 밖에 있는 사람들, 예를 들어 예수님과 함께하지 못한 집 밖에 있는 사람들은 생물학적인 가족관계일지라도 배척을 당하게 된다. 그래서 주님은 이 땅에 오신 이유를 말씀하시면서 ‘34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라 / 35 내가 온 것은 사람이 그 아비와, 딸이 어미와, 며느리가 시어미와 불화하게 하려 함이니 / 36 사람의 원수가 자기 집안 식구리라 / 37 아비나 어미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치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도 내게 합당치 아니하고 / 38 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지 않는 자도 내게 합당치 아니하니라 / 39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마태복음10:34-39)’라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나님 나라에 백성이 되었기 때문에 ‘교회’를 이루고 함께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주님 안에 있는 사람들이고, 하나님의 자녀들이고, 믿음 안에서 새로이 만들어진 가족이 된다. 하나가 된 가족이기 때문에 우리는 사탄의 공격을 함께 막아낼 수 있고, 함께 서로를 위해 기도할 수 있다. 교회는 그래서 또 하나의 가족이다.

오성환 목사(신학포럼 빛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