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을 믿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바탕으로 한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를 지으시고, 부르시고 세상으로 보내신 이가 하나님이심을 아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에베소서2:8)’라고 이야기한다. 하나님은 은혜로 우리에게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요한복음1:12)’다. 빛이 어둠에 비친 것이다(요한복음1:4).
어둠이 빛을 깨닫게 하기 위해 하나님은 세례요한을 보내서 그 ‘빛’에 대하여 증언하신다. 세례 요한이 예수님의 길을 준비하기 위해 ‘요단 강 부근 각처에 와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전파(누가복음3:1)’한 것은 예수님을 영접하는 사람들은 먼저 자신의 죄에 대한 회개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회개는 ‘돌이킴’이고, 죄에 대한 회개는 어둠을 향하던 삶이 빛을 향하는 삶으로의 돌이킴이다. 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서 15장 1항에서는 ‘생명에 이르게 하는 회개는 복음의 은혜‘를 말한다. 복음의 은혜인 회개를 통하여 사람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회개하는 자들에게 베푸시는 긍휼을 굳게 잡으며, 모든 죄에서 하나님께 돌이켜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의 모든 계명을 지킬 수 있게 한다. 더욱이 하나님의 은혜를 믿음으로 알 때 우리는 스스로 죄인인 것을 깨닫게 된다. 예수님을 만난 베드로가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누가복음2:8)’라고 말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인한 ‘생명에 이르게 하는 회개’가 이루어졌다는 말이다. 바꿔 말하면, 베드로는 회개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함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요한복음1:5)’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어둠을 향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둠에서 빛으로 ‘돌이킴’을 거부하기 때문이고, 어둠에서 빛으로 ‘돌이킴’키지 않으려는 이유를 요한은 ‘사람들이 자기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한 것이니라 / 악을 행하는 자마다 빛을 미워하여 빛으로 오지 아니하나니 이는 그 행위가 드러날까(요한복음3:19-20)’ 무서워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론적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은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사람들이다. 성령 하나님은 우리 안에 내주하시면서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 수 있도록 인도하신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디모데후서3:16-17)’이라고 성경, 하나님의 말씀의 역할을 바울은 말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어둠을 향하던 삶은 빛으로 그 삶의 방향을 돌이킬 수 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받은 사람은 내주 하시는 성령께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지 않을 때 하나님의 말씀으로 책망하신다. 그리고 그런 삶에서 돌이킬 것을 요구하신다. 갑자기 ‘셀프 회개’라는 말이 신문 지상에 오르내렸다. 대형교회에서 새신자 교육을 받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았고 회개했다는 말을 한 ‘전 고위공직자’의 간증 때문이다. 그는 범법으로 검사직을 내려놓았고, 공직에 있을 때는 후배 여검사를 추행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회개의 진정한 모습을 뒤로한 채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만을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웨스터민스터15장 6항에서는 자신이 죄인임을 깨달은 사람들은 자기 죄를 개인적으로 하나님께 고백하고 용서를 구함으로 하나님의 긍휼을 얻으며, 형제나 교회 앞에 사적으로 혹은 공적으로 죄를 지은 사람들은 죄를 고백하고 잘못을 끼친 사람들에게 자신의 회개함을 나타내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회개한 사람들에게는 거기에 맞는 삶이 요구된다. 요구된 삶에는 당연히 자신으로 인해 피해받은 사람들과의 회해가 있다. 회개는 수직적인 차원과 수평적인 차원이 동시에 만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셀프 회개는 성경적이지 않다.
오성환 목사. 이야기가 있는 교회, 세움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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