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동안 세상이 소란했었다. 그리고 작년에 촛불 혁명이 일어났다. 옛날식으로 말하면 반정이라고 할까? 과거 정권을 잡았던 집권당은 소멸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비리가 세상에 드러났다. 그리고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잘못들이 바로잡혀가고 있다. 정치인들이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정치적인 의식화’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의식화 된다는 말은 첫째 정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독재정권은 언제나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독재정권은 스포츠나 영화같이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일들을 강조하게 된다. 그런데 몇 년 동안 사람들은 정치에 대하여 관심이 급격히 많아졌다. 그리고 사람들이 비판적인 눈으로 정치를 바라보고 발달한 sns를 통해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의식화를 바탕으로 촛불이 일어났고, 결국 촛불은 혁명이 되었다.

세상은 혁명이 된 촛불로 안정되어가고 있는데, 교회는 언제나 그랬듯이 복잡하기만 하다. 입만 열면 장자교단이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은 장자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세계적으로 큰 교회는 재정비리나, 세습문제로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다. 그래서 교회는 자꾸만 위축되어가고,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것이 부끄러울 지경이 되었다. ‘개혁된 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는 종교개혁자들의 소리가 새롭게 들리는 이유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혁의 출발선에는 대형교회의 목사나 교단의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 서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의식화된 사람들이 촛불을 혁명으로 만들었던 것처럼 교회에 대하여 ‘의식화’된 교인들이 개혁의 출발선에 서야 한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끊없는 의식화의 길을 걷는 것이다. 당연한 것처럼 보이던 400여년의 애굽에서의 노예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출애굽할 수 있었던 것은 절망적인 삶의 현실 앞에서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하나님깨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의 약속을 기억하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권면하셨기 때문이다. 또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종교적 엘리트들의 집단의 뜻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물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야기했던 예수님의 제자들과 예수님을 따르는 자들이 지금의 교회를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된 교회는 계속 의식화된 그리스도인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촛불이 그랬듯이 지금 교회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가는 쪽으로 가고 있는 지를 스스로 반성하고, 방향을 비판하고, 삶에 대한 성경적인 논쟁을 활성화시키는 활동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비판이 있는 사람들은 말씀을 따라살 수 있는 사람들이다. 반면에 비판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가는 삶이 아니라 목사의 말이나 설교를 따라 살게 된다. 그래서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익히는 장소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견해를 비판하고 받아들이는 논쟁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사람들의 집단이기 때문에 모순이 있다. 사도행전4장의 아나니아와 삽비라 이야기나 6장의 구제에서 사람들이 제외되는 사건은 모순의 시작일 뿐이다. 교회의 모순은 중세 천년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지 못했던 교회는 교회의 개혁으로 붕괴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된 교회가 계속 개혁되지 않음으로 교회마다 다시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인간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개혁될 교회들이 되었다. 그리고 이런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우리들 스스로가 개혁되어야 할 자리에 우리가 서있다. 그리고 그 개혁의 출발점은 우리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의식화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2018년이 내일이다. 내일 부터 우리 이야기가 있는 교회가 우리 스스로를 의식화시키면서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으로 한마음과 한 뜻으로’ 개혁되는 모습이 있기를 기도한다.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 세움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