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슬로우(Maslow:1908–1970)의 ‘욕구단계설’이라는 이론이 있다. 욕구 단계설은 ‘욕구는 행동을 일으키는 동기요인인데 사람의 욕구는 낮은 단계에서부터 그 충족도에 따라 높은 단계로 성장해 간다’는 것이다. 매슬로우는 가장 낮은 단계의 욕구는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이고, 이 욕구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욕구라고 말한다. 이 말을 뒤집어 생각하면 생리적인 욕구를 만족할 수 없을 때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언젠가 눈 내리는 초겨울 저녁에 모임에 나온 학생이 따뜻한 컵라면을 잡으며 ‘아 행복해!’라고 말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이 아이는 춥고 배고픔으로 매슬로우가 이야기한 생리적 욕구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컵라면 한 개가 그 욕구를 해결했을 때 ‘순간적’으로 욕구가 해결됨으로 인한 ‘행복’함을 느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아이는 항상 컵라면 한 개로 만족한 삶을 살수는 없다. 즉, 이런 욕구를 해결함으로 얻는 행복감은 순간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오랫동안 행복이 유지될 수 있는 더 높은 단계의 욕구를 만나게 되고, 더 높은 단계의 욕구를 해결하려 한다. 예를 들어 만약 안전에 대한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안전이 확인 되었을 때 가장 행복함으로 느낄 수 있지만, 곧 안전에 대한 욕구 보다 더 높은 단계인 애정적인 욕구로 인해 행복함은 사라지고, 다시 애정의 욕구를 해결하려 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사랑할 때 행복을 누리게 된다. 반려동물이 많아지는 이유는 이렇게 애정적인 욕구를 채우려는 사람의 욕구에 따른다. 그리고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많은 이유는 물론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애정적인 욕구가 반려동물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채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더 이상 필요없게 되었다는 말이다. 매슬로우에 따르면 가장 높은 욕구는 자아실현의 욕구(Self-actualization Needs)로 자신의 재능과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해서 자기가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성취하려는 욕구를 의미한다. 자아실현의 욕구는 생리적인 욕구에서부터 시작하여 안전에 대한 욕구, 사회적인 욕구, 존경에 대한 욕구 등이 충족된 후에 나타나는 욕구이다. 물론 매슬로우는 사람들이 직선적인 욕구의 진행과정을 따라 산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절대적으로 가난했던 시절에 살았던 사람들은 생리적 욕구만 만족해도 행복했었고, 또 어떤 사람은 자아실현의 욕구를 위해 다른 단계의 욕구들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이다.
매슬로우가 이야기하는 자아실현의 욕구보다 더 강한 욕구는 없을까? 성경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말한다. 히브리서 11장에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갖고 산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믿음장이라고 알려진 히브리서 11장은 하나님나라에 대한 소망에 대한 믿음으로 모든 욕구를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그 소망에 대한 믿음으로 방주도 짓고, 애굽의 왕자 됨을 포기했고, 죽음을 개의치 않았고, 심지어는 세상의 모진 고문을 견디기도 했다(히11:33-38). 이런 믿음의 조상들을 통해 교회는 만들어졌고, 따라서 교회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으로 유지된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에서는 2천년의 역사 속에서 때로는 사람으로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도 이 소망을 지키고, 또 전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즉, 교회를 만들고,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매슬로우가 밝힌 사람의 욕구 실현에 대한 최종적인 형태보다 더 가치있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사명성취‘라는 단계의 삶을 보게 된다. 그리고 우리 교회는 이런 소망을 지키고 전하기 위해 이 세상과 역사 속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