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사랑하였지만 배신을 당하였을 때 그 느낌은 처참하다. 오히려 그 사랑은 그 사람에 대한 증오로 바뀌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열왕기하가 하나님의 사랑과 이스라엘의 배신을 보여주고 있다. 마침내 하나님의 그 사랑이 이스라엘을 향한 심판의 자리로 나아간다. 여기서 하나님은 인간과 달라서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변절되는 것은 아니다. 열왕기하는 신명기 31장과 32장에서 예언하였던 이스라엘의 우상 숭배의 종말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사랑과 배신과 심판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나님께서는 엘리야 선지자를 보내셔서 이스라엘의 우상 숭배의 죄악을 경고하셨고 이어서 엘리사 선지자를 통하여 갑절의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도록 하셨다. 선지자 엘리사는 많은 기적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되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존재와 그 능력을 드러내어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엘리야가 바알과 아세라의 우상을 몰아내는 일에 뚜렷한 자취가 있었다면 엘리사는 주변 국가의 대적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뚜렷한 자취를 남기고 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두 선지자를 보내어 이스라엘 나라를 우상으로부터, 대적으로부터 보호하셨다.

그러나 남왕국 유다와 북왕국 이스라엘은 우상 숭배의 죄악에 깊이 빠지고 만다. 북왕국 이스라엘의 왕들에 대하여는 시종일관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여 이스라엘로 범죄케 한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죄를 좇고 떠나지 아니하였다(왕하13:2).”남왕국 유다의 왕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표현들이 등장한다.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였으나 산당들을 제거하지 아니하였다.” “그 조상 다윗과 같지 아니하여 그 하나님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치 아니하였다.”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여 그 조상 다윗의 모든 길로 행하고 좌우로 치우치지 아니하였다.” 이처럼 북이스라엘에 비하면 남유다는 우상 숭배에 빠지는 왕들이 적은 편이었다.

유다 왕 히스기야의 아들 므낫세 왕은 우상 숭배에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산당들을 세우고 바알의 제단을 만들고 아세라 목상을 만들고 하늘의 일월성신을 경배하였고 자기의 아들을 불 가운데로 지나게 하였고 점치며 사술을 행하였다. 반면에 이를 개혁하려는 왕들도 있었다. 유다 왕 여호사밧은 남색하는 자를 그 땅에서 쫓아내었다. 유다 왕 요아스는 여호와의 성전을 수리하였다. 유다 왕 요담은 성전의 윗문을 건축하였다. 유다 왕 히스기야는 산당들을 제거하였다. 유다 왕 요시야는 바알과 아세라와 일월성신을 위하여 만든 모든 그릇들을 여호와의 성전에서 꺼내어 불사르고 산당의 제사장들을 폐하고 태양을 위하여 드리는 말들과 태양 수레를 제거하였고 유월절을 준수하였다.

열왕기하에서는 이스라엘과 모압의 전쟁, 이스라엘과 아람 왕 벤하닷의 전쟁, 이스라엘과 앗수르의 전쟁, 유다와 앗수르의 전쟁, 유다와 애굽의 전쟁, 유다와 바벨론의 전쟁이 기록이 되어 있는데 이러한 전쟁은 유다와 이스라엘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할 때 일어났다. 따라서 여호와께서는 전쟁을 통하여 유다와 이스라엘의 우상 숭배를 견제하고 압박하였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북왕국 이스라엘 왕 예후를 통하여 우상 숭배에 앞장섰던 아합 왕과 이세벨 왕후의 집안을 비참하게 파멸하였다.

이러한 하나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다른 신 우상 숭배에 계속 드려졌던 이스라엘은 호세아 왕 구년 곧 유다 왕 히스기야의 육년에 앗수르 왕 살만에셀에 의하여 멸망한다(BC.722). 그리고 약136년 뒤에 남왕국 유다도 시드기야 왕 십일 년에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하여 멸망한다(BC.586). 이후 전쟁의 포로가 되어 70년 동안 바벨론에서 살게 된다. 유다 왕 므낫세가 치리할 때 우상 숭배가 번성하였는데 하나님께서 저주하신 그 말씀대로 이루어진 것이다.“내가 사마리아를 잰 줄과 아합의 집을 다림 보던 추로 예루살렘에 베풀고 또 사람이 그릇을 씻어 엎음같이 예루살렘을 씻어 버릴지라(왕하21:13).”

하나님의 율법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유다와 이스라엘이 우상 숭배로 말미암아 멸망한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첫째로 유다 왕 여호사밧의 아들 여호람과 여호람의 아들 아하시야는 바알 숭배의 기초를 놓은 아합 왕의 딸과 결혼하는 실수를 범한다. 이는 북이스라엘에서 왕성하였던 바알의 숭배를 남유다로 가져오는 디딤돌이 된 것이다. 오므리의 아들 아합 왕에 대하여 열왕기상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오므리의 아들 아합이 그 전의 모든 사람보다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더욱 행하여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죄를 따라 행하는 것을 오히려 가볍게 여기며 시돈 사람의 왕 엣바알의 딸 이세벨로 아내를 삼고 가서 바알을 섬겨 숭배하고 사마리아에 건축한 바알의 사당 속에 바알을 위하여 단을 쌓으며 또 아세라 목상을 만들었으니 저는 그 전의 모든 이스라엘 왕보다 심히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의 노를 격발하였더라(왕상16:30-33).”둘째로 하나님의 율법을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연속적으로 교육하는 일에 실패한 것이다. 그 예로 히스기야 왕의 율법 준수의 삶이 그의 아들 므낫세에게 전달되지 못하였다. 므낫세 왕은 여호와 보시기에 대표적인 우상숭배자로 등장하였다. 그는 예루살렘 멸망의 도화선을 제공한 자이다. 그리고 요시야 왕의 율법 준수의 삶이 그의 아들 여호아하스에게 전달되지 못하였다. 여호아하스는 바로 느고에게 잡혀서 애굽에서 죽는다. 그가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니 하나님께서 바로 느고를 보내어 그를 애굽으로 끌고 가게 하신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무궁한 사랑에 대하여 다른 신을 숭배하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이에 하나님의 엄중한 심판이 임하여 사마리아와 예루살렘이 멸망하며 여호와의 성전이 파괴되고 바벨론의 포로가 된 것이다. 열왕기하는 사랑과 배신의 대조가 뚜렷하다. 오늘날 당신은 하나님의 사랑에 대하여 배신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없어서 너희가 (블레셋) 에그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물으러 가느냐(왕하1:3).” 

이석화 목사는 영남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구미에서 새기쁨교회를 목회하고 있습니다. 성경 연구 저술 활동을 통해서 한국 교회에 유익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세오경 통독큐티>(펍플, 2014년)을 집필했습니다. 연구와 기고, 출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구미새기쁨교회 이석화 목사, 054-475-3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