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는 세계 교회에 변방이 아닌 한 축을 감당한 영향력 있는 교회이다. 한국은 서구 사상이 아시아로 진입하는 첫 관문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동성애, 이슬람 등 각종 외래 사상이 한국에 집중적으로 몰려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 교회가 잘 인식해야만 한다. 대한민국과 북한의 통일에서도 교회의 중요한 역할이 필요하다. 

그런데 종교개혁 500주년, 2017년에 한국 교회에 중요한 이슈들이 발생했다. 한국 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려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필자는 한국 교회가 개최하는 종교개혁 500주년은 문화적 행사가 아닌 신학적 행사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1517년 독일과 2017년 대한민국은 역사와 문화에서 연관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연관성은 신학에 관련한 것 뿐이다. 그런데 1999년 독일 루터교회가 천주교화 의화교리 공동선언을 발표했고, 2006년에는 감리교가 서울에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2013년 부산 WCC 총회 이후, 2015년에는 천주교, 정교회, 개신교 교단들이 공동으로 신앙과 직제 협의회를 결성했다. 신앙과 직제 협의회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소속 교단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2017년 WCRC(세계개혁교회협의회)과 로마 카톨릭이 독일 비텐베르크에서 의화 문제에 합의했다는 소식까지 나왔다. WARC는 세계107개국에서 215개 회원교회가 참여하고 있는 최대의 개혁교회 연합기구이다. 우리나라에는 예장 통합, 백석, 기장 등 교단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2017년 WCRC 단체가 대표성을 갖고 로마 카톨릭과 의화 문제에 합의했다. WCRC에 속한 회원 교단들은 WCRC의 결정에 대한 교단의 견해를 피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천주교와 의화 교리 협약을 체결한 것이 된다. 

2017년 6월, 네덜란드 개혁교회 해방파(RCN, 31개조파)가 여성 안수를 허용했다. 이에 회원 교회는 고신 교단은 9월에 교단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ICRC(국제개혁교회협의체)는 OPC(정통장로교회)의 제안에 따라서 회원권을 중지시켰다고 한다. 여성 안수를 허락하지 않는 교단은 매우 소수이지만, 이번 RCN의 여성안수 허용에도 단호하게 현재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 한국 교회는 두 가지 결정을 보아야 한다. 기장, 통합, 백석 등은 WCRC가 천주교와 협의한 의화 교리 결정에 대한 반응을 보어야 한다. RCN의 여성안수 허용과 ICRC가 제명한 회원권에 대해서 자매 교단인 고신 교단이 결정을 보여야 한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할 마음에 부풀 것이 아니다. 한국 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연합하여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를 출범시켰다. 여성안수가 연합 운동에 큰 장애물은 아니었다. WCC 참여 문제와 이단 관련 단체 때문에 분열했다. 그러나 문제 발생이 해소되지 않는 상태에서 연합을 선언했다. 거기에 한 문제인 ‘의화 교리 일치 선언’까지 있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이다. 그 중대한 방향키가 한국 교회에 주어졌다. 9월 한국 교회가 이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루터의 종교개혁 선언은 믿음 선언이 아닌 역사와 사회 문제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10월 31일에 종교개혁 축하를 하는 것은 정말 황당한 일일 것이다. 한국 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에 한국 교회에 주어진 중대한 역할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가 교회되게 하는 이신칭의 교리를 정확하게 선언하고,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쁨과 확신으로 기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