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것’, 즉 ‘예수님을 믿는 것’은 ‘변화’된 삶을 사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야곱은 얍복 강 나루터에서 밤 새워 시름한 결과 이름을 묻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름은 ‘야곱’이라고 말함으로 자신의 모든 삶을 압축해서 고백함으로 사람들과 다투어 속이며 자기가 원하는 것을 빼앗는 사람에서 하나님과 다투어 이기어 하나님의 축복을 얻는 사람으로 변했다. 그리고 야곱은 세겜에서 위기를 겪으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벧엘로 이동할 때, ‘우리가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자 내 환난 날에 내게 응답하시며 내가 가는 길에서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께 내가 거기서 제단을 쌓으려 하노라(창세기35:3)’라고 이야기했고, 야곱의 가족들은 ‘자기 손에 있는 모든 이방 신상들과 자기 귀에 있는 귀고리들을 야곱에게(창세기35:4)’주었고, 야곱은 그것들을 세겜 근처 상수리나무 아래에 묻고 길을 떠났다. 야곱이 의지할 대상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이었고, 하나님께서는 디나 사건으로 인해 야곱을 노리는 주변 고을들로 크게 두려워하게 하심으로 안전하게 세겜에서 벧엘로 이동할 수 있었다. 야곱은 벧엘에서 하나님께 제단을 쌓고 거기서 제사를 드린다.
이런 야곱의 변화에 하나님께서는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생육하며 번성하라 한 백성과 백성들의 총회가 네게서 나오고 왕들이 네 허리에서 나오리라 /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준 땅을 네게 주고 내가 네 후손에게도 그 땅을 주리라(창세기35:11-12)’라고 약속하신다. 야곱은 이렇게 자신과 이야기하신 하나님께서 계셨던 곳에 돌기둥을 세우고, 전제를 드리고 기름을 부어드림으로 하나님을 예배한다. 야곱은 장자 므낫세와 차자 에브라임에게 축복하면서 장자에게 오른 손을 얹고 축복해 달라는 요셉의 말에 ‘그도 한 족속이 되며 그도 크게 되려니와 그의 아우가 그보다 큰 자가 되고 그의 자손이 여러 민족을 이루리라(창세기48:19)’라고 축복한다. 야곱은 리브가에게 ‘두 국민이 네 태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복중에서부터 나누이리라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창세기25:23)’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축복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야곱의 변화의 정점을 본다. 사람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으로의 변화를 야곱에게서 볼 수 있다.
2. 예수님도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을 이야기하시면서 가족들과 작별하고 예수님을 따르겠다는 사람에게‘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아니하니라(누가복음9:62)’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자들은 세상적인 가치에 매이면 안된다는 말씀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 백성의 품성을 이야기하시는 8복에서 ‘의’를 이야기하신다. 세상적인 가치가 아닌,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인 ‘의’를 갈망하고, 그 의를 위해 박해라도 기쁘게 받는 자가 바로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 바울 역시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빌립보서3:7-9)’이라고 말한다. 바울에게 있어서 삶의 가치가 그리스도로 바뀌었고, 그리스도를 위한 삶으로 자신의 삶이 바뀌었다는 말이다.
3. 예수님은 씨뿌리는 자의 비유에서 ‘더러는 길 가에 떨어지매 새들이 와서 먹어버렸고 / 더러는 흙이 얕은 돌밭에 떨어지매 흙이 깊지 아니하므로 곧 싹이 나오나 / 해가 돋은 후에 타서 뿌리가 없으므로 말랐고 / 더러는 가시떨기 위에 떨어지매 가시가 자라서 기운을 막았(마태복음13: 4-7)’다고 말씀하신다. 예수님은 비유의 의미를 이야기해달라는 제자들에게 천국의 말씀이 찾아왔을 때, 돌밭 같은 마음을 가진 자는 복음으로 인해 잠간의 기쁨을 얻지만, 뿌리가 없어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날 때에는 곧 넘어지는 자(마태복음13:21)’이고, 마음이 가시떨기와 같은 자는 ‘말씀을 들으나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에 말씀이 막혀 결실하지 못하는 자(마태복음13:22)’라고 말씀하신다. 말씀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자들의 특징은 하나님의 말씀이 주는 새로운 삶의 가치보다 자신들의 ‘지금까지’의 삶을 지탱하는 가치가 더 크기 때문에 ‘좋은 밭’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열매가 없다. 이들은 예수님의 말씀으로 고침을 받고도 예수님께 돌아와 사례하지 않는 9명의 문둥병자와 같다(누가복음17:11-14). 그들도 자신들의 병이 나았다는 생각만 했지만, 삶의 방식과 가치에 매여 예수님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좋은 밭이었던 사마리아 사람만 예수님의 은혜를 보고 예수님 앞에 무릎 끓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예수님은 자신의 병이 나음을 알고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돌아와 / 예수의 발 아래에 엎드리어 감사(누가복음17:15-16)’한 사마리아 사람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선언하신다. 그에게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이 새롭게 시작된 것이다. 그가 비록 유대인들의 미움을 받는 사마리아 사람일지라도 말이다.
4. 물론 변화의 바탕은 하나님의 은혜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시므온과 레위로 인해 일어난 세겜에서의 위기 속에서 야곱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세겜에서 벧엘로 길을 떠난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상을 버리고 오직 하나님만을 향하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야곱을 위해 ‘그 사면 고을들로 크게 두려워하게 하셨으므로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는 자가 없(창세기35:5)’게 만드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본다. 야곱의 삶은 야곱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의 삶도 우리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만들어진다. 거기에 우리의 삶에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더해진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지금까지’ 세상 사람들이 추구했고,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것 보다 더 나은 가치로 변화된다. 아니, 변화된 삶을 살기 원한다. 우리가 때로 돌밭이나 가시덤불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때도 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변화됨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받을 때마다 100배, 60배, 30배의 열매를 맺는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오성환 목사는 광주신학교에서 25년을 강의한 뒤 은퇴하고, 이야기가 있는 교회를 개척하여 사역하고 있다. 성경과 신학을 연구하며 가르치며 선교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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