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에 우피 골든버그라는 배우가 주연한 ‘Sister Act'라는 영화가 있다. 술집에서 노래하는 주인공은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사건의 중인이 되기 위해 수녀원에 숨어 지낸다. 거기서 주인공은 수녀원의 성가대를 맡으며 피폐해져가는 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주게된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수녀원의 성가대의 첫 모습은 각기 자기의 목소리를 뽐냄으로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이었고, 주인공은 성가대를 잘 지도함으로 나중에는 교황 앞에서 찬양을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때 우피 골든버그가 성가대원들에게 요구한 것은 옆 사람의 소리를 들으라는 것이다. 너무 자신 있게 소리를 질러대는 사람에게는 작은 소리를 요구하고, 자신 없어 소리를 잘 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자신 있는 소리를 요구하면서 ’화음‘을 만들어 갔다.

‘Sister Act'에 나오는 교회는 모든 면에서 폐쇄된 교회였다. 찬양은 ’그냥‘ 찬양하는 것으로 만족하였고, 수녀원장은 수녀원의 문을 닫아걸고 수녀들의 재능이 세상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고 있었다. 그런 수녀원의 문을 세상을 향해 열고, 교회가 교회로서의 역할을 하게 한 것은 ’화음‘을 만들어내는 옆 사람의 소리를 들어주는 것이고, 그 소리가 옳다면 내 생각과 다를지라도 함께 하는 것이었다. 폐쇄된 교회의 문이 열리면서, 아니 교회가 성가대처럼 화음을 만들어내면서 활력을 얻었고, 결국 천주교에서는 최고의 영광이라고 생각되는 교황이 이들의 예배에 참석하여 그들이 만들어내는 ’화음‘을 본다. 영화에서 이들이 교황 앞에서 부른 마지막 찬양은 ’나 주님 따라가리(I will follow Him)'이다. 찬양은 ‘주님이 나의 마음을 만져 주신 이후부터 나는 주님이 어디를 가시든지 주님을 따라 갈 것’이라고 노래한다. ‘Sister Act'의 감독은 영화의 처음 의도와는 다를지라도, 교회는 주님을 따라가기 위해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곳이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맞다. 교회는 ‘주님을 따라가려는 사람들’의 모임이고, 사람마다 소리가 다르고 소리를 내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합창에서 화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듯이, 교회도 서로 다른 방법으로 하나님을 섬김으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화음’은 소통을 의미한다.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만들어내는 소리와 이웃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어울리는지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소통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너의 소리와 내 소리가 어울리지 않으면 나와 내가 함께 ‘어울리지 않음’에 대한 이유를 찾고 서로 내는 소리가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이 소통이다. 그래서 화음은 폐쇄된 장소에서 그리고 폐쇄된 생각에서는 나올 수 없다. 그래서 화음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이웃에 대한 배려, 즉 이웃이 내는 소리를 잘 듣어 주는 것이다. 영화 ‘Sister Act'에 나오는 교회는 닫힌 교회였다. 그들은 ’우리‘에 갇힌 교회였다. 이렇게 갇힌 교회에 술집에서 자유롭게 노래 불렀던 영화의 주인공인 ’우피 골든버그‘의 자유로움은 ’저 사람은 왜 저런 소리를 낼까?‘라는 질문에 혹은 ’왜 화음이 안 이루어질까?‘라는 질문에 ’배려함‘이라는 답을 주면서 교회를 교회답게 만들었다.

어떤 면에서 닫힌 교회는 없다. 어느 순간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스스로 교회가 문을 닫기는 해도, 하나님의 교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예수님의 제자들의 구성원을 보아도 예수님의 제자들 가운데에는 세리까지 포함되는 열린 공동체였다. 중세시대 교회가 출세의 통로가 된 이유도 교회는 열려있었다는 증거이다. 교회에 주어진 권력과 이권, 그리고 교회 구성원의 물질적인 욕망이 서로에 대한 배려를 없애면서 스스로 교회의 문을 닫았을 뿐이다. ‘Sister Act'에 나오는 교회도 그런 교회이고, 우리 시대의 교회도 역시 그런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나 주님 따라가리(I will follow Him)'는 교회가 화음을 만드는 이유이다. 이 화음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누군가를 배려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가정도 교회도 원리는 같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