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지혜를 구하는 자는 지혜를 얻는다
1. 8장은 그동안 지혜에 대하여 묘사하고 있던 것을 총정리하고 가장 화려하게 지혜를 예찬하는 본문이다. 어떤 이는 이 본문을 구약 제자도의 절정(the summit of Old Testament discipleship)이라고 했는데, 지혜에 대한 태도가 제자도를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잠언 8장처럼 지혜 곧 하나님의 말씀을 잘 설명하고 선언하는 장은 없을 것이다.
2. 지혜의 초청이 나온다(1~11). 처음에 소개되었던 바와 같이 지혜는 길가의 높은 곳(은밀한 지하가 아니다)과 사거리(음녀의 집이 있는 으슥한 골목이 아니다)와 성문 곁과 문 어귀와 여러 출입하는 문(사람들이 없는 한산한 구석이 아니다)에서 소리를 높여 사람들을 부른다. 그 대상은 모든 사람들이며(4), 아직 지혜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어리석은 자들이다(5). 지혜는 자신을 따를 제자들을 초청하는 셈이다. 잠언이 언급하는 의인화된 지혜는 단순한 정보와 지식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에게 헌신을 요구하는 인격이다. 누가 이 지혜를 따를 것인가?
3. 지혜를 따르는 것의 가치와 유익이 무엇인가(12~21)? 지혜는 명철, 지식, 근신과 친하고(12), 계략과 참 지식을 가지고 있다(14). 세상의 선한 지도자들은 이 지혜의 원칙의 지배를 받는다(15~16). 지혜를 구하는 자에게는 보상이 따른다(17~21).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과 도덕, 인식 그리고 감성의 영역은 분리될 수 없다. 지혜의 가치는 진주나 은, 또는 금 보다 월등하다(10,11,18,19,21). 그러므로 지혜를 희생하고 재물을 얻고자 하는 자는 미련하고 어리석은 자다. 또 지혜 곧 하나님을 경외함은 악을 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악을 미워하는 것이다(13,7,36). 이것은 감성의 영역을 변화시키는 지혜의 능력을 묘사한다. 지혜는 추구해야 할 대상이다(17,10). 지혜를 사랑하는 자들이 지혜를 얻게 될 것이고 지혜를 간절히 찾는 자가 지혜를 만나게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약속이다.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 (17).” 지혜가 헌신을 요구한다고 앞에서 말했는데, 이 지혜는 마치 자전거를 배우는 아이처럼 넘어질 위험을 무릅쓰고 자전거 위에 올라타서(이것이 신뢰와 헌신이다) 배울 때 배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뢰와 헌신을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 끝으로 지혜를 따르는 것에 대한 보상이 이 본문에서 부귀, 명예, 재물, 번영, 의와 공의 등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것이 한 마디로 샬롬이 의미하는 바다(19~21). 샬롬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서 의와 공의와 평강이 있는 상태다. 샬롬은 지혜가 주는 선물이며 보상이라고 잠언 기자는 설명한다. 하지만 지혜로부터 오지 않는 샬롬은 거짓 샬롬이다.
4. 본문의 세번째 단락은 천지창조의 태초로 우리를 데려간다(22~31). 지혜는 땅이 생기기 전(23~29), 여호와의 초태생으로 태어났다고 설명된다(22~27). 지혜는 그 곁에서 창조자가 되었었고(30), 사람이 거처할 땅에서 여호와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기뻐하신 자가 되었다(30~31). 이 본문은 어거스틴과 칼빈, 매튜 헨리와 같은 신학자들에 의해서 특별히 삼위일체의 2위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한 본문으로 해석되었다. 요한복음의 1장 첫 네 절은 이 본문에 대한 하나님 자신의 최고의 주석이라고 할 수 있다(매튜 헨리). 예수님은 창조주이신 하나님이셨고, 성부 하나님의 기쁨의 근원이셨으며, 그 창조의 순간에 함께 즐거워하셨다. 이 즐거움이라는 표현은 사실 ‘장난’, ‘웃음’, ‘농담’과 같은 의미를 전달하는 표현인데, 마치 어린 아이처럼 즐거워하면서 지혜는 창조의 위엄과 능력에 흥분하여 성부 하나님과 함께 장난하며 농담하며 웃는 그런 환희의 기쁨을 표현하는 것이다. 바울 사도도 성령의 감동으로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지혜라고 묘사함으로써 이 본문을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고전 1:30). 본문은 성자 하나님이신 그리스도의 신성뿐 아니라, 성부와 성자 하나님의 관계의 놀라운 친밀함을 묘사해주기도 하다.
5. 잠언 8장의 마지막 단락은 다시 지혜를 구하고 얻으라는 호소로 마치고 있다(32~36). 지혜를 들으며 날마다 지혜의 문 곁에서 기다리며 그 문설주 옆에서 기다리는 자는 복이 있다고 선언한다(34). 지혜를 얻으면 생명을 얻고, 지혜를 잃으면 자기 영혼을 해하는 것이다(35,36). 하나님의 말씀이신 그리스도에 대한 태도가 우리의 영원을 결정한다.
6.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지혜를 얻고 구하기 위해서 날마다 그 문 곁에서 기다리는 자가 되게 하시고, 지혜를 듣고 지혜를 얻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세상의 은금, 재물이 아니라 지혜를 얻고자 노력하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김형익 목사(죠이선교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