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프레임을 만든다. 권선징악과 같은 삶의 윤리는 이야기를 통해 만들어지는 좋은 프레임이다. 그래서 신데렐라 이야기가 우리나라의 콩쥐팥쥐이야기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흡사하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은 보편적인 세상적인 가치를 가르치고 배우며, 이야기를 통해 만들어진 프레임은 세상을 지배하고 이끄는 원리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해주기를 원한다.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은 세상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며 아이들은 자신들의 꿈과 소망을 삶에서 구체화하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만남에서 시작되고, 이야기는 만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만남에서 일어나는 아픔들과 기쁨들이 인생을 만들고, 그 인생에는 언제나 갈등이 있다. 만남과 그 만남으로 인해 일어나는 갈등을 살아가는 삶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이야기에는 삶이 담기게 된다. 버려진 무덤의 주인이라도 삶에 대한 나름의 이야기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야기가 없는 삶은 없다. 그리고 삶에서 드러나는 갈등은 이야기가 만든 프레임 안에서 해석되고 처리된다.

외형적으로는 교회도 역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해 만들어진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기 때문에 교회에는 언제나 이야기가 있다. 세상과 마찬가지로 교회 안에도 이야기로 인해 만들어진 프레임이 있고, 그 프레임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문제는 세상에서처럼 교회 안에서도 갈등이 있지만,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프레임이 세상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즉, 교회 안에도 갈등이 일어나는 이야기 혹은 갈등이 해결되는 이야기 그리고 다시 갈등이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 이야기들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일어나는 갈등과는 다른 갈등, 즉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고, 그 갈등을 풀어가는 프레임을 ‘믿음’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렇게 갈등을 풀어나간 이야기들이 모여 교회의 전통을 만들고, 역사를 만든다. 그래서 교회에는 삶에서 만나는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세상에 전해짐으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하나님의 일하심이 우리들의 삶에서 새로운 프레임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바을은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로마서10:17)’다고 말한다. 그라나 교회라는 곳이 각기 다른 삶을 살면서 각기 ‘다른 것을 들’은 사람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믿음’을 나게하는 들음이 ‘각자의 소견에 옳은 대로’ 해석되고 그것으로 인해 또 다른 갈등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교회는 끊임없이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즉, 교회의 ‘믿음’이라는 프레임의 바탕이 그리스도의 말씀이라는 것이다. 뵈레아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이 그러한가를 날마다 상고했다(사도행전17:11)는 말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만들어진 새로운 ‘들음’을 그들의 삶에서 하나의 프레임으로 만들고 있다는 말이다. 즉,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사람들은 끊임없이 말씀을 생각함으로 그 말씀이 삶을 이끄는 원리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즉, 교회는 세상의 이야기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만들어진 ‘하나님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나누어지는 곳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통치되는 새로운 삶의 바탕이 될 수 있다.

특별히 ‘이야기가 있는 교회’는 교회의 이름처럼 사람과 사람 그리고 그 삶에서 만나는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담기 원하는 소망으로 만들어졌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이 모여 하나님과 만난 이야기를 나누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말이다. 삶에서 만난 하나님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 보다 더 많은 갈등과 아픔이 있다. 그럴지라도 우리의 소망은 우리들 가운에 만들어지는 이야기로 세상의 이야기를 이길 수 있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