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이 지나갔다.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도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예수님의 부활 역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일이다. 그래서 예수님의 탄생이나 부활은 믿음의 영역이고, 믿음으로만 이해된다. 믿음의 눈으로 보면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도 이해되고, 예수님의 부활도 이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과학이나 이성으로 예수님의 탄생과 부활을 이야기하려는 시도가 있다. 우선 예수님의 부활에 대하여 기절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은 것이 아니라 기절 했다가 깨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오래 전부터 전해온 것이지만 가장 최근에는 1992년에 오스트레일리아의 여류학자인 바바라 씨어링에 의해 제기된다. 그러나 예수의 십자가는 기절이나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약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입장이다. 알렉산더 메드럴이라는 학자는 십자가에 매달릴 때 일어나는 상황을 이야기한다. 우선 십자가에 매달기 전에 형을 받는 사람에게는 태형을 가하게 되는데, 로마의 태형은 39개의 가닥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가죽을 땋을 때 일반적으로 쇠 구슬을 집어넣었고, 그 쇠구슬과 가죽에 매달은 날카로운 뼛조각은 심하게 채찍질을 당하는 경우에는 피부 밑의 골격 근육이 찢어지게 되며, 일부 전문가들은 근육이나 뼈가 드러날 정도일 뿐 아니라, 태형만으로도 심한 갈증과 혈압이 떨어짐으로 몽롱해지거나 기절해버리는 저혈량 쇼크(hypovolemic shock)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채찍질을 당한 후에 형을 받는 사람은 가로 들보를 지고 형을 받는 장소까지 이동하게 된다. 형을 집행하는 자들은 먼저 가로 들보에 사람을 누이고, 12.5-17.5㎝ 정도의 못을 손목에 박는다. 못은 손목을 지나는 중추신경을 파괴하면서 엄청난 고통이 생기고, 가로 들보를 수직 들보에 부착하는 과정에서, 발에 못을 밖는 과정에서 어깨가 탈골되면서(빠지면서) 약 15㎝정도가 늘어나게 된다. 이런 상황을 시22편에서는 ‘나는 물 같이 쏟아졌으며 내 모든 뼈는 어그러졌으며 내 마음은 밀랍 같아서 내 속에서 녹았으며 / 내 힘이 말라 질그릇 조각 같고 내 혀가 입천장에 붙었나이다(시22:14-15)’라고 말한다. 십자가에 못 박히면 호흡이 불가능해지는데 이것은 십자가에 달린 사람이 질식해서 죽는 원인이 된다. 그러면서 폐 주위에 액체가 고이게 된다. 요한복음에서 창으로 찔렀을 때 물과 피를 쏟았다는 이야기(요한복음19:34)는 바로 이런 액체가 나온 것이다. 예수의 죽음은 이렇게 확실했고, 예수님은 그 죽음을 딛고 부활하신다. 십자가에서 기절했다 깨어났다는 낭만적인 생각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부활에 대하여도 전설이나, 환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케리 콜린스같은 심리학자는 환상이란 한 번에 한 사람만 볼 수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과 동시에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때문에 바울이 이야기한 것처럼 동시에 오백여명에게 보이셨고,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동시에 보이시고, 방 안에 여러 제자들에게 자신을 나타내시는 것과 같은 것은 환상이 될 수 없다. 또한 전설이 어떻게 바울과 같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사람을 만들어 낼 수 있겠는가?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가장 중요한 증거가 우리에게는 있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과 우리보다 먼저 하나님께로 간 우리가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을 우리가 부활의 때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소망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부활에 대한 증거가 있을까? 나는 부활의 때에 만날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부활을 믿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