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하면서 절대적인 가치가 매몰되고, 상대적인 가치들이 나타났다. 상대적인 가치들이 드러남으로 20세기를 이끌고 왔던 ‘서양’이라는 문화적 우월성이 붕괴되었고, 제 3세계라는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시작되었다. 세계화가 이루어졌다는 말이다. 이런 변화는 일상의 변화를 가져왔다. 예를 들면 말을 배우는 이유가 변해서 과거에는 영어 공부가 주로 문법을 배우고, 독해를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회화를 중심으로 변해간다.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실용성’이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나라의 말들을 배우는 것이 이상스럽게 보이지 않기도 한다. 상대적인 가치가 드러남으로 나타난 변화이다.

상대적인 가치로 인해 나타난 변화 중에 가장 큰 문제는 절대적인 가치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절대적인 가치를 지켜야 할 교회가 상대적인 가치들에 의해 지켜야하는 절대적인 가치를 스스로 내려놓고 있다. 어릴 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외쳤던 학생 연합회의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이라는 표어가 가진 가치가 사람 중심, 물질 중심으로 변했고, 그래서 교회는 삶의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다. 교회가 삶의 중심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교회에서 전도는 정말 미련한 것이 되었고, 교세를 넓히기 위해 교회는 아주 인간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복음의 진리를 말하면서 무엇인가 적당한 ‘당근’을 줄 수밖에 없다. 큰 교회일수록 진행하는 많은 프로그램에 그런 당근이 있다. 더 나아가 말씀을 말씀 그대로 이야기하면 교인들이 듣기 싫어하고, 자기들의 귀에 익숙하고 좋은 설교를 하는 교회로 갈 것을 두려워해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전하는 선지적인 설교도 없어지고 있다. 그래서 교회는 점차적으로 소금으로서의 역할을 잃어간다. 소금으로의 역할이 없어진 지금 교회는 길에 던져지고, 사람들에게 밟힐 뿐이고, 빛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가 복음을 비추는 일이 어렵게 되었다. 그래서 교회가 교회로서의 역할, 즉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낼 수 없다.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1995년에 850만 여명의 기독교인구가 2015년에는 967만 여명으로 증가했다고 해도, 기독교신앙을 가졌지만 교회는 나가려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한다. 즉,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에도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들은 교회를 외면한다. 교회 때문에 교회를 쉬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는 말이다. 교회가 갖고 있어야 하는 절대적인 가치가 흔들리면서 이런 현상은 일어났고, 또 앞으로 교회가 지킬 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교회는 점차로 소금으로서의 역할도 빛으로의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다.

문득,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에게 ‘화 있을진저 너희여 너희는 평토장한 무덤 같아서 그 위를 밟는 사람이 알지 못하느니라(누가복음11:44)’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께 거룩으로 다가서야 하는 교회가 도리어 사람들을 부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율법교사들에게 ‘화 있을진저 너희 율법교사여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가져가서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고자 하는 자도 막았느니라(누가복음11:52)’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지 못함으로 하나님을 알려는 사람들까지도 하나님의 말씀을 외면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가 고민할 때이다. 예수님 당시의 바리새인들과 율법교사들도 지금 우리들과 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적인 가치가 교회에 몰려드는 이 때에, 절대적인 가치가 하나님께 있음을 주장함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서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