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강해(8강) [요한계시록 2-3장]

믿음의 기관: 7 교회를 거니시는 예수 

1. 요한계시록 2-3장은 7 교회(계1:11)에 대한 예수의 계시(말씀)이다. 7교회에 등장하는 예수의 모습은 계 1:12a-20절에 등장하는 모습을 반복한다. 

주의 날에 내가 성령에 감동되어 내 뒤에서 나는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으니 이르되 네가 보는 것을 두루마리에 써서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등 일곱 교회에 보내라 하시기로 몸을 돌이켜 나에게 말한 음성을 알아보려고 돌이킬 때에(계 1:10-12a) 

일곱 금 촛대를 보았는데 촛대 사이에 인자 같은 이가 발에 끌리는 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띠고 그의 머리와 털의 희기가 흰 양털 같고 눈 같으며 그의 눈은 불꽃같고 그의 발은 풀무불에 단련한 빛난 주석 같고(두아디라 교회) 그의 음성은 많은 물소리와 같으며 그의 오른손에 일곱별이 있고(사데 교회) 그의 입에서 좌우에 날선 검이 나오고(버가모 교회) 그 얼굴은 해가 힘있게 비치는 것 같더라 내가 볼 때에 그의 발 앞에 엎드러져 죽은 자 같이 되매 그가 오른손을 내게 얹고 이르시되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처음이요 마지막이니 곧 살아 있는 자라 내가 전에 죽었었노라(서머나 교회) 볼지어다 이제 세세토록 살아 있어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졌노니(빌라델비아 교회) 그러므로 네가 본 것과 지금 있는 일과 장차 될 일을 기록하라 네가 본 것은 내 오른손의 일곱별의 비밀과 또 일곱 금 촛대라 일곱별은 일곱 교회의 사자요 일곱 촛대는 일곱 교회니라(계 1:12b-20). ※ 계 1:5 충성된 증인(라오디게아 교회) 

2. 사도 요한에게 준 예수의 계시는 7 교회의 사자(使者, the angel)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7 교회’에 사도 요한이 사역하는 ‘에베소’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칼빈은 모세오경을 모세저작성과 신뢰성을 보는 이유를 모세의 조상인 레위의 실수(창 29장), 모세의 실수, 아론과 미리암의 실수 등을 섬세하게 등장한 것을 제시했다. 이와 유사하게 사도 요한은 자신이 사역한 에베소 교회에 대해서 계시를 받은 그대로 제시함으로 전달의 신뢰성을 확보한 것이다. 요한은 자기 사역에 대한 주님의 엄준한 경계를 받아 기록해서 에베소 교회와 모든 교회에 알렸다.

모든 교회에 ‘사자’를 두어 사역하도록 했다. 요한이 기록하던 당시 교회는 가정 교회였고, 각각 분리된 상태에서 집회를 가졌을 것이다. 그래서 그 지역을 담당하는 ‘사자’들이 있었다. 지역을 담당하는 사자가 있는 것은 교회 질서의 등장을 알 수 있다. 한국 장로 교회는 16세기 칼빈 이후 스코틀랜드의 존 낙스, 앤드류 맬빌 등에 의해서 체계화되었고, 1834년 스코틀랜드 자유교회, 그리고 미국의 남장로교와 북장로교의 질서를 따르고 있다.

교회에 사자가 세워진 것은 교회 질서가 확립된 것이다. 바울 서신에는 ‘감독과 집사’가 등장한다. 이 때 집사는 현재 장로교의 평신도 집사가 아니라, 한 가정 이상을 감당하는 사역자이다. 감독은 한 지역 이상을 관할한다. 그래서 교회는 지역을 범위로 설정한다. 선교단체가 등장하면서 교회를 교회(local church)와 단체(para church)를 구분했다. 그러나 교회는 반드시 ‘지역’을 설정해야 한다. 웨슬리가 교회 교구를 세계로 잡은 것은 성경적 교회 이해를 바꾼 것이다. 교회가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할 수 있지만 관할 구역은 될 수 없다. ‘협력하는 것’과 ‘관할하는 것’을 명백하게 구분해야 한다. ‘교회’는 지역 교회이다. 그리고 ‘노회’도 지역을 표기해야 한다. 요한계시록에 나타나는 ‘7 교회’는 현재 ‘노회’와 유사한 개념이다. 

3. ‘7 교회’는 ‘7 교회’이지만 한 교회이다. 요한계시록 연구에서 2-3장은 7 교회의 각 형편에 집중해서 주해하고 있다. 그러나 7 교회는 7 교회이지만 한 교회이다. 7 교회의 관점이 아닌 한 교회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을 시도한다. 

(1) 문제 있는 교회가 당연하다. 신약성경에서 가장 많은 문제를 가진 교회는 ‘고린도 교회’이다. 고린도 교회는 당파문제, 성찬문제, 성문제, 거룩문제(음식법), 질서문제(예언과 방언), 소송 문제 등 교회 문제 종합세트이다. 그런데 요한계시록 7 교회에서는 더 다른 문제들이 있다. 교회는 문제덩어리이다. 교회는 시작과 함께 문제가 등장했다(사도행전). 숫자가 많아지자 히브리 과부와 헬라파 과부의 구제에서 편향된 행정을 했고, 연보에 대해서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거짓 행동이 드러났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교회는 말씀(성례)과 기도 그리고 구제를 행하면서 성장했다. 복음이 이방 세계로 확산되면서는 더 다양한 문제를 양산했다. 그 때마다 교회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했다. 

문제가 없는 교회는 없다. 문제가 없는 교회를 찾는다면 하나님의 구속 경륜을 알지 못하며, 자신의 사명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섬김을 통해서 교회를 세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교회에서 안주하려는 자세는 탐욕이다. 참된 안식은 정지(포기)와 섬김(희생)에 있다. 교회 기관의 완전에서 평안을 얻으려는 자세는 불완전한 자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혹 완전한 교회가 있을지라도, 불완전한 사람이 볼 때 불완전하게 보인다. 외눈박이 사람 세계에서 두눈박이 사람이 비정상이기 때문이다. 죄인의 세상에서 완전은 있을 수 없다. 죄인의 세상 속에 있는 교회는 처음부터 불완전했다. 120명, 3,000명이 완전하다고 해도, 바로 교회에 문제가 발생했다. 2,000년이 지나면서 교회에는 더 많은 찌꺼기가 유입되었다.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을 수 있다. 그 때 답할 수 있는 것은... “사람으로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할 수 있다”(마 19:25-26)고 답한다.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께 달려 있다. 개혁신학은 사람이 구원에 개입하거나 관여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 문제가 있는 교회를 만났을 때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말자. 오히려 ‘들보’를 눈 안에 갖고 있는 나를 보고 놀라야 한다. 

(2) 교회는 연합해서 한 교회를 이룬다. 한 교회는 한 지교회를 의미하지 않는다. 교회는 연합한 교회를 의미한다. 단독 그리스도인이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단독으로 한 교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교회도 연합해서 한 기관을 이룬다. 요한이 7 교회에 편지를 보냈지만, 문제가 있고 연약한 7 교회가 연합해서 한 교회를 이룬다.

교회가 서로 연합하지 않으면 함께 몰락한다. 한국 교회는 네비우스 선교정책(자립, 자전, 자치)에 의해서 지교회주의가 강하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만 빠르게 몰락할 수도 있다. 연합한 교회는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다. 7 교회에 준 계시는 모든 교회가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서로를 알고 기도하며 돕고 연합할 수 있도록 인도한 것이다. 한 교회 문제를 해당 교회가 고치는 것이 당연하지만, 다른 교회들도 자신과 서로를 살펴야 한다. (살피는 기구로 노회는 시찰회를 두었고, 교회는 치리장로를 두었다. 시찰회와 치리장로는 살펴서 노회와 당회에 보고해서 협력해서 치리한다. 단독결정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 장로교회의 정치원리이다. 장로교회는 한 덩어리가 허물어지면, 썩은 덩어리를 제거하고 존재하는 가장 치열하게 거룩을 위해서 몸부림하는 교회질서체계이다) 

4) 교회는 이 땅에서 유일한 ‘계시 담지 기관이고 복음 전파 기관’이다. 소아시아는 완전한 이방 지역이다. 이방 지역에 회당이 아니며, 이방인 자체로 교회를 형성했다. 그러한 교회에 하늘에 계시를 준 것은 교회가 신적 계시 기관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시내산에서 임하는 여호와의 계시를 직접 보았다. 교회는 계시 전달자인 요한의 편지를 통해서 예수의 계시(divine revelation)을 받았다. 이스라엘은 계시를 현상으로 보았고, 율법의 중보자인 모세를 통해서 들었다. 교회는 십자가와 부활을 목격한 유대인과 유대교에 입교한 이방인들이 있었고, 직접 성령의 내주를 경험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성육신인 예수를 직접 보고 만지고 함께 생활했던 사랑하는 제자 요한을 통해서 명확한 기록으로 받았다. 계시 담지(진리의 기둥과 터)와 전달 역할(제사장 나라)이 이스라엘에서 교회로 확실하게 옮겨진 것을 보여준 것이다. 

5) 이번 요한계시록 이해 과정에서 2-3장의 세부적인 주해 과정은 생략한다. 그것은 7 교회가 ‘한 교회’임을 명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7 교회의 세부 사항을 살피면서 한 교회임을 찾지 못한 현실이다. 로마 교회(천주교)는 교황을 그리스도의 대리자로 세우고 한 교회 체계를 확립했다(교황주의). 감리교는 주교와 감독을 중심으로 한 교회 체계를 이룬다. 침례교회는 개교회를 한 교회로 세운다. 장로교회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노회를 한 교회로 세운다. 요한계시록 2-3장에 7 교회를 한 교회로 본다면 장로 교회의 노회 제도가 성경에 부합한다.

7 교회는 자치 교회이지만, 모두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는 ‘한 교회’이다. 주 예수의 계시는 각 교회의 사자에게 통보되었다. 통보를 받은 교회의 사자들은 받은 계시를 전달해야 한다. 요한이 기록한 계시는 문자 의미대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감동으로 전달되는 특수 전달 방식이다. 그래서 사자가 전하는 복음선포 방식을 통해서 전달된다. 그러나 또 요한이 기록한 문자를 통해서 이해한다. 계시 전달 방식은 교회의 사자가 전하는 선포와 기록된 문자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교회의 설립자이신 예수께서 교회를 성령을 통해서 직접 통치하신다. 사도도 대리자를 세우지 않았다. 예수를 성령을 보내셔서 예수를 증언하도록 하셨다(행 1:8). 예수를 대리하도록 하신 것이 아니다. 기록된 계시를 보존하고, 복음을 선포하도록 했다. 그런데 로마 교회는 기록된 계시를 왜곡하고(외경 인정), 복음 선포를 미신적인 미사로 대치시켰다. 

6) 교회는 계시를 주시는 예수를 믿는 기관이다. 예수는 자신이 설립한 기관을 몸소 다스리신다. 교회는 이스라엘을 대체하는 유일한 계시 담지와 선포 기관이다. 이 일을 교회의 사자에게 위임시켰다. 교회 사자는 복음을 선포하는 사명을 받았다. 교회는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를 믿고 경배해야 한다. 그리스도를 믿음은 곧 그를 보내신 아버지를 믿는 것이다.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한 예수를 교회는 힘써 영광돌려야 한다. 요한계시록 2-3장에서는 소아시아 7교회가, 믿음 정진에 부족한 모습을 보인 것을 책망하고, 서로 협력해서 완전에 이르도록 권면한 것이다. 그 책망에 계수 수납자인 에베소 교회 장로인 요한도 자유롭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