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에 나오는 바리새인들은 성경을 아주 잘 아는 사람들이었고,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들이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알 수 없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학문적 종교적 권위와는 다른 권위로 하나님을 증거하는 예수님을 향해 ‘이 사람은 배우지 아니하였거늘 어떻게 글을 아느냐(요7:15)’고 반문한다. 이들의 질문에 대하여 예수님은 ‘내 교훈은 내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의 것이니라(요7:16)’라고 답하신다. 주님의 가르침은 하나님 아버지의 가르침이라는 말이다. 이들은 ‘우리는 이 사람이 어디서 왔는지 아노라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에는 어디서 오시는지 아는 자가 없으리라(요7:27)’ 혹은 ‘성경에 이르기를 그리스도는 다윗의 씨로 또 다윗이 살던 마을 베들레헴에서 나오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요7:42)’라고 말하면서 예수님께서 나사렛에서 오셨다는 것으로 예수님이 메시야가 될 수 없음을 주장하며 예수님을 잡으려 한다. 그뿐 아니라 예수님께서 스스로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실 때도 ‘네가 너를 위하여 증언하니 네 증언은 참되지 아니하도다(요8:13)’라고 말하면서 예수님의 말씀을 부정하려 했다. 그러나 군종들 가운데는 ‘예수를 믿고 말하되 그리스도께서 오실지라도 그 행하실 표적이 이 사람이 행한 것보다 더 많으랴(요7:31)’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었다고 요한은 전한다. 그리고 ‘네가 사람이 되어 자칭 하나님이라(요10:33)’ 했다는 이유로 예수님을 돌로 치려하는 유대인들에게 예수님은 ‘만일 내가 내 아버지의 일을 행하지 아니하거든 나를 믿지 말려니와 / 내가 행하거든 나를 믿지 아니할지라도 그 일은 믿으라 그러면 너희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음을 깨달아 알리라(요10:37-38)’라고 말씀하시며 자기의 행한 일을 바탕으로 판단하라고 하신다. 이렇게 유대인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전통과 현실적인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예수님을 보았기 때문에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깨닫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예수님의 부활 이후에 교회가 만들어지고, 온 열방으로 복음이 전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위해 일하며 목숨을 바쳤음에도 불구하고 교회 역사에 더럽고 어두운 구석이 있는 이유는 교회의 사역자들 가운데 일부가 과거 유대인들처럼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전통에 매달리면서 자신들의 현실적인 이해관계에 매여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 교회를 이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언론을 통해 오늘날 일부 교회의 목사들의 비리와 교회 내에서의 제왕적 태도에 대해 비난이 일고, 교회가 교회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 역시 교회를 섬기는 자들이 복음의 전통이 아니라 자신들이 지키고 유지하려는 전통에 매달리려는 태도를 고집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하나님의 교회를 위한 삶이 아닌 자신들의 유익을 위한 현실적인 이해관계에 매달리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자들은 과거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고 십자가에 매달려했던 유대인들과 별 다름 없는 사람들이 아닐까?  

  올해도 부활절이 다가온다. 부활절을 준비하면서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골로새1:24)’라고 말한 바울의 말처럼, 복음과 교회를 위해 나의 몸에 채울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원한다.

오성환 목사(신학포럼 빛 원장, 이야기가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