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은 홍길동을 각색한 드라마이다. 전통적인 홍길동 이야기가 아닌 전혀 새로운 이야기인데, 홍길동 이야기이다. 그것은 동일 아이템이 있기 때문이다. ‘도둑’, ‘조선시대’, ‘백성을 위한’ 등이다. 그러나 ‘역적’은 전혀 새로운 전개를 보이고 있다. 내러티브의 힘이다. 우리 드라마는 내러티브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있다. ‘도깨비’, ‘푸른 바다의 전설’ 등 다양한 내러티브 변형 극본들이 등장하고 있다. 

‘홍길동’은 도둑인가? 의인인가? 드라마의 제목은 ‘역적’이라는 ‘반역 죄인’과 함께 ‘백성을 훔친’으로 죄목을 제시했다. 백성을 훔쳤기 때문에 백성에게는 의인이고, 왕에게는 역적이 되는 구조를 간명하게 제시했다. 

홍길동은 도둑인가? 의인인가? 이런 질문은 내러티브에 대한 의식이 없는 것이다. 조선 시대 허균은 이미 내러티브 기법을 사용했다. 내러티브는 예스와 노의 답이 없다. 그러나 분명한 합이 있다. 그 합이 무엇일까를 동의하는 모듬을 형성한다. 내러티브는 자연스럽게 아젠다를 형성하게 된다. 

홍길동에 대한 평가는 한 공동체에서 극명하게 분열된다. 그러나 내러티브에서 어떤 의미를 발생시키면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 내러티브는 의미를 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내러티브는 ‘즐거움’, ‘유희(遊戱)’를 목표로 한다. 

세속 내러티브는 ‘즐거움’을 목표로 하고, 성경 내러티브는 ‘믿음과 사랑’을 강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러티브에서 어떤 구체적인 의미를 산출시키면 반드시 모둠(당, 黨)을 만들어 제한된 의미를 따라서 분리를 시킨다. 분리시키는 ‘의미’의 역할은 내러티브의 목적을 바르게 산출한 것이 아니다. 

세속 내러티브는 단순한 즐거움을 목표로 하는데, 거기에서 도둑인가? 의인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행동은 문제가 있다.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을 시청할 때는 내러티브의 변형이 주는 즐거움을 가지면 된다고 생각한다. 

문학, 예술에서 어떤 확실한 의미가 도출되더라도, 예술(藝術)은 그 자체로 즐거움을 가지는 의식이 필요하다. 예술에 의미를 부여해서 난도질 하는 것은 이미 예술을 왜곡하는 것이며 관객의 즐거움을 앗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