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강해(6강) [요한계시록 1:9-20]

예수께서 요한에게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하도록 명령하심

1. 요한은(9절) 계시자인 알파와 오메가인 예수 그리스도에게(9절, 17절) 주의 날에(10절) 밧모섬에서 성령에 감동, 계시를 받았다. 사도 요한은 성령에 감동되어 큰 음성을 들었고(10절), 보았다(12, 17절). 사도 요한이 들은 것은 본 것을 두루마리에 기록해서 7교회에 보내라는 것이고, 본 것은 7 금 촛대(12절)와 7 별(16절)이었다. 사도 요한은 7 금 촛대는 7 교회이고, 7 별은 7 교회의 사자라고 제시했다(20절). 

요한계시록 1장 9-20절은 요한계시록 1장 1-8절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창세기 1장과 2장의 전개와 유사하다. 사도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받은 날, 방법, 대상 등에 대해서 제시한다. 창세기 1장과 2장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이루신 것과 이루신 목적에 대해서 제시한다. 창세기 방향은 ‘풍성한 창조’이다. 요한계시록에서 계시의 방향은 7 교회에게 주는 위로와 권면이다. 2-3장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2-22장 요한계시록 전체가 7교회에 주는 편지이다. 교회가 이 땅에서 그리스도의 다스림으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위로하고 권면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둠 뒤에 빛이 온다고 생각하는데(post tenebras lux), 복음은 교회의 왕이 세상의 왕임을 선포한다. 

사도 요한은 유일한 제국의 황제에 의해서 밧모 섬으로 유배되었지만, 주의 날 밧모 섬에 천상의 주께서 왕의 조서(계시)를 내렸다. 황제가 사도 요한이 자기 주(主)을 섬기지 못하도록 유배했는데, 더 선명하고 구체적인 왕의 조서를 받아, 주의 기관에 조서를 보내도록 명령했다. 사도가 유배되어 교회가 놀라고 당황했지만, 교회의 유일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다스린다(12-16절). 세상 왕 로마 황제는 교회를 박해하고 없애려고 하고, 교회의 왕 만유의 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를 거느리신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동산을 거니는 소리에 놀란 아담과 여자처럼, 교회를 거니는 인자 같은 이(13절)의 옷자락 소리에 로마 황제는 깜짝 놀랐다. 아담은 창조주 하나님께 적극적은 반역하지 못했지만, 로마 황제는 스스로 신이 되어 참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하는 적극적 반역 행동을 했다. 그러나 교회는 자기에게 임한 고난을 주의 가르침을 따라 마땅하게 생각했다. 교회는 시작부터 박해 받음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행 5:17-42). 

※ 구약 선지자들은 고난 받음을 이상하게 생각했고(하박국 등) 여호와의 명령을 이상하게 생각했다(요나 선지자). 그러나 복음의 사람은 고난과 박해에 대해서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복음의 사람)이라고 하면서, 아직도 고난에 대해서 ‘왜(Why)’를 외치는 사람이 있다. 복음을 자기 기준(육적 기준)에 의해서 판단하기 때문이다. 복음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육적 기준으로 판단하면 과거 율법에 매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선지자들은 율법 준수와 회복을 주장한 사역자들로 고난의 원인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복음의 사람도 고난의 원인에 대해서 명료하게 알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망 권세를 예수께서 이기시고 생명의 주로 통치하고 계심을 확신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난에서 고난의 원인을 탐구하거나 고난에서 구원할 구주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주의 이름을 고백한다. 

2. 예수는 ‘에고 에이미’이고, 요한은 ‘에고 요한’이다(9절). 예수는 자존자로서 완전한 ‘에고 에이미’이고, 요한은 개별 인격으로 자존자에 의존하는 ‘에고 요한’이다. 사도 요한은 자신을 요한이라고 밝히며, 주 하나님의 교회의 사자로서 자기 존재를 인식한다. 그리고 교회에 모든 지체와 형제로 자기 존재를 제시한다.

교회 사역자는 자기 자신과 모두와 하나님 앞에 자기 자신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공인은 자기 존재에 대한 인식이 분명해야 한다. 공인이 합당한 자기 의식이 없다면 공인의 자격이 없다. 목사는 하나님의 종으로 교회의 공인이다. 목사가 자기 존재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사도 요한은 자신을 요한으로 고백하며, 예수를 믿음으로 고난을 받고 있으며, 편지를 받는 사람들과 친구라고 제시하고 있다. 

※ 환난이 없는 교회가 있을까? 이 세상에서 환난을 받지 않는 그리스도인과 교회는 없었다.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었을 때에도, 교회는 정통과 이단의 치열한 싸움에서 정통파들은 많은 고난을 당했다. 그리고 정통 체계가 확립될 때에는 교회가 세속화가 거의 완료된 시점이 되었다. 환난을 벗어난 그리스도인은 없었다. 세상의 평안 중에 거하면서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자평하는 것은 속임수이다. 세상 목적을 추구하면서 스스로 의인이라고(공산주의, 사회주의) 자평하는 것도 속임수이다. 

3. 사도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때문에 밧모섬에 유배를 당했다(9절). ‘하나님 말씀 때문에’는 복음을 신실하게 선포했기 때문이다. 복음을 신실하게 전하면 그리스도인은 동료와 원수들에게 공격을 받아 환난에 이른다. 필자는 복음을 전하면 세상의 성공된 가치(많은 숫자를 목양함 등)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복음을 충실하게 전하면 세상에서 고난이 필연적으로 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 고난을 기쁘게 수용하면서 예수를 증언하는 것이다(참고 시편 23편). 복음을 충실하게 전해서 세상 성공을 얻을 수 있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혹여 세상 성공의 자리에 있다할지라도 자기부정에 의해서 세상 성공은 부인될 것이다. 그래서 ‘성공한 그리스도인’이라는 함정을 주의하도록 권면한다. 칼빈은 제네바에서 프랑스 사람으로 사역한 나그네였다. 성공한 사역자가 아니라 고난 중에 이룬 복음의 사역이었다. 그가 성공?했을 때에 제네바아카데미를 설립해서 유럽 전역에 바른 신학을 전파할 수 있었다. 우리가 ‘성공’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순간 육의 욕망이 발동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자기부정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사도들은 그리스도를 증언함(행 1:8)으로 오는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두 순교했다. 가장 오래 생존한 사도 요한은 순교자가 아닌 신학자라는 호칭을 부여했다. 사도 요한은 먼저가 동료들의 모든 사상과 복음을 집대성해서 요한복음을 최총작품으로 교회에 복음의 전체 체계를 완성시켰다. 성경에서 사도(목사)가 신실하게 복음을 선포해서 세상 성공을 한 경우는 어떤 사례도 없다. 그리스도인들이 교회의 외적 모습(교회 사이즈)를 보고서 성공과 실력을 평가한다면 성경적인 자세는 분명히 아니다. 

4. 사도 요한은 충성된 예수의 증인이었지만 밧모 섬에 유배를 당했다(9절). 밧모 섬에 있던 주의 날에 성령에 감동을 받았다(10절). ‘주의 날’은 ‘안식 후 첫날’에 정기적으로 예배가 시행되었고, 밧모섬에 온 사도 요한은 ‘주의 날’에 혼자서 주를 섬기는 시간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단독자로서 주일을 보내는 그리스도인에게는 큰 아픔이고 갈망이다. 빌립보 자주 장사 루디아에게 바울이 찾아왔듯이(행 16:11-15), 밧모섬에 홀로 예배하는 사도 요한에게 예수님이 찾아오셨다. 

사도 요한이 ‘성령에 감동을 받았다’는 것은 ‘성령 안에 있는 상태였다’(aorist)는 것의 의역이다(10절). 성령에 감동된 상태를 ‘황홀경(rapture)’으로 제시한 학자들도 있다(이상근, Bauckham/참고 행 22:17 비몽사몽간, in the trance). 이필찬은 황홀경을 ‘자기의식 상태를 벗어난 것’으로 제시했는데(이필찬, 2008:79). 의식이 벗어난 상태에 받은 정보를 기록한 문서는 신빙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좋은 제시라고 보기 어렵다. 이상근은 의식을 잃어버린 상태는 아니라고 제시했다(이상근, 1998: 55). 

성령의 감동은 예수께서 천사를 통해서 준 계시의 내용을 수납할 수 있는 길이다. 천사를 통해서 요한에게 주어진 계시이지만(1절), 성령께서 계시 내용을 밝히 펼쳐 주신 것이다(10절). 그래서 사도 요한은 성령께서 펼쳐 보여 주고 들려 준 것을 명령에 따라서 기록했다. (참고. 성령의 내적 조명은 성령께서 준 계시를 밝히 인식하는 과정이다. 사도 요한에게 준 계시는 최초로 준 계시이고, 후에 기록된 계시를 읽음으로 발생하는 복음은 성령의 조명(illuminatio)에 의한 산물이다.)

사도 요한이 받은 성령의 감동은 직접 계시의 유형으로 성령의 조명과 전적으로 구별해야 한다. 

사도 요한은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었다(10절). 나팔소리는 시작, 전쟁, 정지를 모든 백성이 알도록 하는 음성이었다(출 19장). 요한계시록에서 ‘나팔’은 중요하게 등장하는 ‘상징’ 중 하나이다. 나팔 소리로 시작했고, 나팔 소리와 함께 오신다(계 19-22장, 살전 4:16-18). 요한계시록 8, 9장에서 나팔 소리는 심판을 알리는 전쟁 나팔이고, 요한계시록 1장과 후반부에 들리는 큰 음성은 ‘주의 영광이 오는 소리’와 ‘성도가 부르는 승리의 찬양 소리’이다. 

5. 사도 요한이 계시를 받은 것과 기록하는 것(11절)에 대해서 비일은 구약의 예언자적 권위가 부여한 것으로 제시했다(비일, 2016: 352). 이필찬은 출 17:14을 병행구절로 제시하며 비일의 견해를 반복했다(이필찬, 2008:84-85). 그러나 사도는 구약의 선지자와 기능이 다르다. 메시아를 지시하는 선지자와 메시아를 증거하는 사도의 사역은 상당히 구분할 수 있다. 

6. 성령께서 사도 요한에게 본 것을 7 교회에 기록하여 보내라는 것이었다(10-11절). 일곱 교회는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이다(에서버두사빌라). 일곱 교회는 당시 소아시아에 있었던 7 교회이지만, 당시 모든 교회이며, 모든 세대에 있는 교회이다(참고 요한 17장). 사도 요한은 당시 7 교회와 모든 교회에 보내는 편지였다. 7 교회는 당시에 국한한 것이 아니고, 지금과 모든 세대에 있는 교회에 주는 것이다. 7교회는 당대 소아시아 교회의 모습이지만, 모든 교회에 해당하는 문제이고, 우리 교회의 문제이다.

신약성경에서 대표적인 문제 교회가 고린도 교회인데, 요한계시록 7 교회 문제는 보다 광범위한 문제가 있다. 교회는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안고서 주의 명령을 준행한다. 교회는 좀 덜 순수한 교회가 있고 좀 더 부패한 교회가 있지만 모두가 교회이다. 분명한 것은 완전한 교회는 없다는 것이다. 7 교회 중 빌라델비아와 서머나 교회에 책망이 없다고 해서 완전한 교회처럼 생각하는데, 지상에 완전한 교회는 없다. 지상에서 완전한 교회를 이루려는 생각도 바람직하지 않다. 교회는 서로 협력하고 존중하는 교회를 이루어야 한다. 자기의 완전과 진보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협력을 위한 섬김과 겸손을 내세워야 한다. 자기 의를 내세우는 교회는 도나투스파적 교회(Donatist Church)이다. 

7. ‘일곱 금 촛대’ 사이로 ‘인자같은 이’가 발에 끌리는 옷과 금띠를 하고 거닐고 있었다(12-16절).

사도 요한은 뒤에서 들리는 큰 음성을 보려고 돌이켰을 때에 일곱 금 촛대를 보았다(12절). 그리고 그 촛대 사이에 인자 같은 이가 발에 끌리는 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띠고 그의 머리와 털의 희기가 흰 양털 같고 눈 같으며, 그의 눈은 불꽃같고, 그의 발은 풀무불에 단련한 빛난 주석 같고, 그의 음성은 많은 물소리와 같으며, 그의 오른손에는 일곱별이 있고, 그의 입에서 좌우에 날선 검이 나오고 그 얼굴은 해가 힘 있게 비치는 것 같았다(13-16절). 

8. 사도 요한은 일곱 금 촛대와 촛대 사이를 거니는 본 인자같은 이의 모습이었다. 인자같은 이는 자신이 본 지상에 예수의 모습이 아니라, 변화산에서 변화한 예수의 모습이었고 승천한 주님의 모습이었다. 

다니엘 7:13에서 ‘인자’는 초림과 재림의 주에 대한 오버랩이 이고, 예수께서 제시한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 ‘죄사함의 권세가 있는 주’이시다. 요한계시록에서 인자는 일곱 금촛대를 거니시는 주님이시다(13-16절). 의복의 모습(13절)은 제사장의 모습처럼 보인다. 비일은 왕의 의복과 제사장 의복으로 동일한 묘사이지만, ‘제사장 의복’으로 이해할 것을 제시했다(비일, 2016: 360-361; 이상근, 1998: 57).

그런데 제사장의 역할을 고려한다면 왕으로 이해하는 것을 제안한다. 제사장은 위로의 사역이 아니라 죄사함을 하는 사역이다. 7 금 촛대는 7 교회로 완전한 교회이다. 교회 사이를 거니시는 것은 교회를 다스리는 사역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예수께서 자기 교회를 보호하시고 운영하시는 모습으로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 게마트리아(Gematria)는 숫자로 제시하고 해석하는 방법이다. 히브리어나 헬라어 알파벳에는 숫자 의미도 있어, 알파벳 배열로 숫자를 만들 수 있고, 반대로 숫자로 알파벳을 조성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네로=666’이라는 것이다. 네로의 음가의 합은 565인데, 가이사 음가가 10이 되어 666이라고 한다. 헬라어 예수의 음가의 합은 888이다. 우리나라의 숫자 원리는 ‘3,5,7,9’라는 것이 있다. 100일, 1000일 등으로 기준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숫자 질서는 인간 질서를 잘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8. 일곱 금 촛대는 세상의 모든 교회이고, 일곱 별은 일곱 교회의 사자이다(20절). 교회는 세상의 빛이다. 교회가 빛을 발하지 않으면 세상은 어둠에 있어 모든 사리를 분별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교회가 전혀 없었던 동양은 용을 숭배하는 것이 정설이었다. 등용문(登龍門), 용포(龍袍), 용안(龍顔) 등등 용(龍)은 임금과 통치권을 상징했다. 성경에서 용(龍)는 사탄과 동일하다. 그런데 동양은 용을 가장 복된 상징으로 사용했다. 용이 지배하고 용을 사모하는 세상에서, 교회가 빛을 밝히지 않으면 어둠에 있을 수 밖에 없다.

교회가 빛을 밝힐 수 있는 방법은 ‘초’를 관리하는 것과, 쉬지 않고 분향하는 것(기도)이다. 교회는 예수를 믿고 복음을 선포함으로 빛을 밝힌다. 성막 안에 어떤 빛도 들어오지 않는 상태에서 7 금촛대에서 빛이 유일했다. 지구도 참빛이 없는 상태에서 7교회가 빛을 발해야만 세상에 어둠이 사라진다. 말세에 악이 득세하는 것은 교회에 믿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눅 18:8). 동일하게 교회가 빛을 발하지 않기 때문에 악이 득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