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히브리서는 흔들리는 기독교 공동체를 향한 설교이다. 주후 약60년대에 기록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설교는 한 번의 박해가 지나간 후에 네로에 의한 박해를 당하기 전의 상황에 처한 기독교 공동체를 향한 설교로 보인다. 당시에 유대교는 로마의 법으로 인정된 종교였고, 기독교는 유대인들의 적대감으로 인해 유대교의 한 분파로서의 특권을 누릴 수 없게 되었고, 네로는 자신의 잘못을 기독교인들에게 뒤집어씌움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다가오는 박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이 생겼고, 그런 사람들을 향해 히브리서의 기자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가를 설명하면서 예수님의 영적인 우월함을 이야기하고, 유대인들이 주장하는 율법을 통한 행위 구원을 부정하면서, 예수님으로 인해 만들어진 구원을 이야기함으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신앙을 포기하지 말 것을 이야기했다.

히브리서 1장에서 히브리서의 기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우월함을 천사와 비교하면서 이야기한다. 히브리서의 기자는 히브리서 2:1에서 ‘그러므로’라는 말을 사용함으로 히브리서 1장에서 언급한 예수께서 천사들 보다 우월하심을 말한다. 그러면서 히브리서의 기자는 복음이라는 말 대신에 ‘우리가 들은 것’을 유념하면서 ‘흘러 떠내려가지 않도록’ 하자고 말한다. 여기서 흔들린다는 말은 배가 항구에 정박하지 못한 상태 혹은 배가 닻을 내렸음에도 안정되지 못하고 흔들리는 상태를 말한다. 70인경이라는 헬라어 성경에서는 잠언 3:21의 ‘내 아들아 완전한 지혜와 근신을 지키고 이것들을 네 눈 앞에서 떠나지 말게 하라’라는 말씀을 히브리어에서 헬라어로 번역하면서‘떠난다’는 말을 히브리서 2:1의 ‘흘러 떠내려가다’라는 말과 같은 말을 썼다. 따라서 ‘흘러 떠내려가지 않도록’하라는 말은 히브리서 1:2-3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구원의 실재를 놓치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다. 히브리서의 기자는 왜 ‘흘러 떠내려가지 않도록’할 것을 부탁하고 있는가?

2.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다가오는 박해로 인한 고통에 대한 두려움으로 교회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가오는 박해는 모든 사람들을 힘들게 했을 것이고, 결국 복음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뿐 아니라 다가오는 빅해를 바라보는 공동체의 신앙적인 미성숙이 히브리서를 받아보는 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를 떠나 ‘흘러 떠내려’가는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때가 오래 되었으므로 너희가 마땅히 선생이 되었을 터인데 너희가 다시 하나님의 말씀의 초보에 대하여 누구에게서 가르침을 받아야 할 처지이니 단단한 음식은 못 먹고 젖이나 먹어야 할 자가 되었도다(히브리서5:12)’라고 공동체의 신앙적인 상태를 말하고 있다. 그래서 히브리서의 기자는 ‘흘러 떠내려가지 않도록’생각할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이야기한다. 히브리서를 받아보는 사람들, 혹은 히브리서의 기자의 설교를 듣는 사람들이 유대교를 잘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2절에서 히브리서의 기자는 구약의 역사 안에서 보여준 이스라엘의 실패의 역사를 ‘모든 범죄함과 순종치 아니함(히브리서2:2)’으로 이야기한다. 즉,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세를 통해 얻어진 율법 - 여기서는 ‘천사를 통하여 하신 말씀’- 을 지키지 못함으로도 하나님의 징계, 즉 ‘공정한 보응(히브리서2:2)’을 받았다면, 천사보다 우월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을 등한히 여긴다면 받아야 하는 보응이 얼마나 크겠냐는 것이다. 그래서 히브리서의 기자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들은 이야기들을 유념하면서 ‘흘러 떠내려가지 않도록’주의하자고 말하는 것이다.

3.그뿐 아니라 히브리서의 기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어지는 구원은 ‘처음에 주로 말씀하신 바요 들은 자들이 우리에게 확증한 바(히브리서2:3)’라고 확실히 말한다. 3절의 이 말씀은 2절의 ‘천사들을 통하여 하신 말씀’과 대조를 이룬다. 특별히 1장에서 언급된 예수 그리스도께서 천사들보다 우월하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주님의 말씀을 통해서 전해진 구원을 등한시하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스도를 통해 얻어지는 구원에 대한 말씀은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예수님의 제자들을 통해 전해졌을 것이다. 그리고 히브리서의 기자 역시 그들을 통해서 배운 말씀이고, 이 말씀은 4절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표적과 기사들과 여러 가지 능력 및 자기의 뜻을 따라 성령이 나누어주신 것’들을 통해서 더욱 강하게 확증된다.‘말씀하신 것과 들음으로 확증한바’를 우리는‘전통’이라고 부른다. 그 전통은 하나님께서 증거하심으로 확정되었다는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이런 기적과 표적이 하나님의 말씀을 확증하고 있다는 말이다. 누가는 복음을 이야기하면서‘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누가복음1:1)’을 말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즉, 주님을 통해 이루어진 말씀과 주님을 통해 이루어진 행하심을 통한‘표적과 기사들과 여러 가지 능력 및 자기의 뜻을 따라 성령이 나누어주신 것’을 이야기함으로 데오빌로가 배운 것을 더 확실하게 하겠다는 말이다. 히브리서의 기자 주께서 말씀하신 것을 전해 들었을 뿐 아니라, 그 말씀을 통해 드라난 거역할 수 없는 증거들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4. 히브리서를 받아든 공동체가 믿음이 흔들렸던 것처럼 우리의 믿음을 흔드는 것들이 있다. 히브리서를 쓴 기자의 시대에는 박해로 인한 고통과 당시 사회적인 갈등들이 있었을 것이다. 기독교인이 사회적인 피해를 받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었다면 더욱 스스로 그리스도인임을 드러내는 것을 피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일하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신앙적인 미성숙이 우리의 믿음을 흔든다. 주님을 통해 말씀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에 대한 교훈과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교훈을 세상적인 원리에서 받아들이려는 태도가 믿음을 흔들고 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히브리서 저자는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그리고 스스로 하나님의 백성임을 드러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약속하신 이는 미쁘시니 우리가 믿는 도리의 소망을 움직이지 말며 굳게 잡고 /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 25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히브리서10:23-25)’자고 말하고 있다. 흔들리지 말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