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강해(3강) [요한계시록 1:1-3]

사도 요한이 기록한 계시에 대한 자세

1. 사도 요한은 천사를 통해서 계시를 받았다. 사도 바울이 다메섹으로 가는 길 위에서 받은 계시(행 9장)와 다른 방식이다. 바울은 음성으로, 요한은 상으로 계시를 받았다. 계시의 방법과 내용에 차이가 있지만, 권위나 가치는 동일하다. 계시를 주신 목적이 복음을 전해서 교회를 세우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2. 사도 요한에게 주신 계시는 ‘속히 일어날 일들’이다(1절). 요한계시록 해석의 난점은 시제를 결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동사 시제가 있지만 의미 결정은 시제 결정을 명료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속히 일어날 일들’이기 때문에 미래 시제이지만, 현재 시제도 된다. 모든 문장에서 시제를 결정하면서 이해해야 한다. 현재진행과 미래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진행으로 번역하면 ‘확실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로 번역할 수 있다. 로마 황제에 의한 교회 박해가 현재 진행 중인 것이 사실이고,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환난이 올 것도 확실하다. 사도 요한에게 계시를 주신 목적은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환난에서 이길 수 있도록 위로와 방안과 소망을 주는 것이다. 

3. 2절. “요한은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증거를 보아서 증거하다.” 증거하다. ἐμαρτύρησεν는 시제가 ‘부정과거(aorist)’이다. 부정과거(不定過去)를 우리 개념으로 번역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부정과거는 완료적 상(perfective aspect)으로 단회적 사건이지만, 시간과 관계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를 표현하는 문법이다.

사도 요한은 자신이 본 것,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증거를 증거하였다. μαρτύρία는 ‘증거’이고, 마르투스(μάρτυς)는 ‘증인으로 순교자’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의 증인은 순교에 대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복음,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맡기신 계시(복음)를 바르게 증거하는 것은 1세기나 21세기에도 죽음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도 요한은 순교하지 않은 유일한 사도인데, 가장 오래 생존하면서 사도들의 가르침을 총합하였다. 가장 오래 생존한 사도 요한에게는 모든 계시를 총합할 임무가 주어졌다. 복음의 총화the sum of the gospel)는 요한복음이고, 신약성경 마지막 문서라고 생각한다. 많은 연구자들이 요한계시록을 마지막 문서로 생각하는데, 요한계시록 후에 신약계시 모든 계시를 종결하는 계시는 요한복음으로 보는 것을 제안한다.

칼빈은 그리스도께서 행하며 가르치는 모습을 순서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금지했다. 주 예수 그리스도는 복음(막 1:1)을 가르쳐 지키도록 하는 선지자이시고, 백성의 죄를 사하는 대제사장이시고, 영원히 다스리며 영광을 받으실 만왕의 왕이시다.

4. ‘하나님의 말씀’(2절, λόγον)과 ‘예언의 말씀’(3절, λόγους)은 우리말에서 수(數)에 대해서 번역하지 않았지만, 전자는 ‘단수’이고 후자는 ‘복수’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성자 하나님’이시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증거(2절)’ 곧 ‘예언의 말씀들’은 ‘성자 하나님에 관한 내용’이다.

천사를 통해서 요한에게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주셨다(1-2절). 그리고 요한은 모든 것을 모두 기록했다. 

5. ‘복(福, Μακάριος)’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마 5장, 팔복). ‘복’을 먼저 선언하는 것이다.

3절. “그 사람에게는 복이 있을 것이다, 읽는 자 그리고 예언을 말씀들을 듣는 사람들과 기록된 말씀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복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때가 가까이 오기 때문이다” ‘καὶ’가 세 개가 있기 때문에, 복을 받는 부류를 세 부류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정관사가 ‘두 개(ὁ와 οἱ)’이기 때문에 두 부류로 보아야 한다. 전자는 남성 단수 정관사이고, 후자는 남성 복수 정관사이다. 읽는 자, 듣는 자, 지키는 자의 세 부류가 아니다. 두 부류가 복을 받는데, ‘읽는 자’와 ‘예언된 말씀들을 듣고 기록된 것을 지키는 자들’이 복이 있다.

전자는 ‘단수’이고 후자는 ‘복수’이다. 예언의 말씀들을 읽는 자는 교회에 보냄받은 사자들이다. 예언의 말씀들을 읽고 바르게 전하는 자들이 복이 있다. 그리고 그 말씀들을 듣고, 기록된 말씀들을 지키는 자들이 복이 있다. 듣는 자는 읽는 자가 전하는 것을 정확하게 숙지해야 한다. 그리고 기록된 것을 모두 지켜야 한다. 이것이 가르치는 교회와 듣는 교회(ecclesia docens et ecclesia audiens)로 구분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 교회에 복음을 전하는 자와 듣고 지키는 자가 있지만, 어린양의 보좌 아래에서 계급이나 질(質)에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로마 교회(천주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에 마리아, 성자 숭배, 교황, 사제의 사면권 등으로 계급적이다. 성경은 천상의 어린양과 교회(성도)로 구분한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에서 속격으로 이해하는 것에 주의한다. 그것은 계시가 하나님 -> 예수 -> 천사 -> 요한 -> 교회로 계급적이 된다. 그러나 주격으로 이해하면 예수(하나님) -> 천사 -> 요한 -> 교회로 명료한 구도가 된다. 그래서 요한으로부터 주어진 말씀들, 기록된 계시는 듣는 자가 주의 계시를 직접 듣는 것과 같다. 신약 성경이 완성(계시 완료, 계시 충족)되면 모든 성도들은 기록된 말씀을 전하는 자가 해석한 말씀(복음)에 근거해서 주의 말씀을 듣는다. 

6. 복(福)은 예수께서 마태복음 5장에서 풍성하게 제시했다. 복은 인간의 본성과 영이 모두 충만한 것이다(참조 요3서 1절). 전하는 자는 예언의 말씀들을 바르게 전해야 복이 있고, 듣고 지키는 자들은 예언의 말씀들과 기록된 계시를 잘 이해해야 복이 있다.

이는 ‘때가 가깝기’(ὁ γὰρ καιρὸς ἐγγύς) 때문이다. 때가 임박한 것으로 이해하면 미래이고, 때가 도래한 것으로 이해하면 현재이다. 교회에게 고난은 이미 왔다. ‘때’는 현재에서 미래로 가는 것이다.

부활하신 주께서 통치하는 교회에 고난이 온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교회에 주어진 고난에서 그리스도인은 복음을 선포하고, 선포된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일을 계속한다. 그 고난에서 어린양의 영광이 드러난다. 그리스도인은 높임을 받으신 주 예수를 보면서 기뻐한다. 자기 자신의 처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고, 자기 행위에 의해서 높임을 받으신 주 예수로 자기를 평가한다. 그리스도인의 존재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이다(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소요리문답 1문). 그리스도인에게 위로의 유일한 근원은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1문). 

그리스도인은 가장 깊은 어둠에서 가장 밝은 참빛을 볼 수 있다(요 1:1-5).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빛을 본 자는 어둠을 보지 않기 때문이다. 어둠의 고난에서 빛의 소망을 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은 위로를 받으며 승리를 확신할 수 있다. 요한 사도의 날에서부터 때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어둠과 무질서도 점점 증가되었다. 동성애, 가정해체 등은 거의 완료가 된 상태이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질서를 표준으로 하지 않고, 유일한 계시의 말씀인 성경을 표준으로 삼고 듣고 지킨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세대에 계시를 전하는 자나 듣고 지키는 자는 복이 있다. 세상의 즐거움이 아무리 커도 하늘의 즐거움과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즐거움은 짧고 쇄하여진다. 그러나 하늘의 즐거움은 영원하고 새로워진다. 

7. 사도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천사를 통해 보여주신 모든 것을 모든 그리스도인을 위해서 문자로 기록했다. 사도 요한이 기록한 계시의 말씀을 읽는 사람은 위로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 복음을 듣고 지키는 자들은 모든 계시 말씀들을 지켜야 한다. 우리는 요한계시록의 기록 목적(원리)를 ‘위로와 어린양의 영광’으로 규정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에게 하늘 보좌에 앉으신 어린양으로부터 위로가 있음을 확신한다. 그리고 그 위로를 받는 그리스도인은 보좌에 앉으신 어린양에게 영광과 찬송을 세세무궁토록 올리기를 바란다. 이 땅이 아무리 혼란하고 어두워도 어린양의 영광을 훼방하거나 약하게 할 세력은 없다. 그것은 속히 오시는 주 예수께서 증명해 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