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말씀묵상] 역대상 6:12~42 하나님의 백성이 자기 정체성을 아는 것 (찬 208)

1. 솔로몬의 성전 봉헌 기도의 기록이다. 성전 건축자인 솔로몬은 이스라엘 백성을 대신하여 성전 봉헌 기도를 드리는데 이 내용은 하나님의 언약 백성의 지도자인 솔로몬이 그 백성의 정체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가를 잘 보여준다. 왕이나 지도자가 자신이 다스리고 인도하는 백성이 누구이며 그들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은 하나님의 교회를 목양하는 목사와 장로들에게도 마찬가지다.

2. 솔로몬은 성전 봉헌식을 위해서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나의 강단을 만들어두었는데 그 강단은 가로 세로가 각각 5규빗 씩이고 높이가 3규빗이 되는 놋으로 만든 강단이었다. 그 위에 올라가 솔로몬은 이스라엘 회중을 마주 대하여 손을 폈다. 이것은 히브리 사람들이 기도하는 보편적인 자세였다. 그는 무릎을 꿇고 하늘을 향하여 손을 폈다. 왕도 역시 하나님의 위임을 받은 자이며 하나님의 종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기도하려고 무릎을 꿇는 것은 복된 일이다. 지도자들이 모든 권위와 권력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잊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3. 솔로몬의 기도 내용은 중요하다. 그는 먼저 신실하신 하나님을 찬송한다(14~17). 하나님은 다윗에게 약속하신 모든 것을 이루어주셨다. 솔로몬은 다윗에게 말씀하신 것을 앞으로도 지켜 주시기를 하나님께 구한다. 다윗에게 말씀하신 것은 다윗 언약을 가리킨다(삼하 7). 또한 솔로몬은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지은 이 성전에 계실 수 없는 분이라고 인정한다(18). 하나님은 인간이 만든 성전에 거하실 수 없는 크신 하나님이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향한 자신들의 정성으로 하나님을 제한하려 하는가? 자신이 하나님께 드린 것이 하나님께도 큰 것이고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하나님을 우리의 생각, 헌신, 봉사와 섬김으로 제한하지 말라. 솔로몬은 “하나님은 여기 계실 수 없는 분이시며 저는 하나님을 제한하지 않습니다”라고 고백한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신다(21).

4. 계속해서 솔로몬은 여러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면서 간구한다(19~39). 첫째, 범죄하는 경우의 간구다(22~23). 잘잘못을 정확하게 아시고 가르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 뿐이시다. 그는 성전에 하나님의 임재로 말미암아 자기가 다스리는 땅에 하나님의 정의가 드러나기를 기도한다. 두번째, 적이 공격하는 경우인데(24~25) 이스라엘이 적의 공격을 받아 패하는 것은 영적인 문제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보호해주신다고 언약하셨기 때문인데, 그 보호를 위해서 하나님이 일하지 않으셨다는 것은 언약이 깨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이스라엘이 범죄하였다는 뜻이다. 그 때에도 돌이켜 기도하면 들어달라고 그는 구한다. 세번째, 가뭄의 경우다(26~27). 구약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가뭄도 영적 원인을 가진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모든 자연적 공급을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네번째, 기근/전염병/재앙/질병 등의 경우다(28~31). 이것들도 다 영적으로 관련이 있다. 신앙은 결코 우리 인생의 많은 영역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 우리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관련을 가진다. 다섯째, 이방인들의 기도를 언급한다(32~33). 이 기도야말로 솔로몬이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그 백성의 정체성을 성경적으로 이해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데, 이방인이 구원을 얻어 하나님의 백성이 될 것이라는 암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이방인의 기도도 들으실 것이다. 이방인들은 이스라엘을 통해서 하나님께 인도함을 받게 될 것이다. 이 일에 있어서 성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 성전은 곧 그리스도 자신이시다. 솔로몬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언약의 내용을 이해하고 있었다(창 12:1~3). 여섯째, 전쟁의 경우다(34~35). 전쟁하러 나갈 때 그들은 기도할 것이다. 이 기도는 전쟁은 하나님께 속해있다는 신앙고백이다. 일곱째, 범죄함으로 그들이 포로가 될 경우이다(36~39). 솔로몬은 선지자처럼 예언을 한다. 범죄함으로 포로가 되어 먼 나라로 잡혀갈 때에도 이 곳을 향해서 기도하면 들으시고 용서해 달라는 간구다. 실제로 이 일이 역사 속에서 일어났으며 에스라가 역대기를 쓰고 있을 때는 백성들이 그 아픈 경험을 이미 하고 난 뒤였다. 그렇기에 포로에서 돌아와서 이 말씀을 읽는 백성들에게 이 말씀은 전율할만한 내용이었을 것이다.

5. 솔로몬의 마지막 기도는 아버지 다윗이 쓴 시편을 인용하는 것이었다(41~42; 시 132:8~10). 기름부음 받은 자는 솔로몬이다. 그는 자기가 하나님을 위해서 행한 일에 근거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에 근거하여 기도를 마친다. 아무도 자기가 행한 일에 근거하여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다. 솔로몬은 하나님께서 얼굴을 돌리지 마시길 기도한다. 하지만 그의 인생에서 얼굴을 돌린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이었다. 우리는 그렇지 않은가?

6. 본문이 주는 몇 가지 교훈이 있다. 첫째, 하나님을 제한하지 말라. 우리의 섬김이 아무리 귀해도 그것으로 하나님을 제한할 수 없다. 우리가 무엇을 드리더라도 솔로몬처럼 “하나님이 어떻게 이것으로 기뻐하실 수 있으시고 이것으로 만족하시겠습니까?”라고 말해야 한다. 둘째, 우리 인생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다 영적 관련성을 가진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우리의 영적 생활의 결과로 나타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일이 우연히 일어나지 않으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교훈이 있으며, 신앙이 인생의 많은 영역 중 하나가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는 모든 일에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교훈을 배우고 살아가는가? 셋째, 하나님은 이스라엘만의 하나님이 아니시다. 솔로몬은 이방인이 하나님께 구하면 다 들어주시고 그로 말미암아 땅의 모든 만민이 주의 이름을 알고 주의 백성 이스라엘과 차별이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게 해달라고 구했다. 이것은 솔로몬이 아브라함 언약(창 12:1~3)을 통해서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과 사명을 이해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늘 교회는 과연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사명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우리의 예산, 우리의 행사, 우리의 목회계획이 이것을 어떻게 반영하는가? 당신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서 이 정체성과 사명을 인식하고 반영하면서 살아가는가?

7. “하나님 아버지, 저희 섬김과 봉사로 하나님을 제한하지 말게 하시고 저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 속에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가르쳐주시는 교훈을 배우게 하옵소서.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 교회로서 저희가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지를 알고 주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은혜도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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