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하고 듣기는 말하는 자와 듣는 자의 인격적인 교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하나님께서 우리와 이야기하신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스스로 우리의 차원으로 낮아지심을 의미하며, 그 낮아지심으로 우리를 사랑하시고 있음 십자가에서 예수님께서 죽으심으로 확증하셨다. 로마서에서는 이런 하나님의 낮아지심을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로마서5:8)’라고 말한다. 빌립보서에서는 이런 하나님의 낮아지심을‘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빌립보서2:7)’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이야기하시기를 원하셨고,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인격적으로 다가서셨다는 말이다. 이런 인격적인 교감을 바탕으로 하나님은 우리와 이야기하시기를 원하신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이사야1:1)’고 말하신다. 하나님의 이 초대는 다분히 하나님께서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을 나무라시는 의미가 있다. 언제나 함께하시고, 언제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공급하셨는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의심하고, 하나님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혼합주의적인 신앙을 갖게 되었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과는 상관없이 다양한 제사를 통해서 자신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야기하자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살아계시기 때문에 그의 백성들과 이야기하실 수 있고,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인위적인 제사가 아니라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따라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주의 많은 긍휼을 따라 내 죄악을 지워 주소서 / 나의 죄악을 말갛게 씻으시며 나의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 / 무릇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시51:1-3)’라는 고백을 통해서 진홍같이 붉은 죄를 흰 양털같이 해주시겠다 말이다.

2. 그래서 하나님과의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중요한 바탕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에 대한 믿음이다. 예수님도 기도를 가르치시면서 살아계신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마태복음6:8)’라고 말씀하신다. 혹시 자신의 기도가 응답되지 못할 것 같아서 중언부언하는 이방인들의 기도를 본받지 말고, 하나님께서 이미 그의 백성들의 필요를 아시고 채우신다는 믿음을 갖고 하나님과 이야기하라는 말씀이다. 살아계신 하나님은 우리를 아시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향해 하나님께서‘너희에게는 심지어 머리털까지도 다 세신 바 되었나니(누가복음12:7)’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 앞에 감출 수 있는 것이 없고, 이미 우리를 만드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실 뿐 아니라,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실 준비가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이야기를 나눌 때 필요한 또 다른 바탕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찾아오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않으신다고 말씀하신다. 다윗도 고난을 당하면서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비방 거리요 백성의 조롱 거리니이다 / 나를 보는 자는 다 나를 비웃으며 입술을 비쭉거리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되 / 그가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 걸, 그를 기뻐하시니 건지실 걸 하나이다(시22:6-8)’라고 말한다. 다윗이 당하는 고통 중 가장 큰 것은 고난 가운데 있는 다윗을 보면서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 걸, 그를 기뻐하시니 건지실 걸’이라고 말하는 주변 사람들의 말이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의 삶 속에서 그리고 자신의 과거 역사 안에서 언제나 자신에게 찾아오신 하나님을 믿기에 ‘나를 멀리 하지 마옵소서 환난이 가까우나 도울 자 없나이다(시22:11)’라고 말한다. 하나님만이 자신의 구원이시라는 말이다.

3. 우리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에 대한 좋은 모델이 바로 엘리야이고, 특별히 오늘 읽은 본문에서의 사건, 즉 갈멜산에서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850명과의 싸움이다. 여기서 엘리야는 다윗이 환난을 당하는 상황에 처한 것과는 달리 스스로 불리한 장소와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갈멜산이 그렇고, 겨루는 방식이 그랬고, 저녁 시간이 그랬다. 문제는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이 찾은 신들은 살아있지 않은 신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받은 송아지를 가져다가 잡고 아침부터 낮까지 바알의 이름을 불러 이르되 바알이여 우리에게 응답하소서 하나 아무 소리도 없고 아무 응답하는 자도 없으므로 그들이 그 쌓은 제단 주위에서 뛰놀(열왕기하18:26)’았을 뿐 아니라 ‘그들이 큰 소리로 부르고 그들의 규례를 따라 피가 흐르기까지 칼과 창으로 그들의 몸을 상하게 하(열왕기하18:28)’였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바울은 살아있는 신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엘리야의 ‘아브라함과 이삭과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이스라엘 중에서 하나님이신 것과 내가 주의 종인 것과 내가 주의 말씀대로 이 모든 일을 행하는 것을 오늘 알게 하옵소서 / 여호와여 내게 응답하옵소서 내게 응답하옵소서 이 백성에게 주 여호와는 하나님이신 것과 주는 그들의 마음을 되돌이키심을 알게 하옵소서(열왕기상18:36-37)’라는 간단한 기도에 응답하셨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드러내는 순간이었고,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의 기도에 응답하심을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4.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이사야1:1)’라는 초청을 받은 자들이다. 이런 초청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는 우리들을 향한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과 이야기하기 위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래사 엘리야 같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고, 하나님과 나눔을 통해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는 확신이다. ‘여호와여 내게 응답하옵소서 내게 응답하옵소서 이 백성에게 주 여호와는 하나님이신 것과 주는 그들의 마음을 되돌이키심을 알게 하옵소서(열왕기상18:36-37)’라는 엘리야의 기도가 우리의 기도가 되기를 소원한다. 우리가 ‘주 여호와는 하나님이신 것과 주는 우리의 마음을 되돌이키심을’깨닫고 살아계신 하나님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우리의 주어진 삶을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