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다윗은 자신의 청원이 거절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의 영적 감각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간다(16~27). 그는 섭섭함이 아니라 감사함으로 나아간다. 거절 당한 자의 감사야말로 신앙의 진수가 아니고 무엇인가! 그 첫 감사는“나를 존귀한 자들같이 여기셨나이다”이다(17). 하나님이 거절하신 것은 자신의 청원이지 자신의 마음이나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윗은 알았다. 오히려 그 거절은 자신을 존귀하게 여기신 결과라고 생각했다. 둘째 감사는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영예에 대하여”(18)라는 말에 있다.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베푸신 것이 거절인데 그는 영예라고 말한다. 하나님이 이새의 막내 아들이고 목동인 자기에게 영예를 주시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가 이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는 지금까지 자기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가 지금의 사건을 해석하는 열쇠임을 알고 있다. 셋째는 “주께서 주의 종을 위하여 주의 뜻대로 이 모든 큰 일을 행하사”(19)이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기를 위해서 이 모든 일을 행하신다고 믿었는데 이것이 믿음이다(시 57:2). 넷째로, “주께서 이 좋은 것으로 주의 종에게 허락하시고”(26)이다. ‘이 좋은 것’은 자기가 하나님을 위해서 하겠다고 구했던 것보다 더 좋은 하나님의 계획이다. 이것이 좋은 것이다.

4. 다윗의 불편한 마음은 신자에게는 합당한 마음이다. 하나님은 다윗의 마음을 합당하게 여기시고 기뻐하시고 그것을 받으셨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를 통해서 이 복된 언약의 축복을 다윗에게 허락하셨다. 우리는 삶에서 이런 불편한 마음을 하나님께 가지고 있는가? 그 마음을 하나님 앞에 분명하게 표현하는가? 이것은 우리의 믿음의 시금석이다.

5. 그러나 하나님께서 지적하신 것은, 자칫 한 순간이라도 우리가 하나님을 섬길 때 ‘내가 하나님을 위해서 뭔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은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의 봉사와 섬김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섬겨주시고 구원해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요, 반응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이 말씀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라.

6. 하나님의 거절은 나를 거절하심이 아니다. 다윗에게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우리의 기도 생활이나 신앙 생활은 응답된 기도와 거절된 기도들 속에서 하나님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다윗이 가졌던 믿음 즉 하나님의 인격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신뢰와 확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선하심은 응답받고 거절받는 기도에 의존하지 않는다. 우리를 구원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선하심과 인자하심에 근거한 하나님과의 사귐이 없이 이런 믿음의 관계는 형성되지 않는다. 당신의 신앙을 돌아보라.

7.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비뚤어진 우선순위를 갖고 살면서도 하나님께 불편한 마음 조차 가지지 않았다면 그것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다윗이 그랬듯이 저희의 마음을 하나님께 늘 표현하며 살게 하옵시고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신뢰하면서 하나님과의 깊은 사귐의 기쁨을 누리게 하옵소서. 그리고 거절된 기도가 하나님의 더 놀랍고 선하신 응답임을 알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저희가 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