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아내’라는 영화가 있다. 2009년에 로베르트 슈벤트케라는 감독이 만든 영화로 107분 정도의 영화는 교통 사고를 당한 아이가 미래에서 온 자신과 만남으로 시작한다. 아이는 사고를 통해 자신이 시간여행을 하는 사람임을 깨달았고, 그때부터 감독은 아이의 시간 여행을 따라다닌다. 아이는 시간여행을 하며 어느 시간대에서 한 소녀를 만난다. 그리고 그 소녀가 결혼할 수 있는 시간대를 길게 여행하면서 여인으로 성장한 그 소녀를 만나고 그 소녀와 사랑하게 된다.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은 당연히 결혼하여 행복한 삶을 보낸다. 이 부부의 불행은 아기가 없다는 것이다. 감독은 이들이 아이를 갖기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문제는 아기가 시간여행을 하는 아빠의 유전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아기도 시간여행을 할 수 있고, 엄마의 뱃속에서 아이는 두 번이나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다행이 시간여행보다 엄마와 아빠를 만나기 원하는 예쁜 딸을 낳았고, 행복한 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 시간 여행자는 사냥을 좋아하는 장인의 사냥터로 시간 여행을 하던 중 장인의 총에 맞아 죽게 된다. 이것이 ‘시간 여행자의 아내’라는 영화의 줄거리이다.

이 영화는 시간 여행이라는 설정을 빼고 이야기를 재구성해보면 아주 평범한 여인의 삶을 이야기한다. 여인은 누군가를 만나 결혼하고, 일에 바쁜 남편을 기다리고, 또 자기의 일에 바삐 살아가는 여자는 다른 사람들은 결혼만 하면 잘도 낳는 아기를 이 여자는 두 번이나 유산한 후에야 겨우 딸을 낳아 기뻐한다. 이들 사이에는 보통 사람들처럼 부부간의 갈등도 있고, 냉전의 시간도 있지만, 여인은 뜻하지 않은 로또 당첨으로 부자도 되고, 멋진 집도 사면서 즐거워한다. 이렇게 여인의 평범한 이야기를 감독은 남자의 시간여행과 얽어서 ‘영화’라는 틀로 설명하고 있다. 감독은 ‘시간 여행’을 하는 남편을 둔 아내라는 특수함으로 평범한 한 여인의 이야기를 특별한 사랑이야기로 그리고 있다.

하나님의 이야기도 평범한 사람들을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특별한 사람으로 만드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이런 면에서 성경의 이야기들은 ‘시간여행자의 아내’와 비숫한 면이 있다. 평범한 사람인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은 자신의 아브라함을 통한 하나님의 꿈을 보여줌으로 믿음으로 우르를 나올 수 있게 해 주었고, 절망과 좌절의 시간을 보냈던 평범한 정치범 모세에게 하나님은 나라를 만들게 하셨다. 그러나 아브라함과 모세 같은 사람들은 우리와 차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성경에 나오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특별함을 부담스러워한다. 성전 미문에서 앉은뱅이를 일으킨 베드로도 ‘이스라엘 사람들아 이 일을 왜 놀랍게 여기느냐 우리 개인의 권능과 경건으로 이 사람을 걷게 한 것처럼 왜 우리를 주목하느냐(사도행전3:12)‘라고 말한다. 루스드라에서 발을 쓰지 못하는 사람을 고치자 사람들이 바나바와 바울을 신으로 생각했을 때도 바울은 ’우리도 여러분과 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이라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이런 헛된 일을 버리고 천지와 바다와 그 가운데 만물을 지으시고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함이라(사도행전14:15)’라고 말했다. 베드로나 바울은 자신들의 평범함을 특별함으로 바꾸신 하나님을 주목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우리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지만, 특별한 하나님의 사랑과 만나면서 특별한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 하나님의 사랑과 어우러진 우리의 삶은 얼마나 재미있는 영화갈은 이야기인가?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이야기가 있는 교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