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히브리서가 쓰여질 때, 박해로 인한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그리고 또 다가오는 박해가 감지되는 공포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바라는 것은 하나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할 수 있는 자유였을 것이다. 다가오는 박해를 피하기 위해 안전함을 찾아 그리스도를 떠나려는 자들에게 히브리서의 저자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진리를 이야기하면서‘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히브리서11:1)’라고 이야기했다. 믿음으로 현실의 고통을 본다면 하나님께서 주시는 참된 안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길게 믿음의 조상들을 열거한다. 그들의 삶 역시 현실 속에서는 고통이었고, 널려진 유혹 앞에 있었지만,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현실을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하며 /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히브리서12:1-2)’라고 권면한다. 예수 그리스도는‘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히브리서4:15)’시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세상과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성도’라는 증거가 된다. 히브리서의 저자는 히브리서 11장에서 이야기한 믿음의 조상들을 ‘허다한 증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증인들의 삶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의지한 믿음의 효과를 증거하는 사람들이고, 경기를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구경꾼들이 아니라, ‘우리 앞에 당한 경주’에 참여하는 우리들이 바라보아야 할 사람들이다. 그들을 바라볼 때 우리는‘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위해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경주에 임하게 된다.

2. 히브리서의 저자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경주로 비유했다. 그것도 단거리의 경주가 아닌 장거리의 경주로 비유한다. 그리고 경주를 위해 필요한 것은 우리 앞에 증인들, 즉 우리를 구름 같이 들러싼 허다한 증인들처럼 불필요한 것들을 벗어버려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이다. 무거운 것이나 얽매이기 쉬은 것들은 활동을 방해하는 것들을 상징한다. 히브리서 11장에서 이야기된 믿음의 조상들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기위해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것들을 벗어버린 삶을 산 사람들이다. 그들은 믿음으로 그런‘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것들을 이겨낼 수 있었고, 또 인내로 삶을 감당할 수 있었다. 그런 삶을 히브리서 기자는 경주라고 이야기한다. ‘앞에 당한’이라는 말은 앞에 놓여있는 이라는 의미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산다. 그리고 그런 삶을 히브리서의 기자는 우리 앞에 있는 경주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 경주의 최종 도착점은‘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시다. 예수님도 앞에서 이야기한 허다한 증인들처럼 우리가 참여하는 경주와 같은 경주를 하신 분일 뿐 아니라 우리의 모범이시고, 더 나아가 우리의 도착점이 된다. 우리가 ‘예수하는 우리들’을 2016년의 비젼으로 삼은 것은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린도전서11:1)’고 이야기한 것 같이 예수님의 삶이 우리의 모범이시기 때문이고, 우리 앞에 놓인 경주의 도착점이 바로 예수님이시기 때문이다.

3.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모범이 되시는 이유는 우리들에게 온전한 믿음의 본이 되셨을 뿐 아니라, 인내에 대한 탁월한 모범을 보이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히브리서에서는 예수님의 모범된 삶의 모습을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히브리서12:2절)’라고 말한다. 개의치 않는다는 말은 어떤 일을 작은 가치를 가진 일로 여기고 행동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예수님에게 십자가와 예수님께서 십자가로 인해 당하신 공개적인 부끄러움이 가치없는 것이었다는 말이 아니라, 히브리서 11장에서 줄기차게 이야기한 것 같이 참된 기쁨이 십자가나 십자가를 통해 당한 공개적인 수치심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아셨다는 말이다. 그래서 주님은 십자가와 부끄러움을 거쳐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시게 되었다. 시편에서는 이런 예수님의 모습을 ‘여호와께서 내 주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네 원수들로 네 발판이 되게 하기까지 너는 내 오른쪽에 앉아 있으라 하셨도다(시편110:1)’라고 말한다. 예수하기는 모델이신 예수님을 배우고,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것이고, 그래서‘예수한다(Do Jesus!)'는 말은 예수를 바라보며 그리스도인답운 삶을 살아가는 경주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런 마음을 바울은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빌리보서3:7-8)’이라고 말한다.

4. 히브리서의 저자는 우리가 서있는 삶의 자리와 예수그리스도의 삶의 자리의 유사성을 전제 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우리가 받아야 하는 저주를 대신 지심으로 고난을 당하셨고 우리는 그리스도의 대속적인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 따라서 히브리서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리는 고난이다. 히브리서의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이런 고난의 자리에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고, 예수님을 모델링하여 예수님의 삶을 생각한다면, 고난이라는 삶의 자리에서도 ‘피곤하여 낙심하지 않(히브리서12:3)’게 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낙심은 포기함을 의미한다. 즉, 안긴적인 안목에서 삶의 안전을 위해 그리스도를 포기하려는 자들에게 예수님을 생각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포기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우리와 같은 삶의 정황 속에서 우리와 같은 고난을 당하셨지만, 즉, 죄인들로 인해 십자가에서 당하신 고난에도 불구하고 하나님 안에서의 기쁨으로 인해 도리어 십자가와 십자가로 인한 공개적인 부끄러움을 가볍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고, 그런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한다면, 오늘 겪게 되는 삶의 고통 앞에서 낙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모델로 ‘예수하는(Doing Jesus!)'자들이 되기를 원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삶의 자리가 고난일지라도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목표는 예수님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