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터 스탠달 박사(하버드대학교)
새 관점학파와 유대인 장학금
바울과 관련한 20세기 후반의 신약신학계에 등장한 이른바 '새 관점'은 크리스터 스탠달 박사(Krister Stendahl, 1921-2008)가 쓴 “사도 바울 그리고 서방의 자기 성찰적 양심”과 “유대인과 이방인 가운데 바울”이라는 두 편의 논문과 직결되어 있다. 스탠달은 하버드대학교 신학부의 신약신학자였다.
스텐달은 마르틴 루터와 어거스틴의 개인 경험이 서구 신학을 주도했다고 비판했다. 바울 신학에서 칭의 이해가 로마서와 갈라디아서에 지엽적으로 등장한다고 했다. 칭의를 구원론에서 교회론 논의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위터스, <바울에 관한 새관점>, 배종열 역, 서울: CLC, 2012, 47-71).
스탠달은 ‘오소서 성령이여 새롭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모인 세계교회협의회(WCC) 캔버라 총회에서 성령을 서물들 안에 내재하는 정령 개념으로 해석하는 글을 발표한 적이 있다. 정현경 박사가 초혼제를 지낸 바로 그 총회에서 발표했다
스탠달은 신약신학자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의 주인공이다. 그가 유대인 부호로부터 어머어마한 액수의 장학금을 받고서 유대인, 유대민족을 선호하는 관점의 신학 작업을 했다는 이야기이다. 반유대주의 경향을 가진 전통적 개혁신학 관점을 버리고, 유대인이 아브라함의 언약 덕분에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지게 되었고 이제는 율법을 지키기만 하면 구원을 받는다는 공식을 펼친 것으로 알려진다. 새 관점학파의 상당수 신학자들이 유대인 부호들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고 한다. 새 관점학파가 수상한 동기로 출범했다는 소문이다. 이 장학금 소문은 상당수 신약학자들 사이에 오래 전부터, 새 관점학파가 등단하기 전부터 알려져 있지만, 사실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사실일 수도 있고, 루머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스탠달이 유대인으로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거액의 장학금을 받았고, 그래서 유대인에게 우호적인 신학 논문을 저술, 발표한 것이 사실이면, 새 관점학파의 신학자들이 이러한 동기로 유대인에게 우호적인 신학공식을 만들어냈다면, 스탠탈과 새 관점학파 신학자들의 학문과 소신은 장학금을 준 유대인의 의도에 의해 이런 저런 형태로 통제되었을 수 있다. 스텐달과 새 관점학파의 선구자들과 관련 신학자들이 의혹과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실이든지 아니든지 간에, 새 관점학파와 유대인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새 관점학파의 주역을 맡았던 샌더스 박사(E. P. Sanders)는 노스캐롤나이나에 있는 듀크대학교 신학부의 교수로 재직했다. 샌더스는 감리교회 출신이며 아르미니우스주의자이다. 유대인이 선호하는 이론인 '언약적 율법주의'를 도식화 했다. 샌더스 이후의 학자들은 한결같이 유대인에게 유리한 신학 이론들을 펼쳐 왔다. 스탠달에서 샌더스와 톰라이트를 거쳐 김세윤까지, 새관점학파가 유대주의와 긴밀히 관련되어 있음은 틀림없다고 하겠다.
김세윤은 <칭의와 성화>(2013)에서 '새 관점'의 배경인 시대정신(Zeitgeist)를 언급하면서 유대인과의 관련성을 설명한다. "새 관점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저질러진 유대인 대학살에 대한 깊은 반성을 받고 있는 20세기 후반의 시대정신을 반영한다"(21쪽).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유대교를 긍정적으로 보고, 유대인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자는 것이 오늘날의 시대정신의 한 면"이라고 한다. 유대인 대학살 이후의 신학 전반에 걸쳐 반영되는 바, 바울 신학에 대한 '새 관점'도 그러하다. 이러한 친 이스라엘, 친 유대교 정신을 반영하여 과거에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가 유대교를 율법주의적 공로 종교로 지나치게 비하했으므로, 이제는 그것이 은혜의 종교라는 것을 강조하기에 이르렀고, 심지어 '두 언약 이론'까지 대두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22쪽).
김세윤은 샌더스의 '언약적 율법주의'라는 신학구도를 받아들여 이를 기독교의 칭의와 성화에 적용한다. 유보적 칭의론, 관계적 칭의론이 그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김세윤의 칭의론은 종교개혁운동과 그 신학을 반대한 트렌트공의회(1547)의 칭의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 로마가톨릭교회는 트렌트공의회 칭의론을 고스란히 수용한다.. 김세윤은 자신의 칭의론으로 종교개혁운동이 완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교회를 로마가톨릭교회로 '귀정'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새 관점은 김세윤에게서 옛 관점(1547)으로 회귀한다.
최덕성 박사(브니엘신학교 총장)
리포르만다.
http://reformanda.co.kr/xe/index.php?mid=theoJournal&document_srl=98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