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는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텔레비전 방송에서는 끊임없이 먹는 것을 방송한다. 과거 요리전문가들이 요리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던 것과는 달리 요즘에는 비전문가들도 요리를 직접해보고, 그것을 먹기도 하고 평가도 한다. 소유ㅣ 먹방 혹은 쿡방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텔레비전에 방송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맛있는 음식을 먹기 원한다. 그래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거나 개발하기도 하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 무엇을 먹는지 알아보고, 또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가를 이야기한다. 특히 요즘처럼 해외여행이 잦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여행지에서 먹었던 음식들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나라마다 먹는 것이 다른 이유는 당연히 음식은 주어진 자연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중국 내지에 사는 사람들은 주로 잉어나 가물치같은 민물생선을 주로 먹고, 광저우같이 해안에 있는 도시에서는 해산물을 먹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주어진 자연환경 안에서 무엇을 구할 수 있는 것과 무엇을 먹느냐는 이렇게 긴밀한 관계를 갖는다.

그러나 주어진 환경에서 구할 수 있는 음식이라도 종교적인 이유로 먹지 않는 경우도 있다. 먹는 것은 삶이고, 삶은 믿음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이 먹는 ‘할랄식품(halal food)’이나 유대의 율법에 따른 카쉬롯 혹은 코셔(kashrut 혹은 kosher)같은 유대인들의 식재료 혹은 먹거리, 그리고 불교에 심취한 사람들이 고기를 먹지 않는 것 등은 당연히 종교적이다. 심지어 이들은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을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종교가 다른 사람들과는 함께 식사를 하지 않거나 혹은 함께 식사해야 하는 경우에는 자기 집으로 초대해서 음식으로 인한 종교적 계율을 깨뜨리지 않으려는 엄청난 주의를 기울인다. 어떤 면에서는 대부분의 종교는 각기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을 규정해 놓았다. 먹는 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레위기 11장에서는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는 레위기 11장의 먹는 것에 대한 규례를 따르지 않는다. 우리가 먹는 것에 대한 레위기의 규례를 따르지 않는 것은 레위기의 규례가 무의미하거나 폐지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믿음으로 모든 것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울은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린도전서10:31)’라고 더 큰 원칙을 이야기한다. 먹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먹는 것에 매여 더 중요한 것을 잃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예수님도 예수님을 대접하기 위해 분주한 마르다가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마리아에 대한 불평에 대해 ‘마르다야 마르다야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근심하나 /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누가복음10:41-42)’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 마르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예수님을 섬기고 대접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것이고,.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했다는 것이다.

명절에는 다이어트를 중단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이어트하기에는 너무 많은 유혹이 집안 곳곳에 있을 뿐 아니라, 한가위가 너무 풍성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풍성한 먹거리와 오래된 친지들 그리고 친구들로 인해 영적인 다이어트를 선언한다. 욥의 아들들이 생일을 맞이해 잔치를 벌이고 나면 아들들을 불러다 성결하게 하고, 번제를 드리면서 ‘혹시 내 아들들이 죄를 범하여 마음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였을까 함이라(욥기1:5)’라고 이야기한 이유를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이 좋은 편’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했으면 좋겠다. 일상은 잠간 누리는 풍성함이나 만남을 통해 얻는 즐거움과는 다른 차원의 삶이기 때문이다. ‘삶에서 만나는 하나님’과 같이 걷는 일상으로의 회복이 우리가 누리고 감당해야 할 ‘이 좋은 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