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제 2 장
큰 구원을 이루신 예수; 만유의 주와 대제사장
히브리서 2:1-4
2:1-4. [첫 믿음, 큰 구원을 기억하라] 그러므로 모든 들은 것을 우리가 더욱 간절히 삼갈찌니 혹 흘러 떠내려갈까 염려하노라, 천사들로 하신 말씀이 견고하게 되어 모든 범죄함과 순종치 아니함이 공변된 보응을 받았거든, 우리가 이같이 큰 구원을 등한히 여기면 어찌 피하리요 이 구원은 처음에 주로 말씀하신 바요 들은 자들이 우리에게 확증한 바니, 하나님도 표적들과 기사들과 여러 가지 능력과 및 자기 뜻을 따라 성령의 나눠주신 것으로써 저희와 함께 증거하셨느니라
1절. ‘우리’라는 주어는 말하는 자와 듣는 자가 포함된 우리이다. 사도가 전한 복음은 구원의 복음이다. 이 복음은 전하는 사도도 힘써서 지키며, 듣는 성도도 힘써 지켜야 한다(비교 빌 2:12). 바울 서신에서 우리는 말하는 자이고, 너희는 듣는 자로 구별할 수 있다. 그런데 히브리서 2:1에서 우리는 우리가 전한 복음을 듣는 너희까지 포함한 우리이다. 이 복음은 하나님의 아들께서 창조주이심과 천사와 비교할 수 없는 창조주이시고, 속죄 제사를 완성시키고, 보좌우편에서 통치하시는 참 하나님이시고 참 사람이심이다.
복음을 전한 자나 듣는 자가 복음을 굳게 붙들어야 한다. 사도의 권위는 ‘내가 전한 복음’을 믿으라는 것이고, 사도적 권위는 ‘사도가 전한 복음’을 믿으라고 하는 것이다. 복음의 내용은 동일하다. 전한 자도 복음에 의해서, 듣는 자도 복음에 의해서 구원을 받는다. 그래서 ‘우리’는 거짓 가르침에 미혹되지 않고 함몰되지 않고 휩쓸리지 않고, 복음으로 굳건하게 믿음을 지키고 세워야 한다.
히브리서 기자는 구약 시대에는 천사들에 의해서 계시가 전달되었다고 말씀했다. 율법도 천사들에 의해서 전달되었다. 그래서 그 율법을 거부해도 메시아가 회복하실 수 있고, 혹 인자를 거부해도 완전한 속죄 제사가 이루어지기 전이기 때문에 회복될 수 있고, 그러나 구속 제사가 완료된 이후에 복음을 거부하는 것은 성령훼방죄로 사함을 받을 수 없다. 성령훼방죄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구속 제사를 폄훼하거나 거역하거나 믿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행동이다. 성령훼방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장소는 교회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교회는 깨어 있지 않으면 그 험악한 죄를 짓게 될 것이다.
2-3절. 1세기 유대인들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후손으로 천사가 전한 계시, 모세의 율법을 거부하여 예수를 십자가에 죽였다. 모세의 율법을 바로 믿었으면 예수를 믿었을 것이다(요 5:46). 그런데 이스라엘이 천사가 전한 율법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 땅에 직접 오셔서 세운 ‘큰 구원’도 믿지 않았다.
3절. 율법을 가볍게 여겨도 보응을 받았는데, 하물며 큰 구원을 어긴다면 어떻게 보응을 피하겠는가? 또한 1,000년의 역사에서 율법을 거역하면서 돌이키며 가르친 것도 깨우치지 못했다면, 하나님의 성육신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하나님의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 가능하다. 그들이 율법을 이루지 못한 것은 율법을 믿음으로 이루어야 하는데 육신의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큰 구원’에는 보이는 문자가 없기 때문에 성령의 법으로 믿음으로 이룰 수 밖에 없다.
‘큰 구원’의 소식, ‘복음’은 주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고 성령으로 확증했다. 그리고 제자들이 예수를 증언했고(말씀 선포), 성령의 능력으로 교회는 확장되었다. 성령을 받기 전 제자들은 세상 욕심만 있었는데, 성령을 받은 후에는 오직 예수 증인으로 큰 구원을 전함에 전념했다. 사도 바울은 부득불 전한다고 하여, 복음 전함에 당위성을 고백했다(고전 9:16).
큰 구원은 12사도들이 받아 전했다. 히브리서 2:3을 근거로 히브리서 기자는 12사도 중에 있지 않음은 알 수 있다. 바울은 가능성이 있다. 4절에 성령으로 나눠주신 것으로 그들과(12사도)과 함께 전했다고 했다.
4절. 이 복음을 하나님께서 전하셨다(4절). 사도들도 성령이 아니고서는 눈으로 본 예수에게서 큰 구원의 확증을 얻지 못했다. 성령으로 큰 구원을 확증했기 때문에 성령으로 큰 구원을 전할 수 밖에 없다.
이 때 ‘하나님’은 ‘성육신하신 예수’로 볼 수 있다. 복음(구원의 말씀)은 신적 수단으로 하나님의 가르침과 동일한 것이다. 이 복음을 수납하도록 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성령을 주셨다. 하나님께서 전한 복음이 성령으로 말미암아 효과적으로 백성들에게 담지될 수 있게 하였다.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직접 전하셔도 성령의 역사가 없이는 효과적으로 백성에게 들어가지 않는 다는 것이다. 또한 복음전도자가 전하여도 성령의 역사로 말미암아 효과적으로 구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복음전도자의 권위는 전하는 내용에 있으며 박해에서 대하는 자세에 있다. 황금집에서 복음의 권위가 드러나지 않는다. 황금집의 화려함에 도취된 자는 헤롯 성전에 도취되어 그 성전을 지키기 위해서 예수를 죽이는 행동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표적, 기사, 능력, 성령을 나누어 주셨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가시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이것은 계시가 진행되는 비상시 기간(extra ordination era)에 성령 임한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계시가 종결되고 성경이 충족되었을 때에는 가시적으로 성령 임함을 보려는 것은 성령 모독이다. 성령께서 사역을 완료하였는데, 더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별계시의 완료는 그리스도 구속 지식을 충분히 알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 이상 일어나는 표적, 기사, 능력으로 그리스도 구속 지식에 훼방이 된다. 비상시 기간에 주어진 성령 임함 방식을 일상 기간(ordination era)에 적용해서 이해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을 증명하시는데, 반드시 복음 선포의 방식으로, 합리적인 언어로 자기 자신을 밝히 계시하신다. 그럼에도 사족(蛇足)을 달자면, 선교 현장에서 일어난 특수적 상황은 있다. 그러나 그러한 현상을 사도행전, 계시 기간에 일어났던 표적과 동일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대신학에서는 동일성의 원칙으로 시대 구분을 철폐시켰다. 개혁 신학은 계시가 어떤 지역과 시대에 제한됨을 확고하게 고수한다.
큰 구원은 성령께서 역사하심으로 가능하다. 성령은 그리스도의 영으로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일을 한다. 예수를 보고 예수께 들은 12제자들의 실패는 여실하게 드러나고, 사도들도 자기들이 보고 들은 바를 전했지만, 자기의 능력으로 되지 않음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성육신하신 하나님이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3년 동안 큰 구원을 증거했지만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자기의 뜻을 따라서 성령을 나누어 주심으로 사도들은 복음의 전도자가 되어 예수를 증거하기 시작했다. 이때 성령께서 하시지만, 성령은 하나님의 뜻(His will)에 의해서 백성에게 주어진 것이다. 하나님의 예정은 에베소서 1장의 말씀처럼, 창세 전에 예정된 자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을 주는 것이다. 이 큰 구원은 사도들에서부터, 복음을 수납한 모든 사람이 함께 증언하는 것이다.
2:5-18. 고난 뒤에 얻으신 중보자의 영광: 구원하기에 합당하신 충성된 대제사장
[히 2:5-18절] 주 예수와 연합한 지체들 하나님이 우리의 말한바 장차 오는 세상을 천사들에게는 복종케 하심이 아니라 6. 오직 누가 어디 증거하여 가로되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권고하시나이까 7 저를 잠간 동안 천사보다 못하게 하시며 영광과 존귀로 관 씌우시며 8 만물을 그 발아래 복종케 하셨느니라 하였으니 만물로 저에게 복종케 하셨은즉 복종치 않은 것이 하나도 없으나 지금 우리가 만물이 아직 저에게 복종한 것을 보지 못하고 9 오직 우리가 천사들보다 잠간 동안 못하게 하심을 입은 자 곧 죽음의 고난 받으심을 인하여 영광과 존귀로 관 쓰신 예수를 보니 이를 행하심은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을 맛보려 하심이라 10 만물이 인하고 만물이 말미암은 자에게는 많은 아들을 이끌어 영광에 들어가게 하시는 일에 저희 구원의 주를 고난으로 말미암아 온전케 하심이 합당하도다 11 거룩하게 하시는 자와 거룩하게 함을 입은 자들이 다 하나에서 난지라 그러므로 형제라 부르시기를 부끄러워 아니하시고 12 이르시되 내가 주의 이름을 내 형제들에게 선포하고 내가 주를 교회 중에서 찬송하리라 하셨으며 13 또 다시 내가 그를 의지하리라 하시고 또 다시 볼지어다 나와 및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자녀라 하셨으니 14 자녀들은 혈육에 함께 속하였으매 그도 또한 한 모양으로 혈육에 함께 속하심은 사망으로 말미암아 사망의 세력을 잡은 자 곧 마귀를 없이 하시며 15 또 죽기를 무서워하므로 일생에 매여 종노릇하는 모든 자들을 놓아 주려 하심이니 16 이는 실로 천사들을 붙들어 주려 하심이 아니요 오직 아브라함의 자손을 붙들어 주려 하심이라 17 그러므로 저가 범사에 형제들과 같이 되심이 마땅하도다 이는 하나님의 일에 자비하고 충성된 대제사장이 되어 백성의 죄를 구속하려 하심이라 18 자기가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셨은즉 시험 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시느니라
5절. 하나님께서는 천사들로 세상과 정사를 주관하도록 하시 않으셨다. 그런데 미혹하는 사람들은 천사를 중보자로 권세로 삼는 경우가 교회에서 발생하기도 하다. 고대 교회에서는 종종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참고 골로새서). 한국 교회는 귀신론이 활개를 치고 있다. 고대 교회 천사 숭배와 유사한 것이다. 귀신을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결국 축귀자는 귀신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더 당혹스러운 것은 예수 이름으로 귀신하고 대화하는 것이다. 성령으로 예수 이름을 증거하고 높여야 하는데, 예수 이름으로 귀신을 대적하고 쫓아낸다고 한다. 고대 교회에서 천사 이해가 문제가 되었다면, 현재 한국 교회는 귀신파가 문제다(마 12:43-45). 귀신은 복음을 믿는 사람이 성령의 도움으로 자발적으로 나가게 되어 있다. 교회는 큰 구원을 선포하고 성령의 능력으로 죄사함의 역사가 넘쳐야 한다. 천사는 경배의 대상이 아니며, 귀신은 대화의 대상이 아니다.
6-8절. 70인경(LXX) 시 8:4-6을 인용했다. ‘사람’과 ‘인자’가 등장하는 신비로운 문장이다. 히브리어 에서는 사람은 ‘에노쉬’이고, 인자는 ‘벤 아담’이다. 이것을 70인경이 ‘안드로포스’와 ‘휘오스 안드로포스’라고 번역했다. 예수는 ‘인자’를 자기 일인칭대명사로 사용했다. 히브리서 기자도 ‘인자’가 예수를 지시하고 성취함을 진술하고 있다. 인자는 천사보다 못하게 육신을 입었다. 만유의 대주재이신 하나님께서 복종하였고, 부활 승천하신 후에는 만물을 통치하는 위치에 계신다. 영광과 존귀로 관을 쓰고 계신다. 인자는 붉은 피로 새백성을 만들어 만유를 통치하신다.
7절. 1장 5-14절에 말씀한 천사에 대해서 전체를 요약하여 반복 진술하고 있다. 히브리서 기자는 하나님의 성육신을 천사보다 못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예수의 겸양, 자기비하(自己卑下, self-abasement)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십자가와 부활의 영광이 성령강림으로 성취되었다. 그리고 만물을 통치하는 만유의 주재이심을 사도들은 선포했다(빌 2:10-11). 사도들은 ‘구주 예수’께서 교회뿐만 아니라 만물을 통치하는 ‘주’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주의 존재가 만물에게 명확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사도들도 명확하게 알지는 못했다. 그러나 ‘만유의 주’라는 지식은 ‘죄와 사망의 권세를 이긴 구주’께 합당한 지식이고 합당한 찬양이다. 하나님이 아니고서는 죄와 사망을 해제할 수 없고, 하나님이 아니고서는 만유의 주인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구주는 주이시고, 구주와 주는 한 주 예수이시다. 구주와 주이신 예수께 복종하며 찬양하는 것은 합당하다. 그럼에도 아직 만물이 주에게 복종하는 것을 보지 못한다. 복음을 증거해야 할 이유이고, 문화 활동을 해야 할 이유이다. 만물의 통치자이심이 드러날 그 때까지 교회와 성도는 종말 신앙을 갖고(maranatha), 예수 증인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그 사명을 성취하지 못할 것이지만 주께서 재림함으로 완성할 것이다. 그 재림의 영광이 신자의 승리이고 영광이다. 마지막 날에는 의로운 재판장께서 모든 것을 판단하시고 새롭게 하실 것이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재정돈하시고 새하늘과 새땅에서 영원한 생의 구조를 확립하실 것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만물의 창조주께서 만물에서 찬양을 받아야 합당한 존재임을 진술하고 있다. 그렇게 되지 않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뒤에서 진술하고 있다.
9절.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부활, 승천 후에 성령을 보내셔 만물의 주이심을 제자들에게 선포하셨다. 그 계시를 받은, 성령을 받은 사람은 당시에 미천한 사람들이었다. 참고로 어부, 목수 등을 당시 중산층으로 해석하는 경향도 있다. 계급투쟁을 주장하는 부류의 견해라고 생각한다. 당시 유대인은 로마와 헤롯에게 압제를 받는 식민지였다. 그런데 통치 세력과 야합한 부류(헤롯당, 세리, 사두개인), 시대와 상관없이 영적인 지식으로 뽐만 내는 부류(바리새인), 통치 세력에 투쟁하는 세력(열심당), 시대에서 이탈한 세력(에세네파)로 구분할 수 있다. 통치 받는 민족에게 중산층이 있다는 발상은 통치만 해온 제국주의에서 가능한 발상이라 생각한다. 강압적 통치를 경험한 민족인 우리는 강점기에 어떤 평안도 평안으로 보지 않는다. 베드로 사도는 갈릴리에 사는 주변인이었고, 그의 변론에 산헤드린 사람들이 깜짝 놀라기까지 했다(행 4:12-13).
‘큰 구원’의 소식을 전하는 것이 갈릴리 어부들의 손에 주어졌다. 주께서 바울을 부르신 것은 사도들의 부족함 때문이 아니라, 이방인의 구원의 모범으로 세우신 것이다. 사도들은 큰 권세를 가지고 사역했지만, 권세를 자기 영예와 영달로 사용한 적이 없다. 큰 표적과 기사에도 불구하고 모진 고난과 박해를 받으면서 예수를 증거했다.
이 땅에서 복음의 영광은 천사보다 못한 영광으로 나타난다. 그럼에도 그 복음에 성령이 역사하기 때문에 택자를 충분하게 구원할 수 있다. 그러나 천사와 같은 영광 혹은 그리스도와 같은 영광으로 위장한 거짓 복음에는 절대 성령이 역사하지 않으신다. 혹 그곳에 택자가 있다면 그 택자는 광명으로 인도함을 받아 새롭게 되는 것이고, 그 거짓 복음 어둠의 말씀에서 새롭게 되는 역사는 기대할 수 없다.
복음을 전하는 사역자들은 고난의 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필자는 군대 특수 부대의 구호로 비유한다.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표어이다. 복음을 전하는 사역자의 자세이다. 누구나 복음을 전할 수 있다면, 주께서 은사를 구분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 교회는 부흥운동의 여파로 형성된 교회이기 때문에 누구나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복음 전함은 길거리 전도가 아닌 교회 강단에서 복음 전함이다. 삶과 길거리에서 복음은 누구나 전해야 한다. 그러나 교회 강단에서 전하는 복음은 누구나 전하지 않고 구분된 은사를 따라서 전한다.
사역자는 그 고난의 길을 안다. 그 길을 명예의 길이나 권세의 길로 생각하는 부류도 있다. 복음을 전하는 자의 길은 고난의 길이다. 그 고난을 강조하는 것은 ‘죽음의 고난’으로 비교하기 때문이다. 천사보다 못한 영광에는 죽음의 고난이 동반한다. 교회 사역자들이 이 고난을 피하기 위해서 가장한 천사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면 복음의 영광은 사라지고, 어둠의 집단으로 전락한다. 교회는 밝은 빛을 내는 곳인데, 빛의 밝기가 교회마다 다르다. 가장 밝은 빛을 내는 교회는 가장 큰 고난에서도 십자가의 고난에 필적하지 못하는 고난인 것을 알고 겸손과 온유를 잃지 않는 교회이다.
복음을 전하는 자의 고난은 죽음을 맛보는 고난이다.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께서 죽음을 맛보는 것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예수는 죽음을 맛보신 것이 아니라 죽으셨다. 히브리서 기자는 복음을 전하는 자에게 임할 고난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예수의 죽으심으로 연결시켰다. 사역자가 당하는 고난은 죽음과 같은 고난까지 간다. 그러나 그 고난에서 믿음을 고백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된다. 그래서 주이신 예수의 이름에 영예를 안겨 둔다. 사도 요한의 제자 폴리갑(Polycarp, 70?~155?)의 순교 이야기를 예로 들 수 있다(참고. Martyrdom of Polycarp). “나는 86년 동안 나는 그분의 종이었습니다. 살던 동안 그분은 나에게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나를 구원하신 왕을 모독할 수 있겠습니까?”
복음 전도자가 천사보다 못한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고난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구주께서 고난과 죽음으로 몸소 모범을 보여 주셨다. 그 은혜를 안다면서도 고난에서 불평하는 사역자에게 한량없는 자비와 긍휼을 베풀어 주신다. 그 한량없는 자비와 긍휼을 어찌 모른다 할 수 있겠는가?
10절. 예수께서 죽으신 뒤에 부활, 승천의 영광을 보여주셨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영광도 상상할 수 있다. 예수의 영광에서 반사되는 그리스도인의 영광은 내가 아닌 주와 주변인이 바라본다. 나는 오직 주의 영광만 바라본다.
고난과 죽음에서 승리하신 주께서는 믿음의 지체들에게 영광을 주시며, 고난에서 온전하게 하신다. 정금(正金)은 긴 연단 과정에서 생긴다. 연단 과정이 없는 정금은 없다. 그 고난은 죄가 제거되는 고난이고, 욕심을 제거되는 고난이다. 인간 스스로 자기 탐욕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죄없는 예수께서 고난을 몸소 지심으로 죄인인 우리가 고난에서 온전할 수 있도록 하셨다.
10절에서 특징은 ‘만물이 그를 위하고 또한 그로 말미암은 이’가 ‘많은 아들’을 이끄는 모습이다. 히브리서 기자가 이사야 9:6 ‘영존하시는 아버지’의 실현을 진술하고 있다. 부전자전(父傳子傳)이 실현되면 가장 좋다(마 10:24-27). 인간적으로는 아버지보다 나은 아들이 가능하지만, 믿음의 아버지와는 견줄 수 없다. 기독교 이단은 주의 자리를 자기가 찬탈한 형태이고, 주께 인도하지 않고 주의 이름으로 사단에게 인도하니 패악한 세력이다.
11절. 거룩하게 하시는 이는 예수이고, 거룩하게 된 자들은 성도이다. 이 모든 것이 ‘하나’에서 나왔다. ‘하나’는 ‘아버지 하나님’이시다.
거룩하게 하시는 이는 성령으로 잉태되신 무죄하신 구주이시고, 거룩하게 된 자들은 성령으로 중생한 죄인이다(simul peccator et justus). 거룩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의 성육신으로 거룩하게 할 수 있는 전능자이고, 거룩하게 된 자들은 거룩함을 입은 피조물이다. 은혜를 베푸는 자와 은혜를 입은 자이다. 둘은 하나에서 나왔지만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이다.‘하나’에 대해서 명료한 제시는 많지 않다. 그러나 아버지 하나님과 아들 하나님 성령 하나님의 구원 협약(pactum salutis)에 의해서 아들 하나님께로 택자를 결정하셨다. 그리고 아들 하나님께로 택자를 인도하셔 그 백성을 삼으셔 아들 하나님이 영광을 받도록 작정하셨다. 그 모든 작정이 아버지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이다. 아들 하나님의 영광은 아버지 하나님의 영광이다(요 17:1-5).
주는 우리와 형제라 부르시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롬 8:29). 그 복음이라면 믿는 자가 복음을 부끄러워 할 수 없다(롬 1:16-17, 마 25:40, 막 3:35, 요 20:17). 주께서 우리와 형제됨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데, 피조물이 전능자를 부끄러워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12절. 시편(70인역) 22:22을 문자대로 인용했다. 시편 22편은 다윗의 시로 대표적인 메시아 시이다. 그 때 나는 다윗이고, 당신은 여호와이고, 회중은 이스라엘이다. 다윗의 아들이란 다윗의 혈통적 후손 개념과 함께 다윗시에서 지칭한 사역의 성취에도 있다. 칼빈의 다윗의 시를 예수께서 반복해서 찬송하는 것으로 비교해서 교회가 찬송해야 할 당위성으로 연결시켰다(칼빈주석 히브리서 2:12).
히브리서 2:12에서 ‘나’는 예수이고, ‘당신’은 아버지이고, ‘형제’는 거룩하게 된 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시편에서는 ‘회중(카할)’이라는 것을, 70인역에서 ‘에클레시아’로 번역했다. 그래서 바로 ‘교회’로 이해하도록 했다. 주 예수께서 교회를 설립하시고(마 16:16-20), 교회에서 형제들에게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도록 하셨다(마 28:18-20). 그리고 교회에서 구주를 믿고 찬양함으로 아버지의 영광이 가득하도록 했다(요 17:1-5).
예수는 자기와 구별되게 ‘아빠’라는 칭호를 사용했다(막 14:36). 이 칭호를 바울 사도가 두 번 사용했다. 히브리서 기자는 ‘아빠’라는 칭호는 사용하지 않지만, 매우 심오하게 아버지와 아들의 동일과 동등을 가르치고 있다.
13절. 이사야(70인역) 8:17을 문자대로 인용했다. 이사야 8:17에서 ‘야곱의 집에서 낯을 가리우시는 여호와’는 백성들에게 인내와 고대(苦待, 기다림)를 요구하는 것이다. 여호와께서는 예루살렘과 성전이 파괴되고 제2성전과 성벽이 재건된 뒤에 계시중단기간을 경륜하신다. 그 때 백성들은 오직 메시아를 기다려야 한다.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반드시 사랑하는 자에게 메시아를 보내실 것이다. 선지자에게 준 여호와의 계시에 순종하는 백성들은 메시아를 기다렸다. 그러나 대부분 유대인들은 메시아를 기다리지 않았다. 그 증거는 약속대로 오신 메시아가 그들의 손에 죽었기 때문이다.
이 구원 경륜은 다시 유사한 형태로 반복한다. 계시가 성취된 뒤로 아직 종말이 이르지 않았기 때문이다(참고 히 2:8). 그 기다림은 주와 주께 속한 자녀들이 함께 한다는 말씀이 상당히 감동되고 은혜가 있다. 이 땅에 오신 메시아께서 자기 백성에게 모욕을 당하셨는데, 주의 이름으로 세워진 교회에서 지금도 모욕과 조롱을 당한다는 것은 상당한 충격이다.
구약 시대(이사야)나 신약 시대나 우리 시대나 동일하게 삼위일체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 중보자 하나님을 믿고 의지함으로 삼위일체의 영광이 나타난다. 그림자와 같은 계시를 의지해도 구주의 영광에 이르렀는데, 실체의 영광을 따르면 더 확실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14-15절. 거룩하게 된 자녀들은 혈육에 속한 사람이다. 그런데 거룩하게 하신 이도 사람의 모양으로 혈육을 갖고서 마귀의 시험을 극복하시고 마귀를 이겼다.
죄인의 본성은 핑계와 체념이다.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은 인류 보편의식이다. 죄인이 당을 짓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거룩하게 된 자들도 죄된 혈육을 갖고 있기 때문에, 죄인의 습성, 옛사람을 버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독교는 강제, 고행 등의 방식이 아닌, 오직 은혜 방식으로 죄를 제거한다. 뱀의 머리를 치신(창 3:15) 거룩하게 하시는 이의 은혜를 따라 죄를 제거한다.
사함이 없는 혈육에 속한 사람의 본성은 삶에서 죽음에 대한 공포가 본성이다. 영생하도록 창조된 인간에게도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었던 것 같다. 하나님처럼 된다는 말에 유혹되 선악을 알게 하는 열매를 먹고 말았다.
사도 바울은 자신을 ‘그리스도 예수의 종’이라고 고백했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을 ‘사단의 종’이라고 선언한 부류들이 있다. 과거에는 마귀의 종은 부끄러워했는데 지금은 마귀의 종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포교까지 한다. 현세는 죽음의 소식을 자신 있게 포교하는 형편이다.
큰 구원의 소식은 죽음의 종에서 자유를 얻게 하는 것이다. 복음의 사람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은혜로 바꾸어 기쁘게 용납한다. 천국의 소망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국의 소망이 없는 사람에게 죽음은 공포 자체이다. 현세 세계 지성은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마비시켰다. 그래서 죽음을 극복한 것처럼 보이는데, 마비된 영혼은 더 큰 부작용들을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온갖 부패, 폭력,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그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사라진 사람의 잔혹성이다. 죽음은 인간에 준 마지막 양심선인데, 인류 지성들이라는 사람들이 무너뜨렸다. 이것을 회복하는 방법도 큰 구원의 소식이 선포되고 자리 잡는 방법 외에는 없다. 이 시대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 더욱 시급한 이유이다.
16절. 예수의 구속 사역은 천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녀 아브라함의 씨를 찾으려는 것이다.
천사는 반역이 완료되어 숫자가 변동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천사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무익하며 배교적인 행태이다. 천사는 복음을 전하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귀신파처럼 귀신에게 명령해서 쫓아내는 사역이 배교적이다. 귀신은 십자가의 권세에 이미 무력화되었기 때문에 복음의 권세가 그 심령에 있도록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아브라함의 씨’는 혈통적 자손이 아니다. 지금도 유대인과 아라비아 사람들은 자신이 혈통적 유대인이기 때문에 공통된 신을 섬긴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현재 이스라엘에 혈통적 아브라함의 후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또한 12지파가 회복되어야 완전한 아브라함의 혈통적 씨가 가능하다. 이스마엘은 혈통적으로 아브라함의 씨이지만 성경에서 제시하는 언약의 자손이 아니다.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매우 독특하게 하갈의 종의 자녀로 비교하면서, 하갈의 후손과 사라의 후손으로 대립시켰다. ‘크리슬람(Chrislam)’은 갈라디아서에서 제시하는 바울의 가르침에 반역하는 것이다.
아브라함의 씨는 믿음의 후손, 영적 이스라엘을 말한다. 천상의 주로 말미암아 중생된 자녀들을 말한다. 중생은 혈통과 육정으로 사람의 뜻으로 되지 않는다(요 1:12-13).
17절. 구주의 그 큰 은혜, 큰 구원을 받아 거룩하게 된 사람은 마땅히 범사에 맏형과 같이 되어야 한다(롬 8:39). 그러나 구주, 거룩하게 하시는 이가 형제들과 같이 되는 것은 부당하다. 그럼에도 구원을 이루시기 위해서 실현된 성육신을 히브리서 기자는 ‘마땅하다(오페일렌, 필연성)’라고 벅찬 찬송을 했다.
성육신하신 것은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자비롭고 충성된 대제사장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함이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어린양의 속죄제물(마 27:35-44, 막 15:24-32, 눅 23:33-43, 요 19:18-27)과 대제사장직을 수행하셨다(마 27:1-14, 막 15:1-5, 눅 23:1-5, 요 18:28-38, 요 19:30). 제사장과 제물이 일치된 유일한 제사 방식이다.
18절. 자비와 긍휼의 대제사장께서 모든 시험을 받았지만 흠이 없어 순전한 속죄 제물이 될 수 있었다. 그 순전함이 시험받는 백성들의 도움과 위로가 되신다.
예수의 시험은 광야 금식 40일이 전부가 아니다. 배고픔, 가족과 친지의 모욕, 제자의 배반, 죄없는 형벌 등 상상할 수 없이 많은 시험을 받았다. 그럼에도 모든 시험을 당하심으로 시험당하는 자의 도움이 되신다. 그래서 피할 길을 주시고(고전 10:13) 이길 힘을 주신다(요일 1:9-10). 은혜이신 주께서 몸소 시험을 감내하심으로 은혜의 백성에게 위로의 방편을 충만하게 주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