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브아 내전은 엄청난 살륙 전쟁이었다. 베냐민 지파는 림몬 바위에 숨은 600명의 용사를 제외하고 남녀노소가 다 진멸을 당하였다. 가나안이나 아말렉과의 전쟁에서나 가능한 일이 동족 간의 싸움에서 실현된 것이다. 전쟁이 끝나고 이성을 되찾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스라엘의 한 지파가 사라졌다는 위기감에 하나님 앞에서 대성통곡을 했다. 문제는 이스라엘 백성이 전쟁을 하려고 미스바에 모였을 때, 베냐민 지파에게는 딸을 주지 않기로 맹세했다는 사실이었다. 이스라엘 중에서 아내를 얻지 못한다면 남은 600명의 베냐민 남자들은 어떻게 지파의 존속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정신을 차리고 나자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또 다른 맹세를 기억해냈다. 이 전쟁을 위하여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자들을 응징하겠다는 맹세였다. 찾아보니 야베스 길르앗 거민들이 이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들의 딸들을 베냐민 지파에게 주지 않겠다는 첫 맹세를 지키면서 동시에 베냐민 지파를 이스라엘 중에 존속시키기 위해 그들은 두 번째 맹세를 따라 야베스 길르앗의 처녀들만 살려두고 다 죽이기로 결의하였다. 이미 동족의 피를 묻힌 그들에게 조금 더 피를 묻히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은 야베스 길르앗을 향해서 그 무서운 일을 또 다시 실행하였다. 두번째 살륙이었다. 살아남은 야베스 길르앗의 처녀들은 400명이었기에 부족한 200여 명을 채우기 위해서 그들은 실로에서 벌어지는 여호와의 축제에서(말과 형식은 여전히 종교적이다) 베냐민 남자들이 축제에 참여한 처녀들을 납치하여 결혼하도록 허락하였다. 이것은 이방 민족에게서나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2. 종교적으로 치장되었든 아니든 성급함은 문제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흥분하여 이성을 잃고 성급하게 전쟁의 결정을 내렸고 성급하게 맹세를 했다. 그 성급함은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리고 성급한 맹세로 자기들이 저지른 일을 해결하려고 또 한 번의 살륙을 행하였다. 이것은 하나님이 아닌 자기가 왕이 되어 자기 소견에 좋은 대로 행하고 살아간 결과다. 옷니엘과 악사의 행복한 결혼 이야기로 시작된 사사기는 살륙과 납치와 강간의 결혼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하나님을 왕으로 삼지 않고 자기가 왕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결과는 언제나 이렇다는 것을 사사기는 보여준다. 인간들은 반복적으로 신실하지 않았으나, 하나님은 무서울 정도로 신실하심을 보여주는 것이 사사기의 내용이다. 이것은 우리 구원의 근거인 은혜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사사기는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는 하나님의 백성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다.
3.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말씀에 무지하여 경솔한 종교적 열심으로 어리석은 인생을 살지 않게 하시옵고, 범사에 하나님께 물으며 하나님의 말씀을 확인하여 행하게 하시고,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왕으로 모시는 복된 인생을 살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