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기사에서 한국 대형 교회에 설교만 남아 있다고 논박하는 내용을 게재했다(뉴스엠, 2008년). 이 기사를 최근에 SNS에서 보았는데, ‘설교만 남았다’는 말에 좀 당황했다. ‘설교’가 도대체 무엇인가? 설교가 있으면 반드시 교회는 주의 말씀에 합당한 교회가 될 것인데, 설교가 살아 있는데 주의 교회가 아니라는 내용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가 설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단편적으로 생각했다. 

우리 시대는 ‘설교’란 ‘목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일요일에 교회라는 건물에서 말하는 행위로 규정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 설교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신학적 정의로 설교는 두 갈래로 나뉜다. ‘절대불변의 진리체계를 견지하는 목사’와 ‘시대조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하는 목사’가 있다. 전자는 교회가 진리의 기둥이라고 믿고 보수하려는 행동을 한다. 후자는 교회를 외형적 규모와 숫자로 판단하거나, 준용(準用, mutatis mutandis)의 가치를 갖고 있다. 설교만 남아 있다는 것에는 현재 교회가 후자의 견해가 지대하게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회는 주께서 이 땅에 세운 유일한 거룩한 기관(the holy catholic)이다. 교회의 시작은 성령을 받은 베드로 사도께서 복음을 선포이다. 교회를 유지하는 방식은 복음을 선포해서 세례 준행과 복음 선포로 경건 훈련을 하는 것과 성찬을 준행하는 것이다. 교회의 시작과 유지에 필수적인 것이 복음 선포, 설교이다. 그 설교를 ‘사도’(임시직, 비상직원)에 의해서 계승된 직분인 ‘장로’(항존직, 통상직원)가 한다. 신약성경에서 사도 요한은 자신을 ‘장로’라고 했다. 장로의 고유 직무는 말씀을 전하는 것과 성도를 치리하는 것이다. 사도행전 6장에서 사도는 구제하는 일을 구분해서 ‘직분’을 세웠다. 그것을 ‘집사’라고 했다. 신약성경에서 등장하는 장로나 집사가 하는 역할과 수준은 현재 한국 교회에서 있는 장로와 집사와 상당히 다르다. 

‘집사(deacon)’는 천주교에서는 ‘부제(副祭, deacon)’라고 한다. 종교개혁에서 집사를 평신도가 사역하도록 개혁한 것이다. 종교개혁을 반(反)개혁한 천주교는 부제(副祭) 제도로 운영한다. 개혁 교회에서는 전문 사역자로서 ‘강도사(講道師)’ 제도를 구분해서 운용하고 있다. ‘장로’는 천주교에서는 ‘사제(司祭, priest)’라고 한다. 사제는 말씀을 전하는 직분이 아니고 미사(mass)를 집례하는 것과 고해성사를 듣고 판단하는 일을 한다. 종교개혁은 교회를 시작하게 한 복음을 선포하도록 목사(牧師, pastor)와 성도의 영혼을 치리하는 장로로 개혁했다. 즉 교회의 고유 직무인 말씀, 기도, 치리(성도의 경건과 질서), 구제에서 사도는 집사를 세워서 구분했고, 16세기 칼빈은 치리를 평신도가 사역하도록 개혁했다. 

칼빈파가 복음선포(설교)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알 수 있다. 실용주의 아래서 메가처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메가처치를 운영하는 목사가 성공한 것이고 존경도 받는다. 

대형 교회의 문제점은 리더십이 한 개인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플라톤의 철인 정치만 실현되도 이상적일 것인데, 집중된 압박을 이길 수 있는 인간 양심은 거의 없다. 기독교에서 외형 가치로 목사를 평가한다면 교회는 목사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많은 인기를 받으면 그 인기가 사라질 것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그 인기가 없는 곳에서는 큰 공허감도 발생한다. 무대에서만 행복한 ‘무대병’을 목사도 경험할 수 있다. 목사는 자기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교를 사용한다. 목사는 극단적으로 신비를 자기에게 주입하기도 한다. 혹자들은 ‘교황보다 더 심각한 교황주의’라고 매섭게 비평하기도 한다. 최소한 교황은 인간적이고 평화적이고 외적으로 온화한 것처럼 보이는데, ‘목사교’의 목사는 카리스마적이고 권위적이고 무소불위적인 태도를 갖는다. 목사교의 교회가 목사에게 자기에게 집중시키는 기교의 한 방안이다. 

종교개혁 교회는 ‘목사 직분과 목사’를 존경하고 사랑한다. 목사 직분은 주께서 교회를 운영하기 위해서 세우신 직분인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목사직의 목사 사람은 ‘그 입에서 나오는 복음 선포’ 때문에 그렇다. 주께서는 사도의 터 위에 교회가 세워지도록 하셨다. 

목사의 입에서 복음이 나오지 않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칼빈파는 복음을 사랑했고 박해자인 로마 교황주의로부터 죽임을 당하고 쫓겨나기까지 했다. 그런 교회에서 복음이 선포되지 않을 것을 상상했다. 칼빈은 장로 제도를 확립한 것이다. 챨스 핫지가 장로의 한 기능을 목사를 견제하는 것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사건건 견제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한 사람도 있다. 견제는 복음에 관한 것이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협상과 인내를 해야 한다. 그러나 복음(진리)에서는 협상이나 타협할 수 없고, 단호하게 결단하고 준행해야 한다. 교회는 목사의 교회나 개인이나 어떤 무리의 교회가 아니고, 주께서 세우신 주님의 몸된 교회이기 때문이다. 

목사가 복음을 전하지 않았는데 견제할 수 없는 장로가 없다면 교회의 처지가 얼마나 위태로운가? 그래서 장로 교회는 바른 장로를 사모한다. 장로는 목사가 복음을 전하지 않을 때 반드시 항의와 항거를 해야 한다. ‘목사교’라고 평가되는 거의 모든 교회에는 장로가 있을 것이다. 장로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 목사를 지지하는 것은 최종 보루가 몰락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회는 결국 몰락할 것이다. 

장로 교회에 장로가 있다면 절대로 목사교가 될 수 없다. 그런데 만약 ‘목사와 장로’가 결탁해서 목사교로 만들기를 합의한다면 가능하다. 확률이 매우 낮지만 성도에 의해서 선출된 장로가 부패했을 때에는 장로를 선출시킨 성도들이 불신임으로 항거할 수 있다. 

한국 교회에 ‘목사교’가 있다는 것은 결국 목사, 장로, 성도가 결탁, 합의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근본책임은 목사에게 있고, 노회와 총회(상회)에 있다. 목사교에 대해서 자기 교회가 목사교라고 탄식한 성도는 거의 보지 못했다. 그런데 한국 다수 교회를 목사교라고 진단하고 있다. 목사교는 기독교 교회가 아니다. 아무리 미국 교회와 동일한 체계여도 기독교 교회가 아니다. 

‘기독교’라는 이름 아래서 ‘목사교’를 운영한다면 그 불의한 세력에 야합하지 않는 거룩한 성도는 반드시 자기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목사교는 목사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으면서 교회의 이름으로 세속의 이익(부, 명예, 권력)을 착복하는 형태이다. 처절한 싸움을 추구하라고 하고 싶지 않다. 자기 믿음을 바르게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땅에 완전한 교회는 없다. 우리는 기울고 흔들거리지만 교회의 주이신 예수께서 교회를 유지시키고 마지막 날에 만남을 이루실 것이다. 그러나 ‘목사교’라는 상상 못 할 불의 정도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산토리니 석양, 임종구 목사 페북에서 스크랩 / 보기에만 아름다운 교회는 관광지로서 역할만 한다. 몰락한 유럽 교회는 관광지 역할이라도 하는데, 한국 교회가 몰락한다면 예배당은 관광지로도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고경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