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말은 새로운 삶의 실존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실존을 바울은‘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린도후서5:17)’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는 것은 은혜로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음성에 믿음으로 응답함을 의미한다. 즉, 과거의 삶, 바울이 에베소서에서 말한 것 같이‘이 세상 풍조를 따르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에베소서2:2)’을 따랐던 삶, 즉 ‘그 가운데서 우리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여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에베소서2:3)’였던 삶을 포기하는 포기를 위해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시작되는 정체성이다. 그리고 그 정체성의 바탕은 언제나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로마서8:35)’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 질문에 다윗은 ‘아무도 끊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 여호와의 양이다’라고 답한 것이고, 바울은 ‘아무도 끊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이방에게 잔한다’라고 답한 것이다.

새로운 실존을 감당하기 위해 긍정적으로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의지해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부정적으로는 우리의 지난 시절 즉, 세상의 풍조를 따르고 공중의 권세잡은 자인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 역사하는 영을 따랐던 삶의 흔적을 지워나가는 삶을 살게 된다.

2. 하나님께서는‘이 세상 풍조를 따르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에베소서2:2)’을 따랐던 우리들, 즉, 하나님의 진노의 대상이고, 죄악으로 인해 죽었던 우리들을 살리셨다. 우리는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로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삶의 현장 가운데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 역사하는 영을 따랐던 삶을 따라간다. 이런 모습을 요한은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요한복음1:5)’라고 말한다. 아니 어떤 면에서 어둠은 빛 가운데로 나서는 것을 꺼려한다. 빛 가운데 나서는 것을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변화된 실존을 받아들이고, 그 실존을 따라 사라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아니 좀더 확실히 말하면,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을 따라감으로 누리고 있던 지금까지의 삶을 내려놓기가 두려운 것이다.

혹시 지금까지의 삶의 실존을 내려놓으면 다가올 고통과 손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많은 표적을 행했으나 예수님을 믿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향해‘주여 우리에게서 들은 바를 누가 믿었으며 주의 팔이 누구에게 나타났나이까(요한복음12:38)’라는 이사야의 예언을 말하며, 그들이 예수님을 믿지 못한 것은 ‘그들의 눈을 멀게 하시고 그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셨으니 이는 그들로 하여금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깨닫고 돌이켜 내게 고침을 받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하였음이더라(요한복음12:40)’라고 말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예수님의 이적을 보면서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3. 바울은 예수님을 만나고 난 이후 자신의 삶의 모든 가치의 변화를 체험한 사람이다. 바울은 스스로를 ‘ 나도 육체를 신뢰할 만하며 만일 누구든지 다른 이가 육체를 신뢰할 것이 있는 줄로 생각하면 나는 더욱 그러하리니 / 나는 팔일 만에 할례를 받고 이스라엘 족속이요 베냐민 지파요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요 율법으로는 바리새인이요 / 열심으로는 교회를 박해하고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는 자(빌립보서3:4-6)’라고 말한다. 완벽한 유대인으로 살았다는 말이고, 유대적 가치에 매몰된 실존을 살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기세등등하게 다메섹으로 까지가서 그리스도인들을 잡기 위해 대제사장에게 공문을 받아 다메섹으로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남으로 사람의 영광을 버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더욱 사랑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그리고 바울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즉 빛 가운데서의 삶을 위해 어둠으로부터 엄청난 박해를 당한다. 고린도후서에서는 자신이 당한 고난을 열거한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증거했다는 이유로 산헤드린으로 끌려갔고, 거기서 예수님을 증거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하나님 앞에서 너희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사도행전 4:19)’고 담대힐 말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어둠에서 빛으로 삶의 실존이 변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4. 바울이 에베소교회에 쓴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허물과 죄로 죽었던 너희를 살리셨도다(에베소서2:1)’즉,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을 인하여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너희는 은혜로 구원을 받은 것이라) / 또 함께 일으키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하늘에 앉(에베소서2:5-6)’히셨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어둠에서 빛으로 나올 수 있게 해 주셨다. 우리는 그런 하나님의 일하심을 믿음으로 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전 것을 내려놓는 훈련을 한다. 이전 것의 안목으로 볼 때 십자가가 어리석고, 미련한 것으로 보일지라도, 우리는 믿음으로 십자가를 통한 하나님의 사랑을 본다. 이전 것의 안목으로 볼 때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실존이 위험하고 고통스럽게 보일지라도 우리는 바울처럼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를 외치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산다. 이런 삶의 변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믿음이고, 구원받았음은 삶의 변화를 위해 일상 가운데서 누릴 수 있게하는 것 역시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