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타지는 드라큐라, 외계인, 슈퍼맨의 망토 등 일반생활공간이 구분되거나, 일반인과 구분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환타지는 더 이상 일반과 구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2008년 핸콕이 등장했을 때 남자 주인공(윌 스미스)은 슈퍼맨보다 더 위력적이었지만, 의상은 길거리 난민과 같았다. 그런데 그 만이 세계를 구할 초능력자였다. 또 다른 영화 "매인블랙"은 우리가 보고 있는 일상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감추워진 외계인들을 주제로 영화를 구성했다.



더 이상 환타지는 우주나 우주인이 아닌 너무나 일반적인 모습을 갖게 되었다. 금번에 크게 흥행한 "수상한 그녀"도 환타지의 전형인데, 너무나 일반적인 것이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은 우주인이지만 너무나 일반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런 환타지가 대세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의 일상의 일탈이 너무나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일탈이 정상으로 살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괴리가 너무나 심하게 벌어졌다. 그리고 그 위치에 다가갈 수 없는 사람들이 환타지로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환타지는 옛날 선조들의 이야기에서부터 끊임없이 존재했었다. 그런데 그 환타지가 일생 속으로 들어와버렸다. 환타지로 일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은 기계로 사이버 세계를 만들었고, 미디어로 환타지의 세계를 만들었다. 더 이상 인간은 땅을 걷는 존재가 아니라, 사이버와 환타지에 사는 새로운 인류가 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인류가 사는 새로운 공간과 이 땅은 전혀 공감이 되지 않는 단절된 사회이다. 사이버와 환타지에서 벗어나 이 땅, 이 공간에서 살아야 한다.

이 땅과 공간과 시간이 많은 제약과 불가능한 현실이라할지라도, 그 고난과 역경을 몸소 즐겁게 감당해야 온전한 인간성을 갖을 수 있다. 현실을 도피하는 문화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