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여호와의 사자의 말씀 중 주목할 것은 아이를 낳기까지는 어머니도 나실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4). 이 소식을 들은 남편 마노아는 다시 그 하나님의 사람을 자기에게 보내주시기를 구했다. 아내의 나실인 서약은 남편의 동의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고(민 30:10~16), 아내에게 고지된 것이 정말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이라면 어떻게 아이를 길러야 할지 물어야 했기 때문이었다(8). 그의 태도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마노아는 하나님을 전반적으로 떠난 사회 속에서도 경건함을 지녔던 사람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마노아의 기도를 들으셨다. 하나님의 사자는 아이에 대한 것 보다, 마노아의 아내가 아이를 낳기까지 나실인의 규정을 준수하게 하라고 말하였다(14). 하지만 마노아는 그가 여호와의 사자인지 깨닫지 못했다(16). 염소 새끼를 대접하겠다는 마노아의 부탁(15)을 거절하자, 그를 머물게 하려고 다른 기회라도 만들어보려는 마노아는 그의 이름을 물었는데, 하나님의 사자는 ‘기묘자’라고 대답했다(18). 기묘자는 하나님의 이름이라기 보다 ‘이해하기 어렵고’ ‘이해를 넘어서시는’ 하나님의 속성에 대한 묘사라 할 수 있다. 이는 성육신하시기 전의 그리스도 자신을 가리킬 것이다. 어찌 마노아가 그리스도의 신비를 깨달을 수 있었겠는가? 참된 인류의 구원자가 되실 분이 이제 블레셋에서 구원해줄 구원자 삼손의 출생을 알려주신다. 결국 마노아는 염소 새끼 하나와 소제물을 반석 위에 여호와께 드렸는데, 하나님의 사자는 이적을 베풀어 반석에서 불꽃이 하늘로 올라가며 자신도 그 불꽃에 휩싸여 하늘로 올라갔다. 마노아는 자기가 하나님을 보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21~22). 결국 그 부부는 삼손을 낳았고 하나님은 삼손에게 복을 주셨고 여호와의 신이 그를 감동시키기 시작하셨다(24~25).

3. 때로는 하나님께 부르짖을 힘 조차 없을 만큼 비참한 상황이 있다. 그리고 믿음의 뿌리가 다 뽑혀진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때에도 자기 백성에게 찾아오셔서 구원의 은혜와 자비를 베푸시기를 기뻐하신다. 하나님은 우리의 회개에 기계적으로 응답하시는 분이 아니라, 종종 우리가 회개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택하신 자녀들을 위기와 고통에서 구해주신다. 하지만 이것이 자기 백성을 향하신 당신의 목적을 포기하거나 이루지 않으신다는 뜻은 아니다. 내가 주님을 붙잡고 있다는 것으로부터 주님께서 나를 붙잡아주신다는 사실로 우리 신앙의 무게 중심이 옮겨가야 한다. 이런 신앙은 흔들리지 않고 견고하다.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종종 하나님께서 일을 시작하시는 시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여기에 그리스도인의 소망, 결코 부끄럽게 하지 않는 소망이 있다.

4. “하나님 아버지, 어리석음과 범죄함을 미처 깨닫지도 못하고 혹은 너무나 절망하고 힘이 없어서 아버지께 부르짖지도, 회개하지도 못할 때에 조차도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는 아버지의 사랑을 인하여 감사하옵나이다. 무지한 저희가 아버지의 사랑을 더 알게 하여 주옵시고, 범죄할 때 깨닫고 회개하는 영적 감각을 잃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또한 아버지께서 저희의 삶에 계획한 것과 계획하지 아니한 모든 부분을 미리 아시고 간섭하시며 하나님의 때에 공급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이 믿음으로 평안을 누리는 저희가 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