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녹을 먹고 사는 사람이 국민을 99%의 개돼지와 1%의 사람으로 구분해 말함으로 난리가 났다. 그 사람은 자신은 99%에 속하는 사람이지만, 99%와 1%의 경계선에 있고 그래서 자신은 1%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99%의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삶의 문제는 그냥 그 사람들의 것이고,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으로 식사도 거른 채 일하다 죽어간 젊은이의 죽음은 그냥 99%의 사람들이 당연히 겪어야 하는 일이고, 1%에 속해있거나 1%에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는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신분제가 더 강화되었으면 좋겠다고 까지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99%의 개돼지가 내는 세금으로 나라에서 월급을 받으며 살았으니, 그 사람의 말은 너무 지나쳤고 99%의 국민적인 분노를 일으키기에 합당했다.
이런 1%와 99%의 갈등의 원인은 언제나 가지 자와 가지지 못한 자와의 갈등과 상통한다. 그리고 우리는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무엇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에 쏠린 세상을 산다. 그래서 가진 자와 못가진 자와의 괴리가 드러난다. 가진 자들은 못가진 자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삶을 누리고 살고, 못 가진 자들은 가진 자들이 도저히 생각하지 못하는 삶을 산다. 이런 사회를 불평등의 사회라고 말한다. 이런 불평등의 사회는 ‘은을 받고 의인을 팔며 신 한 켤레를 받고 가난한 자를 팔며 / 힘 없는 자의 머리를 티끌 먼지 속에 발로 밟고 연약한 자의 길을 굽게 하(아모스2:6-7)’는 사회적 현실을 만든다. 가진 자는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가지지 못한 자의 것을 탐내는 사회적인 병리현상이 나타나게 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우리는 1%만이 가진 탐욕을 본다. 세상의 먹을 것이의 90%이상을 가진 자들이 10%가 안 되는 먹을거리를 싸우는 99%위에 군림이 얼마나 쉬운지도 본다. 99%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1%가 흘리는 것을 얻기 위해 1%에게 굴복당해야 하는지는 세상 사람들이 보통 말하는 갑질을 통해 충분히 보고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우리는 1%가 가지고 있던 것의 대부분이 99%의 땀과 노력을 통해 얻어진 것임을 안다. 그래서 1%의 횡포와 탐욕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
로마시대는 철저한 신분제의 사회였다. 로마시대의 종들은 사람이 아닌 일종의 재산이었고, 재산이나 가족은 당연히 주인의 것이었고, 더 나아가 의지까지도 주인의 것이었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 신분이 강한, 즉, 1%의 신분이 분명했던 시대에 바울은 사랑으로 신분제를 뛰어넘는 공동체를 만들 것을 이야기한다. 특히 빌레몬서에서 보여주는 바울의 빌레몬에게 오네시모를 부탁한다는 간청은 인간들로 인해 만들어지고 고착화된 신분제를 폐기하라는 주장이 아니라, 인간적이지 못한 신분제 속에서 어떻게 주인에게 피해를 주고 도망친 종을 사랑함으로 당시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교회는 이렇게 사랑으로 99%와 1%가 하나가 될 수 있는 모습을 이미 가졌던 곳이다. 서로를 위해 기도함으로 그리고 서로를 배려함으로 1%는 99%의 삶에 대해 미안해 할 수 있는 가진 자의 예의가 드러나고, 99%는 1%의 도움으로 삶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곳이 교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또 1%의 사람들에게 지배당하는 모습을 하고 이 세상에 서있다. 그래서 1%의 지배를 당하는 교회는 세상에 대해 별 영향력이 없다.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드러내기 위해서는 다시 사랑으로 1%는 99%를 배려하고 99%들을 위해 헌신하고, 99%는 1%를 받아들이는 교회의 본래의 모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문득, 오네시모를 받아들인 빌레몬으로 인해 빌레몬이 이끄는 교회공동체가 얼마나 예수님의 영광을 드러냈고, 얼마나 하나님의 이름을 높였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