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문은 사도행전 5장에 나오는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사건과 대칭을 이룬다. 초대교회가 가장 은혜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범죄가 일어났던 것처럼, 가나안 땅에 들어와 여리고 성 함락이라는 놀라운 기적을 경험하고 고무된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아간의 범죄가 일어난 것이다. 이 범죄는 둘 다 매우 엄격하게 다루어 진다. 자기 백성 가운데 일어나는 죄에 대한 하나님의 태도는 하나님께서 그 백성에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2. 1절은 여호수아와 백성들 중 아무도 모르는 일이 일어났음을 보여준다. 이 범죄는 범죄한 아간과 하나님만 아는 일이다. 백성들이 승리에 도취해 있었을 때, 하나님은 진노하셨다. 하나님께 바친 물건을 취한 자는 아간이었으나, 범죄한 주체는 이스라엘 백성이다. 자기 백성 중에 일어나는 범죄가 단순히 한 사람의 범죄로 다루어지기 보다 전체 이스라엘 백성의 범죄로 다루어진다. 1절과 11절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범죄했다’고 쓰고 있다. 이것은 교회 안에서 전체 회중의 거룩과 개개인의 거룩이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교회와 성도 안의 죄를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내가 아닌 다른 형제의 범죄라고 해서 모른 척 지나갈 수 없다. 여기에 교회의 치리가 사활적으로 중요한 이유가 있다.
3. 여리고 성에 비하면 너무나도 취약한 아이성에서 36인이 죽임을 당하고 패주하였다. 이스라엘 백성이 여리고 성의 승리에 도취한 것도 문제였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백성들 사이에 숨어있는 아간의 범죄였다. 여호수아가 옷을 찢고 티끌을 뒤집어쓰고 기도할 때, 하나님은 이 범죄 사실을 드러내셨다(11). 하나님의 백성들 사이에 일어나는 패배와 무기력은 공동체 안에 있는 범죄와 관련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4. 하나님의 백성이 지닌 능력은 무력이나 군사력이 아니라 거룩함이다. 거룩함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전능하신 능력을 온전하게 흘려 보내주시는 통로다. 교회의 사이즈나 교회의 재력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거룩함을 갈망하고 추구해야 한다. 범죄의 문제를 제거하지 않는 한 그들은 승리를 바랄 수 없다(13).
5. 구약시대에 하나님은 종종 제비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계시하셨다. 사도행전 2장에서 유다를 대신할 사도를 뽑기 위해 제비를 뽑은 것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완성되기 전이라는 점에서 구약의 전통에 속하는 일이다. 범죄하는 자를 가리기 위하여 제비를 뽑았을 때, 아간이 뽑혔고 아간은 모든 죄를 자백하였다(20~21).
6. 아골 골짜기에서 아간과 그의 아들, 딸들 그리고 그에게 속한 모든 가축, 재산을 돌로 치고 불에 태웠다. 그렇게 하고 나서야 하나님의 맹렬한 분노가 그쳤다(26). 하나님의 심판의 철저함과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바로 이 진노가 십자가 상에서 예수 그리스도께 부어졌다.
7. 죄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우리 신앙을 재는 시금석이다. 하나님께서 죄를 대하시는 시각으로 죄를 대하는 것이 온전한 신앙이다. 이 사건을 우리가 부당하다고 느끼거나, 하나님이 너무 심하다고 느끼기 쉽겠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하나님을 알고 신뢰하는 신앙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범죄가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게 하였다는 사실을 언제나 기억해야 한다. 언제나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룩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는 거룩의 기준을 지키고 사는가? 우리 가족과 교회와 우리 자신은 어떤가?
8. “하나님 아버지, 죄와 싸우되 피흘리기까지 싸우는 믿음을 주시옵소서. 그래서 거룩하기를 갈망하고 거룩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대가도 지불할 수 있는 믿음을 주시옵소서. 저희 자신과 가정과 자녀들과 교회가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룩함을 추구하고 살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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