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여호수아를 후계자로 세운다(1~8). 지도자는 바뀌어도 이스라엘을 인도하시고 모든 일을 주도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8). 백성들에게뿐 아니라 여호수아에게도 요구되는 것은 믿음이다(6~8).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할 근거는 하나님께서 그를 떠나지 아니하시고 붙들어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담대함은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는 말이 아니라 믿음을 요구하는 말이다. 하나님을 신뢰할 것이 새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가장 우선되고 중요한 것이었다.
2. 모세는 지금까지 선포한 율법의 내용을 백성들이 듣고 배우고 지켜 행하도록 구체적으로 지시한다(9~13). 모세는 언약궤를 메는 레위 자손 제사장들과 이스라엘 모든 장로들에게 쓰여진 율법을 전달하였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스라엘 백성들과 자손들로 하여금 이 말씀을 듣고 배우고 지켜 행함으로 하나님을 경외하게 하라고 부탁했다. 특별히 매칠년 면제년의 초막절에 모든 율법의 말씀을 모인 백성들에게 낭독함으로 배우게 하여 그들로 하나님을 경외하게 하라고 명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는 목적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다(13). 초막절은 광야를 기억하는 절기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3. 모세는 끝으로 자기가 죽은 후에 대한 경고를 준다(14~29). 회막 앞으로 모세와 여호수아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나아오자 하나님께서 구름 기둥 가운데 나타나셔서(14)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경고를 주신다. “이 백성은 그 땅으로 들어가 음란히 그 땅의 이방 신들을 따르며 일어날 것이요 나를 버리고 내가 그들과 맺은 언약을 어길 것이라(16).”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얼굴을 그들에게서 돌리시겠다고 말씀하신다(17,18). 하나님께서 얼굴을 돌리신다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가장 무서운 일이다. 그들이 하나님을 찾아도 하나님을 만날 수 없을 것이고, 하나님을 구하나 하나님의 웃으시는 얼굴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의 진노요, 영적 암흑을 경험할 것이다. 하나님이 얼굴을 숨기시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돌아보라. 하나님께서는 장차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또 그들이 상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신다. “그들이 먹어 배부르고 살찌면 돌이켜 다른 신들을 섬기며 나를 멸시하여 내 언약을 어기리니(20).” 또 “나는 그들이 생각하는 바를 아노라”(21)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는 훗날 하나님의 이 말씀이 그들에게 증거가 되도록 하나의 노래를 그들에게 가르치라고 명하신다(19,22). 이런 상황에서 이 백성의 지도자로 부름을 받는 여호수아의 마음은 얼마나 부담스러웠겠는가?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신다. “강하고 담대하라. 내가 너와 함께 하리라.”(23).
4. 율법을 다 쓴 모세는 언약궤 곁에 율법을 두라고 언약궤를 메는 레위인들에게 명한다(24~26). 모세는 이미 전한 하나님의 말씀대로 자신의 소회를 밝힌다. “오늘 내가 살아서 너희와 함께 있어도 너희가 여호와를 거역하였거든 하물며 내가 죽은 후의 일이랴(27).” 모세가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 장로와 관리들 즉 지도자들을 불러 이 경고를 들려주고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삼는 것이다(28~29).
5. 본문은 매우 씁쓸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전해준다. 첫째로, 지도자는 백성의 반응 여하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약속을 의지하여 행하는 사람이다. 탁월한 지도자가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 후계자를 세우는 상황에서 하나님은 이후에 일어날 반역을 예고하신다. 후계자를 세우는 모세의 마음은 착잡하다. 일어나게 될 반역을 알고 지도자의 직임을 떠맡는 여호수아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그는 모세의 옆에서 백성들의 패역함과 반역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너무나도 잘 보아 왔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담대하라고 말씀하신다. 그 근거는 하나님께서 그를 떠나지 않고 붙잡아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영적 지도자는 비록 미리 예견된 불리한 상황이 있을지라도 낙심하거나 흔들려서는 안 된다. 혹 상황이 좋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흥분할 것도 아니다. 그가 할 일은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의 약속을 믿는 것이다. 백성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약속만이 그를 붙들어줄 것이다. 모든 하나님의 종들, 영적 지도자들은 이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둘째,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는 인간 지도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좌우한다. 후계자를 세우는 과정에 왜 모세가 율법을 보관하라는 명령을 거듭 주는 이유가 무엇인가(9,24~25)? 중요한 것은 인간 지도자인 모세나 여호수아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그 말씀을 지키고 살아가는 한, 그 말씀을 후손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하는 한, 그들은 평안을 누릴 것이다. 말씀에 대한 태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인간 지도자가 누구냐 하는 것은, 백성들의 핑계가 될 수 없다. 셋째, 부르고 살찔 때 조심하라(20). 그 때가 다른 신을 섬기고 하나님을 떠나며 언약을 깨뜨리고 살 수 있는 때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을 놓치면 넘어진다.
6. “하나님 아버지, 저희의 현재와 미래의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하나님께서 저희와 함께 하시고 붙들어 주실 것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약속을 믿음으로 흔들리지 않게 하옵소서. 그리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를 인정하고 존중하되, 하나님의 말씀이 교회를 세운다는 사실도 놓치지 않게 하옵소서. 저희가 배부르고 살찔 때, 하나님을 잊어버리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살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그리고 아버지, 저희에게서 아버지의 얼굴을 숨기지 마시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