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보를 들었습니다. 제가 이스라엘-이집트 여행을 갔을 때 가이드 해주셨던 제진수 집사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한번 밖에 뵙지 못한 분이지만, 열심히 성실하게 섬겨주셨던 분이셨습니다.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납니다. 가족들에게 하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 그런데 인터넷 댓글들이 너무 하네요. 왜 그 지역을 여행해서 이렇게 되었느냐는 원색적인 비난이 줄을 잇습니다. 그 지역을 여행해 본 사람으로서, 한 마디 설명을 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난은, 테러집단과 이집트 정부를 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사고가 난 곳은,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입국해 들어가는 국경지대, 즉 출국서류를 받게 되는, 국가가 관리하는 지점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은, 테러가 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은 아닙니다.

4. 무슨 말인지 설명이 필요하겠네요.

5. 이집트에 들어가면, 대개의 경우, 먼저 카이로라는 도시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곳을 둘러본 후, 시내반도에 들어가서, 반도를 가로질러서 시내산 쪽으로 아주 오래 이동을 하게 되지요. 이 이동경로가 위험한 곳입니다. 그래서 함부로 이동하지 않습니다.

6. 이 경로는 그래서, 이집트 경찰이 호위를 해줍니다. 소위 말하는 콘보이를 해주는 것이지요. 경찰의 허락을 받고, 길에 줄을 서서, 그렇게 시내반도를 횡단합니다. 그리고, 시내산에 도착하기 얼마 전 콘보이가 끝납니다. 콘보이가 끝났다는 것은, 이집트 경찰의 관점으로는, 위험지역을 벗어났다는 의미가 됩니다. 즉 이번 사건은 콘보이해주는 지역이 아닌, 보다 더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7. 시내산 여행을 끝내고 나면, 국경지대로 이동해서 이스라엘로 들어가기 위해 출국수속을 하게 됩니다. 오늘 언론에 나온 기사에 따르면, 피해자들이 탄 버스가 바로 이 국경지대에서 출국수속을 위해 차량 대기선에 줄을 서 있었는데, 테러자가 갑자기 버스로 올라오려 했고, 제진수 집사님이 몸으로 막아서자, 뒤돌아 서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폭탄이 터졌다고 합니다.

8. 그러니, 네티즌들이 쉽게 생각하는 것처럼, 아무 생각없이 돌아다니다 사고난 것이 아닙니다. 그 지점은, 시내반도에서, 제가 안심하고 마음 놓았던 곳이었습니다. 국경을 통과하는 공식적인 초소이고,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제 기억에 따르면, 그곳은 군인이 차에 올라 여권을 검사하는 지점입니다. 그런 곳에서 테러가 터진 것은, 여행팀이 부주의했거나 아니면 테러가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을 위험을 무릅쓰고 방문했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국경초소에서 이런 테러가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은, 이집트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므로, 우리 정부가 이집트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9. 물론 시내반도가 여행제한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니, 할 말은 없습니다. 그 부분은 인정해야 하겠지요. 다만, 현지에서 마음대로 주의하지도 않고 나다니다 당한 경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조심조심했어도 어쩔 수 없었을 갑작스럽고 황당한 경우라는 말입니다.

10. 앞으로 당분간 교계는, 이집트에서 여행제한지역인 시내반도 여행을 자제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부에서 위험 3단계인 여행제한지역으로 설정했다면, 그것을 따르는 것 또한 필요할 것입니다. (이집트의 카이로나, 이스라엘 지역 대부분은, 여행제한지역이 아니니, 이야기가 다릅니다. 신학생/목회자라면,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곳은 방문해서 경험을 쌓는 것이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11. 성경시대의 땅 (소위 "성지"-저는 이 표현을 사용하는데 반대합니다. 신약시대에 오면 성지라는 개념은 없어집니다. 교회 공동체가 바로 성지이고 성전입니다) 을 내 발로 밟으며 감격을 맛보는 것보다, 지금 현재 하나님을 내 안에 모신 참 성전인 우리들이, 예수님의 제자로서, 상식과 합리적인 판단을 내림으로써, 예수님의 이름이 우리 사회에서 모독당하는 것을 막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지금 인터넷에 올라오는 비난의 댓글들은, 이번 사건을 향한 것이라기보다, 신뢰가 무너진 기독교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교계는 책임있는 태도를 보이면서 성경시대의 땅 여행에 대한 방향성을 지혜롭고도 안전하게 설정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12. 그러니, 이번 테러의 피해자이신 분들께는 더 이상의 비난이 이어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비난과 항의는, 이집트 정부의 가이드 라인을 성실히 따르면서 관광하던 외국관광객들을 테러의 대상으로 삼은 테러집단과, 이런 상황 속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고서 그 관광객을 보호하지를 못한 이집트 정부를 향해야 할 것입니다.

13.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과, 저의 여행 때 성실하게 인도해주셨던 제진수 집사님의 유족께 하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길 원합니다. 집사님, 지난 여름, 참 감사했습니다. 비난의 소리들은 잊으시고, 이제 하나님의 나라에서 편히 쉬십시오.

*위 설명 중 설명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혹시 있다면 알려 주십시오. 그런 경우라면 글을 수정할 것이며, 필요하면 글을 내릴 수도 있음을 밝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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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한 페친께서 메시지를 통해서 알려주신 내용이 있어서 약간 추가를 합니다. 약 2주 전에 그곳을 방문하신 분에게 전해들은 내용을 알려주셨는데, 국경지역에 위험한 상황이 있어서 이집트 정부에서 경고를 한 바가 있다고 하네요. (정확히 어느 정도의 경고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상황이 그럴 정도였다면, 카이로에서 시내반도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위에서 언급한 그 이동경로에 진입할 때, 경찰이 막았어야 한다고 봅니다. (거기서 서류를 내고 허락을 받고 시내반도로 들어갑니다) 아마도, 지금까지는 관광객들에 대한 테러는 거의 없었고, 이집트에 관광수입이 너무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막지 않은 것이 아닌가 추측이 됩니다. 여행팀의 잘못도 없지는 않겠지만, 상황을 잘 콘트롤하지 못한 이집트 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진 곳은 국경초소이니, 거기서 테러가 벌어질 정도로 관리를 잘 못한 것 역시 이집트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가장 큰 비판은, 지금까지 거의 공격의 대상이 아니었던 관광객들을 향해, 어떤 사전의 경고도 없이, 갑자기 테러를 자행한 테러집단이 받아야 하리라 봅니다. 위의 글의 큰 논지를 바꿀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추가의 글로 대신합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피해자를 애도하는 일이지, 그들의 잘잘못을 따지는 일은 아니라는 저의 논지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무튼 앞으로 시내반도 여행은 반드시 삼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정보를 알려주신 페친께 감사드립니다.